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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사랑할 수 있을까
사라 쿠트너 지음, 강명순 옮김 / 은행나무 / 2009년 12월
평점 :
절판
보통 우울의 긴 터널은 끝이 보이지 않는 그런 곳이다. 한번 빠지면 헤어나오지 못하는 곳. 우울증은 그래서 무섭게 느껴지고 두렵기까지 하다. 원래 익숙한 사랑엔 사람들의 마음이 온전히 상대방에 가 닿아 있는 탓에 새로운 것에는 눈길조차 보내지 못한다. 그리고 그 힘겨운 싸움은 어제는 물론 오늘도 계속되고 있는 일이다. 나만의 삶. 과연 어떤 삶을 가리켜 나만의 삶이라고 이름 붙일 수 있을까
마음이 편안해 지는 소설을 읽었다. 주인공에겐 고통의 시간이었을테지만 나에겐 이 소설 읽기의 시간이 삶을 조금 다른 방향에서 접근하게 만들어 주는 계기가 되었다. 어린 시절의 상처가 고스란히 마음에 담고 있는 사람에겐 우울증을 둘러싸고 있는 그 무언가가 어떤 것으로도 치유가 되지 않을 것처럼 보였다. 처음엔 그렇게 보이던 것이 마음을 움직이고 다른 시선으로 세상을 보게 만들었다. 그것은 자신을 알고 있는 사람. 그 누구보다도 자신을 아는 나 자신만이 할 수 있는 해결의 방법을 의미한다. 그리고 주변의 것들에 하나씩 포기를 해 가면서 더욱 더 현실감을 찾아가고 노력을 통해 자신의 모습을 되찾아가는 것을 보면서 삶은 현실을 통해 또 다른 현실을 본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분명한 것은 새로운 삶이야말로 내가 누군가를 다시 사랑할 수 있는 일이고 내 삶에 힘을 불어 넣을 수 있으며 언제부터 시작된 사랑인지도 모른 채 사랑에 흠뻑 빠져 즐거운 비명을 지를 수도 있을 것이다. 삶의 성장통과도 같은 우울을 견디고 이겨내고 나면 새로운 모습에 감탄을 하지 않을 수 있다. 다소 무겁게 시작된 소설은 현실을 바로 알아가고 내면의 자아를 움직여 새로운 것을 열망하고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옷을 입게 된다. 이젠 아무런 고통도 받지 않는다. 이제는 내 삶에 스스로 주인공이 된다.작가의 따뜻한 필치가 느껴지고 힘겨움을 즐거움과 또 다른 도전으로 바꿔 놓는 것을 보면서 이 소설은 최소한 무언가의 힘을 줄 수 있는 소설이라고 느껴졌다. 그리고 세상에 필요한 사랑의 느낌을 독자에게 잘 전달해준다.
인간은 인간을 떠나서는 살아갈 수 없고 새로운 곳으로 갔을 때 그 힘을 발휘하는 것처럼 힘겹고 눈물겹지만 그래도 잘 참아 준 주인공에게 박수라도 보내주고 싶다.
어려움은 어려움으로 극복한다는 말이 꼭 들어 맞는 소설
나락으로 떨어져 보았기에 이제 새로운 저 산 너머에는 두려울 것이 없이 희망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성장의 아픔을 즐겨보았으면 좋겠다! 불안한 마음에 불면증에 시달리는 사람에게 작가의 섬세한 문체를 선물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