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이라는 세계
리니 지음 / 더퀘스트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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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날로그 다이어리를 쓴 지 벌써 10년이 넘었다. 처음 다이어리를 쓰기 시작했을 때는 지금처럼 노션이나 에버노트 같은 생산성 앱을 알지 못했다. 그렇게 시작된 나의 아날로그 기록은 지난 10년을 돌아볼 수 있는 아주 귀중한 자료가 되었다.  


가끔 몇 년 전의 다이어리를 펼쳐 보면, 상세하지는 않더라도 그날 내가 무엇을 했는지 간단하게 적힌 기록을 통해 당시의 기억이 어렴풋이 떠오르곤 한다. 만약 기록하지 않았다면 그날 있었던 사소하지만 소중했던 추억은 잊혀졌을 것이다. 이러한 기록들이 얼마나 소중한지 깨달았던 순간이었다.  


하지만 이렇게 기록을 돌아보면서 아쉬운 점도 있었다. 대부분 그때그때 벌어진 일을 옮겨 적는 데 급급했고, 바쁘거나 귀찮아서 기록하지 않은 날도 많았다. 그러던 중, 기록에 대한 흥미를 느낄 만한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던 나는 우연히 ‘리니’님을 알게 되었다. 아름다운 글씨와 깔끔하게 정리된 기록은 한눈에 마음을 사로잡았고, 자연스럽게 리니 님의 팬이 되었다. 그리고 이번에 리니 님의 <기록이라는 세계>라는 책을 읽게 되었다.  


이 책은 단순히 기록을 잘하는 법을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기록을 통해 우리의 삶을 확장하고 깊게 만드는 방법을 이야기한다. 책은 총 3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 길이’는 삶을 확장하는 기록을 다룬다. 짧은 메모, 연력, 일기, 루틴 트래커, 포토로그, 건강 기록, 만다라트 같은 다양한 기록 방식을 소개한다.  

2장 ‘넓이’는 관찰과 수집을 통해 삶의 재발견을 이야기한다. 셀프 탐구 일지, 감정 어휘, 여행 기록, 사람 관찰 일지, 문장 수집, 클래식 음악 노트 등 다채로운 주제가 담겨 있다.  

3장 ‘깊이’는 기록을 통해 나의 미래를 찾아가는 법을 제안한다. 정리 물건 리스트, 데일리 로그, 월간 성찰, 실패 노트, 미래 일기, 다정한 순간의 기록 등이 포함되어 있다.  


이 중에서 내가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1장의 '만다라트’였다. 이 챕터에서는 일본의 야구 선수 오타니 쇼헤이의 성공 비결로 만다라트를 소개한다. 오타니는 고등학교 1학년 때 만다라트를 작성했는데, 여기에는 핵심 목표를 설정하고 여덟 가지 세부 목표를 세운 뒤, 각 목표를 성취하기 위한 계획들이 체계적으로 정리되어 있었다. 그는 이러한 계획 덕분에 지금의 자신이 있을 수 있었다고 말한다.  


우리의 시간과 에너지는 한정적이다. 그렇기에 명확한 목표를 세우고 구체적인 계획을 통해 우선순위를 설정하며 살아가야 한다. 이러한 과정이 처음에는 어렵게 느껴질 수 있지만,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라는 점에서 나에게 큰 영감을 주었다. 이번 명절에는 나도 만다라트를 작성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의 마지막 부록에는 리니 님이 사용하는 기록 도구들이 소개되어 있다. 저자의 글씨와 기록을 보며, 괜히 도구를 따라 사용하면 기록과 더 친해질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기록이라는 세계>는 단순한 기록이 아닌, 기록을 통해 나의 삶을 확장하고 깊이를 더할 수 있음을 보여준 책이었다. 이 책을 통해 내 10년의 기록도 더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추억으로 만들어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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