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한 어른이 되지 않는 법
김혜정 지음 / 자음과모음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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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자신을 사랑하기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닌 것 같다. 나보다 학점이 높게 나온 친구의 웃는 얼굴을 보았을 때, 졸업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등단했다는 선배의 소식을 들었을 때, 부모님의 기대에 못 미치는 대학에 합격했을 때, 페이스북으로 친구의 근사한 휴가를 엿보았을 때 왜 그리 내 자신이 작게만 느껴지는지 모르겠다. 이 세상의 주인공은 자신이라고들 하지만, 막상 주위를 둘러보면 주연급들이 너무 많다. 이쯤 되면 내게도 책에서 자주 나온 비교증후군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비교하는 습관을 버리자. 내 인생의 기준은 타인이 아닌, 나 자신이다. 나는 나로서 충분히 가치 있는 존재인데, 왜 다른 사람과 비교하며 주눅 들고 자책해야 하는 것일까? 친구가 하는 것을 내가 하지 못한다고, 친구가 가진 것을 내가 가지지 못했다고 내 삶이 초라하거나 형편없는 게 아니다. 친구는 친구고, 나는 나다. 내 삶은 내가 살아가는 것이지 절대 타인이 대신 살아주지 않는다. (p. 89)’

 

 고등학교 2학년 진로 상담 때 진로 선생님께서도 이와 같은 말씀을 하신 적이 있다. 타인의 삶과 자신의 삶을 비교하기 보다는, 스스로에 초점을 맞춰 살아가거라. 처음엔 정신 승리라도 하라는 건가 싶었던 그 말을 이제는 알 것 같다. 모든 사람이 각각 생긴 것이 다르듯 재능도 다르고 속도도 다른 게 당연한데, 다름틀림으로 이해했었다. 참 머쓱한 일이다. 그 동안 자책하고 우울했던 시간들이 아깝다. 차라리 그 시간에 영어 단어나 외웠으면 좋았을 걸. 최근에는 어제보다 성장할 오늘의 나를 기대하며 살고 있다. 그 편이 스트레스도 덜 받고, 부담도 없어서 좋더라.

 

 이 책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완벽이 아닌 완전한 나에 대한 이야기였다. 만화나 드라마에서 종종 콘셉트로 나오는 완벽주의 인물을 보면, 대단하다고 생각되는 동시에 참 피곤한 인생이네싶은 적이 있다. 우리는 가게에서 물건을 고를 때도 결함이 없는 완벽한 상품을 찾고자 한다. 가격은 저렴했으면 좋겠고, 디자인은 근사했으면 좋겠고, 성능은 당연히 뛰어났으면 좋겠고, 또 전기세가 많이 안 나오는 거였으면 좋겠고…… 상품에 대해 바라는 기준은 참 무궁무진한데, 이 모든 기준에 부합하는 상품을 찾기란 어려운 일이었다. 가격이 싸면 디자인이 구리고, 성능이 좋으면 전기세가 많이 나오고. 그래서 나는 아예 나만의 기준을 만들어버렸다. 가격과 성능은 됐고, 디자인만이라도 예쁜 것을 사자는 게 나의 쇼핑 모토가 됐다. 이게 작가가 말하는 완전이 아닐까? 나만의 확고한 기준은 내게만이라도 만족감을 선사한다.

 

 완전의 기준은 나에게 있다. 스스로 세운 기준에 맞춰 살면서 부족한 게 없다고 느낀다면 그 사람은 완전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니 난 완벽한 사람보다 완전한 사람이 되고 싶다. (p. 105)’

이 책에서는 각각 다른 에피소드로 다른 이야기를 함으로써 같은 주제를 던지고 있다. ‘네 자신을 사랑하렴!’ 내가 좋아하고 원하는 일을 찾는 것도, 나의 고민과 슬럼프를 이겨낼 방법을 찾는 것도, 나의 과거를 받아들이고 미래를 기대하는 것 모두가 자기 자신에 대해 애정을 갖지 않는다면 행하기 힘든 일들이다. 책의 마지막 장을 덮을 때 이런 생각이 들었다. 드라마나 소설에 나오는 주인공이 될 수 있다면, 어떤 주인공이 되고 싶은지. 독자나 관객의 관심을 끌려면 아무래도 시시한 주인공이 되어선 안 될 것이다. 시련은 있지만 유쾌하고 즐겁게 이겨낼 수 있는 주인공은 어떨까. 그런 주인공이 되기 위해서 지금 이 순간 내가 해야 할 일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생각할 여지가 많은 시시한 어른이 되지 않는 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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