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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초격차 - AI 시대에 차이를 만드는 격
권오현 지음 / 쌤앤파커스 / 2026년 3월
평점 :
<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다시, 초격차》는 단순히 경영 전략을 설명하는 책이라기보다, 지금 우리가 서 있는 시대를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를 묻는 질문에 가깝다. 전작 《초격차》가 ‘어떻게 앞서갈 것인가’를 이야기했다면, 이번 책은 한 단계 더 들어가 “왜 잘해오던 방식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읽는 내내 느낀 것은, 결국 문제의 핵심은 기술이나 전략이 아니라 ‘판단’과 ‘제도’라는 점이었다.
책에서 특히 인상 깊었던 부분은 제도가 조직을 어떻게 바꾸는지에 대한 이야기였다. 우리는 흔히 조직문화나 성과를 개인의 능력이나 리더의 카리스마로 설명하려 한다. 하지만 저자는 조직이 어떤 제도로 설계되어 있는지가 결국 사람들의 행동을 결정한다고 말한다. 평가제도, 인사제도, 지배구조 같은 것들이 단순한 규칙이 아니라 조직의 방향을 결정하는 설계도라는 설명이 꽤 설득력 있게 다가왔다.

또 하나 기억에 남는 부분은 인재에 대한 이야기였다. 기업은 “쓸 만한 사람이 없다”고 말하고, 청년들은 “일자리가 없다”고 말하는 이 모순적인 상황을 저자는 ‘미스매치’라는 단어로 설명한다. 단순히 사람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제도와 교육 구조가 시대 변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문과와 이공계의 문제, 두뇌 유출 같은 이야기를 읽으며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현실이 단순한 개인의 선택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인 문제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리더십에 대한 부분도 흥미로웠다. 저자는 리더의 역할을 통찰, 결단, 실행이라는 세 가지로 설명한다. 특히 “관리자는 지시를 하지만 경영자는 질문을 한다”라는 말이 오래 남는다. 조직이 성장하려면 정답을 제시하는 리더가 아니라, 방향을 묻고 판단의 기준을 세우는 리더가 필요하다는 의미로 느껴졌다.

개인적으로는 ‘초격차’라는 단어가 꼭 기업 이야기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개인에게도 중요한 것은 더 열심히 하는 것이 아니라 무엇을 지켜야 하고 무엇을 버려야 하는지 판단하는 기준을 만드는 일이라는 느낌이었다. 빠르게 변하는 시대 속에서 흔들리지 않기 위해서는 기술보다 구조, 노력보다 방향이 더 중요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덮고 나니 이런 질문이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나는 지금 열심히만 살고 있는 걸까, 아니면 제대로 된 방향을 가지고 움직이고 있는 걸까. 앞으로는 단순히 일을 많이 하는 것보다, 무엇을 해야 하고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하는지 스스로 기준을 세우는 연습을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초격차라는 것은 남보다 더 빨리 달리는 것이 아니라, 오래 살아남을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일인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