문화로 읽는 십이지신 이야기 뱀 한중일 비교문화 십이지신 시리즈 4
이어령 책임편집 / 열림원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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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이어령 교수님이라는 것 자체로 큰 매력이 끌린다. 한 학기와 더블어 학년을 마감하는 종강시즌에 바빠 미루어 두었던

책을 나에게 주는 선물로 생각하고 겨울의 이야기를 한페이지 넘기었다.

 

 

“사람들은 뱀을 싫어한다. 뱀은 사람의 발꿈치를 물고 사람은 돌로 그 머리를 친다. 옛날 중국 사람들은 아침저녁으로 “뱀 있나(有它嗎)?” “뱀 없어(無它)”라는 말을 인사말처럼 주고받았다고 한다. 그리고 ‘뱀에게 한번 물린 사람은 10년 동안 두레박줄만 보아도 놀란다’는 속담도 있다.
하지만 세상에 살고 있는 2700종의 뱀 가운데 독 있는 뱀은 4분의 1정도라고 한다. 그리고 중국 땅에는 180종의 뱀이 살고 있지만 독사는 그중 47종에 지나지 않는다. 그런데도 사람들이 뱀을 그토록 싫어하는 것은 반드시 그 독 때문만은 아닌 것 같다. 무엇보다 그 생김새 자체가 징그럽고 흉측스럽다. 그런데도 웬일인지 동서고금 할 것 없이 신화, 전설, 민담에는 유난히 뱀 이야기가 많이 등장한다. 징그러우면서도 끌리는 신비한 힘을 갖고 있다는 증거이다. 다른 것은 다 덮어둔다 하더라도 뱀은 우리에게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 12지신 가운데 하나다. 12지로 시간을 계산하고 춘하추동을 정하고, 그 방위와 연도를 헤아려온 한·중·일 세 나라에서는 지금도 12명 가운데 한 명은 뱀띠로 태어나고 있는 셈이다.
전통문화와 멀어진 오늘날에도 ‘꽃뱀(花蛇)’이라는 말속에 뱀 특유의 문화 코드가 뜨겁게 살아 있다. 서정주의 시 「화사」에서 남자를 유혹하여 돈을 빼앗아 가는 ‘꽃뱀’의 여성에 이르기까지 면면히 이어지고 있다. 아름다운 꽃과 징그러운 뱀의 결합은 과학적 이성만으로는 풀 수 없는 심연, 원초적인 인간의 어둡고 깊은 심층적 심리를 반영하고 있다.”
「아시아의 상상력에 똬리를 튼 뱀_이어령」 중에서

 

요즘시대 뱀은 이무기와 함께 흉물로 상징되는 불운의 동물이다. 세대가 독특해지면서 아나콘나나 비단구렁이등 다양한 동물을 키우는 계층이 늘어났지만, 아직도 한국사회에서 뱀은 무섭고 두려움의 존재이다.

그러나 예로부터 뱀은 집안을 지키는 수호신이었다고 한다. 구렁이 담너가듯이 란 속담에서 보듯 익숙한 동물이기도 했다.

특히나 아낙네의 아궁이에 똬리를 트는 경우가 종종 있어 부엌의 신이라고 했다. 뱀은 길면서 무늬가 대체로 어둡다. 또한 긴 혀를 흔드는 것은 온몸을 절로 오싹하게 만든다. 이 책을 읽으며 내가 얻고자 했던것은 뱀을 친화적으로 받아들이기보다 제대로 이해하고 싶었다. 왜 뱀이 대중에게 멀어졌으며, 기피대상이 되었는지 궁금해졌기 때문이다.

 

뱀이 두려움의 대상이 된것은 신적인 의미 많이 부각되었다고 생각한다. 외적인 모습을 두렵게 하여 인감으로 하여금 감히 접근하지 못하게 했으리라는 추측이다.

 

“‘뱀’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무엇일까? 징그럽게 꿈틀거리는 기다란 몸뚱이, 소리 없이 발밑을 스슥 하고 스쳐 지나가는 듯한 촉감, 미끈하고 축축할 것 같은 피부, 무서운 독을 품은 채 허공을 날름거리는 기다란 혀, 사람을 노려보는 듯한 차가운 눈초리, 게다가 아담과 이브를 에덴동산에서 쫓겨나게 만든 장본인으로서 교활함의 대명사가 돼버린 뱀은 분명 우리 인간에게 그리 반가운 동물은 아니었다.
하지만 이런 지나친 혐오감 뒤에는 또 다른 호기심과 관심이 있다. 뱀은 겨울잠을 자기 때문에 불사, 재생, 영생의 존재이며, 다산성이기 때문에 풍요와 재물의 신이며, 생명 탄생과 치유의 힘, 지혜와 예언의 능력, 끈질긴 생명력과 짝사랑의 화신이다.
왜 그럴까? 우리가 뱀의 과학 모형을 민속 모형으로 이해할 때 생긴 문화적 오해 때문이다. 지금부터 이 문화적 오해를 하나씩 하나씩 뱀 허물 벗듯이 풀어보자.”
「한중일의 뱀과 종교적 예식_천진기」 중에서

중동이나 아랍 등지에서는 뱀이 수호신의 역할로 많이 등장한다. 이무기로 나오는 한국의 전래와는 다른 풍경이다.

문화의 특색과 가치관으로 존재의 의미가 달라지기도 하지만, 가장 쉽게 생각해서 모든 동물은 평등하다. 부디 동물원의

뱀들을 혐오하지 않길 바라는게 소소한 바람이다.~

2012년은 뱀의 진화격인(?) 용의 해이다. 모두 용처럼 승천 할수 있도록 자신을 갉고 닦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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