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왜 그것만 팔렸을까 - 시장을 뒤흔든 빅히트 아이템의 비밀
신병규 지음 / 해뜰서가 / 2025년 6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왜 그것만 팔렸을까』는 불황에도 꾸준히 사랑받는 상품과 서비스의 비밀을 ‘스몰데이터’라는 시선으로 해부한 책입니다. 저자 신병규는 말단사원으로 시작해 CEO가 되기까지 30여 년간 현장에서 소비자와 부딪히며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빅데이터보다 작지만 강력한 단서인 ‘스몰데이터’의 힘을 설득력 있게 풀어냅니다. 스몰데이터란 고객의 무심한 말투, 표정, 행동, 취향 속에 숨어 있는 무의식적 욕망과 불편함을 뜻합니다. 저자는 대규모 통계가 포착하지 못하는 이 미세한 신호야말로 시장을 움직이는 진짜 원동력이라고 강조합니다. 실제로 마켓컬리의 샛별배송, 쿠팡의 로켓배송, 당근마켓의 하이퍼로컬 거래, 스타벅스의 개인 맞춤 서비스 등 수많은 성공 사례가 스몰데이터에서 출발했습니다.

책이 주는 가장 큰 메시지는 “고객의 불편과 감성을 동시에 건드려라”입니다. 사람들은 이성적으로 선택한다고 믿지만, 실제 구매 결정은 감정이 주도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업의 출발점은 불편함을 없애는 아이디어에 감성 마케팅을 결합하는 것입니다. 저자는 이것이 소상공인부터 대기업까지 통하는 보편 전략이라고 말합니다. 흥미로운 점은 스몰데이터를 활용하는 데 거창한 기술이나 자본이 필요 없다는 것입니다. 직원 한 명이 꾸준히 관찰하고 기록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며, 이렇게 쌓인 데이터는 신제품 개발, 기존 제품 개선, 마케팅 전략 수립에 바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또한 고객만큼이나 직원을 챙겨야 한다는 조언도 인상 깊습니다. 고객과 직접 접점에서 소통하는 것은 결국 직원이기 때문에, 그들의 경험과 태도가 서비스 품질을 좌우한다는 것이죠.

저 역시 새로운 서비스를 준비하면서 ‘사람들이 왜 내 서비스를 써야 하는지’를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낀 건, 시장조사 보고서보다 내 주변에서 들리는 작은 목소리, 잠깐의 표정 변화, 사소한 불편을 메모하는 것이 훨씬 더 실질적인 단서가 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서비스를 성공적으로 안착시키려면 먼저 잠재 고객이 느끼는 ‘작지만 중요한 불편’을 찾아내고, 거기에 감성적인 만족 요소를 더해야 한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왜 그것만 팔렸을까』는 단순한 마케팅 서적이 아니라, 관찰·기록·분석을 통해 아이디어를 현실로 만드는 매뉴얼에 가깝습니다. 창업가, 마케터, 자영업자, 그리고 저처럼 새로운 서비스를 고민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이 구체적인 실행 힌트를 줄 것입니다. “왜 내 서비스만 선택받지 못할까?”라는 질문에 답을 찾고 있다면, 고객의 스몰데이터를 읽는 것에서 시작해보라는 저자의 조언은 분명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