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관은 나의 힘 - 유리멘탈도, 의지박약도 움직이게 하는 행동과학의 결정판
홋타 슈고 지음, 정지영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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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나는 늘 꾸준하지 못한 사람이 의지가 약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계획은 거창하게 세우면서도 며칠 못 가 흐지부지되는 나를 보며 자책한 적도 많다. 그런데 훗타 슈고의 《습관은 나의 힘》을 읽고 나니, 그게 꼭 내 탓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꽤 또렷하게 이해하게 됐다. 뇌는 원래 변화를 싫어하고 현상 유지를 선호하도록 설계되어 있고, 그래서 의지로 밀어붙이는 방식은 생각보다 빨리 방전된다는 설명이 설득력 있게 다가왔다. “계속해!”라는 말이 노력하는 사람일수록 더 피곤하게 만드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특히 인상 깊었던 건 ‘슬플 때 억지로 웃지 마라’는 부분이다. 나는 힘들수록 일부러라도 웃어야 버틴다고 믿었는데, 행복을 느끼지 못하는 상태에서 억지로 웃는 사람이 오히려 더 우울해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보며 뜨끔했다. 감정을 지워버리려 애쓰기보다, 지금 힘들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게 먼저라는 말이 위로처럼 느껴졌다. 또 ‘리어프레이즐’처럼 해석을 바꾸는 기술도 현실적이다. 두근거림을 불안으로 단정하지 않고 ‘설렘’으로 재해석하면 몸이 더 잘 움직인다는 대목은 발표나 상담 같은 상황에서 써먹기 좋겠다.


책에서 말하는 습관화의 세 가지 원리도 명확하다. 몸을 먼저 움직일 것, 기존 습관에 덧붙일 것, 환경을 설계할 것. 커피를 마시며 영어 단어 다섯 개를 외우는 해빗 스태킹은 딱 내가 좋아하는 방식이다. ‘뭔가를 새로 시작’하는 부담이 줄어들고, 하던 행동에 살짝만 끼워 넣으니 실패 확률도 낮아진다. 환경을 이용하는 넛지 전략도 좋았다. 스마트폰을 손 닿는 곳에서 치우는 것만으로도 집중이 덜 새고, 그 행동에 작은 보상까지 붙이면 뇌가 훨씬 쉽게 따라온다는 설명이 현실적이다.

재미있는 건, 이 책이 거창한 자기계발 구호보다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작은 장치”를 잔뜩 모아둔 습관 대백과 같다는 점이다. 자이가르닉 효과처럼 일부러 일을 미완성으로 남겨 다음 날 다시 시작하기 쉽게 만들라는 팁, 미팅 중 낙서가 집중력을 지켜준다는 이야기, 커피를 마시고 30분 자는 커피 냅 같은 것들까지 생활에 바로 꽂을 수 있다. 나도 글을 쓰다 졸음이 몰려와 책에서 추천한 대로 차가운 수건으로 얼굴을 닦아봤는데, 진짜로 정신이 맑아졌다. 작은 행동 하나가 흐름을 다시 잡아주는 경험을 하니, ‘습관은 의지’가 아니라 ‘설계’라는 말이 더 믿기기 시작했다.

112가지 방법을 전부 해내야 하는 책은 아니다. 오히려 내 상황에 맞는 몇 가지만 골라 써도 충분하다. 이 책은 “더 독해져라”가 아니라 “덜 힘들게 해보자”라고 말한다. 그래서 자책이 많은 사람, 완벽하게 못 하면 시작도 못 하는 사람에게 특히 잘 맞는다. 조용하지만 확실하게 생활의 방향을 바꿔주는, 오래 곁에 두고 싶은 습관 안내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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