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한 미국사 - 트럼프를 탄생시킨 미국 역사 이야기
김봉중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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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솔직한 서평입니다.


솔직히 미국 뉴스는 매일 접하지만, 정작 그 안에 담긴 맥락이나 역사는 잘 모르고 지나칠 때가 많다. ‘미국은 자유와 민주주의의 나라’라는 막연한 이미지와, 세계 최강대국이라는 사실 정도만 알고 있었던 게 사실이다. 그런데 막상 트럼프 현상이나 미·중 신냉전 같은 복잡한 문제를 마주하면,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이해가 잘 되지 않았다. 《위험한 미국사》는 바로 이 지점에서, 지금의 혼란한 미국을 제대로 읽어낼 수 있는 눈을 열어주는 책이었다.


책은 미국 건국 시기부터 현재까지 이어진 정치·경제·사회·문화의 흐름을 촘촘하게 짚으며, 우리가 흔히 오해하던 ‘미국의 모습’을 다시 보여준다. 예를 들어 ‘이민자의 나라’라는 이미지와 달리 19세기부터 반이민 정서와 배척이 꾸준히 이어져왔다는 점, 또 자유무역을 내세우면서도 고관세 정책으로 국내 산업을 보호해왔다는 사실은 신선한 충격이었다. 지금 트럼프가 내세우는 정책이 결코 돌발적 현상이 아니라, 미국 역사 속에서 되풀이된 패턴이라는 걸 알게 된 것이다.

특히 인상 깊었던 건 남북 전쟁 이후에도 여전히 남아 있는 지역 갈등과 인종차별 문제였다. 160년이 지났음에도 봉합되지 않은 이 균열이 결국 오늘날의 정치적 양극화로 이어졌다는 저자의 설명은 설득력이 있었다. 또 냉전과 탈냉전을 거치며 미국이 외부의 ‘적’을 만들어내고 힘을 키워온 과정은, 왜 지금 중국과의 신냉전이 등장했는지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읽다 보면 “트럼프는 새로운 인물이 아니라, 이미 오래전부터 준비된 결과”라는 저자의 관점이 점점 더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무엇보다 좋았던 점은 저자의 서술 방식이다. 딱딱한 역사책처럼 연대기만 나열하는 게 아니라, 사건 속 인물들의 선택과 그에 따른 파장을 흥미롭게 풀어낸다. 그래서 책을 읽다 보면 단순히 미국 이야기를 보는 게 아니라, 마치 드라마 같은 역사 속 장면을 생생하게 따라가는 느낌이 든다. 동시에 지금 우리가 겪는 정치·경제적 혼란이 결코 낯선 것이 아니라, 이미 과거에 여러 차례 반복된 흐름이라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된다.


결국 이 책은 미국을 이해하는 일이 단순히 ‘남의 나라 이야기’가 아님을 강조한다. 미국 내부의 갈등과 정책 변화는 곧바로 국제 질서와 세계 경제에 반영되며, 한국 역시 예외일 수 없다. 저자가 말하듯, 미국사를 아는 건 곧 우리의 현재와 미래를 읽는 일이다. 《위험한 미국사》는 미국을 새로운 눈으로 바라보게 하고, 혼돈의 시대를 헤쳐 나갈 단단한 배경지식을 채워주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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