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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사 고양이
메이 사튼 지음, 조동섭 옮김 / 마음산책 / 2009년 7월
평점 :
잔잔한 울림과 떨림이 있는 이야기엔 언제나 ‘매료’라는 단어가 조미료가 아닌 그 음식 자체에서 배어 나오는 그 음식만의 맛이 있다. 어느 부분은 공감할 수 있는데 어느 부분은 내 입맛에 맞지가 않아 라고 이야기 되는 책에는 분명 무언가 빠져 있다.
한마디로 제 맛을 못 내고 있다는 표현이 적절할 것이다.
내가 읽은 ‘신사 고양이’엔 정겨움이라는 느낌이 풍부하게 서려있어 그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 가뿐하게 새로운 맛을 찾는 내 입맛을 제대로 찾아 주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느낌은 오래도록 내 마음에 남아 유일할 것 같았던 내 삶을 풍요롭게 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었다.
사람들에겐 보통 좌절과 분노 새로운 것을 시작하는데 있어 두려움이 먼저 앞서게 된다. 그것은 다름 아닌 나 자신을 위한 자리임에도 불구하고 똑같은 느낌이 연속적으로 계속되는 것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자신의 보호 본능이 하려는 일보다 앞서 있기 때문이 아닐까. 아침을 맞이하고 새로운 일을 기대하며 늘 긴장감속에서 살아가고 있지만 새로울 것도 없고 어제의 일상이 또 오늘의 일상처럼 느껴지는 것은 지루함이 자신의 반을 덮어 버렸다는 증거일 것이다.
고양이 하나로 새로운 모습으로 변화 할 수 있는 것을 보여준 책, 신사 고양이엔 사람의 모습이 고양이의 눈엔 어떻게 비춰질까 라는 다소 만화 같은 일이 그려져 있다. 그리고 그 속에는 고양이와 함께 살아가는 지금의 당신,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들에게 최소한 가져야 할 미덕을 자연스럽게 담아 놓고 있어 아무것도 아닌 것에서 모든 것을, 즉 생각을 담아내는데 탁월한 선택을 했음을 증명해 준다. 이것은 인간의 모습을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작가는 그 뿌리를 튼튼하게 해 주는 역할을 담당해 주었다. 그리고 한 곳에 머물면서 느끼는 인간의 모습이 우리의 마음까지 편안하게 해 주는 기능을 담당하고 있었다.
책이 주는 기쁨과 고양이라는 따뜻함이 먼저 생각나는 동물에게서 생각할 수 있는 느낄 수 있는 이 시간이 그저 즐겁고 느낌이 새롭다. 고양이의 턱을 어루만지고 있으면 애교 덩어리 우리 집 미키처럼 이 책에도 고양의 습성을 잘 알 수 있도록 풀어 놓고 있었다.
고양이와의 동거가 사람의 모습을 다양하게 변화시켜주고 때론 고양이에게서 받은 교훈과도 같은 일들을 우리가 진정으로 고양이를 사랑하고 있음을 알게 된다. 고양이를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이 이야기 속에서 살아 숨 쉬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은 진정성이 담겨져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그 진정성은 나와 같은 독자의 마음을 울린다.
그 울림이 오래가는 것을 보내 이 책은 적어도 읽어서 손해는 안 볼 그런 책이다.
추천 1인으로 손을 번쩍 들어본다.
작가를 소개하는 것으로 이 글을 마친다.
시인이자 소설가, 에세이스트. 1912년 벨기에에서 태어나 네 살 때 가족을 따라 미국으로 이주했다. 아버지는 하버드대에서 과학사를 가르쳤고, 영국인인 어머니는 그림을 전공한 디자이너였다. 집안의 지적, 예술적 분위기와 매사추세츠 주 케임브리지라는 뉴잉글랜드의 역사적인 분위기는 메이 사튼의 문학적 토대가 되었다. 그녀는 미국 문단에서 명망이 높은 작가였다. 그러나 스스로 "나는 문학계에서 어떤 자리도 가지고 있지 않다"라고 밝힌 문단의 아웃사이더이기도 했다. 『작은 방』 『예측』 『스티븐스 부인, 인어의 노래를 듣다』 『분노』 등의 소설과 『4월의 만남』 『사자와 장미』 『메인에서의 편지』 등의 시집, 여러 편의 산문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