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사람의 집 - 조선 최고 지식인.권력자 11인의 집과 사람 이야기 사람을 향한 인문학
박광희 지음 / 가치창조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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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머물다간 공간과 삶

 

너네 집에서 놀아도 돼?’ 어린 시절에 흔히들 했던 물음일 것이다. 친구의 승낙 하에 놀러 가서 온 방을 돌아다니다가 친구의 방에 들어가면 책상 서랍을 모두 열어본(사실 나는 이런 친구들이 제일 싫었다.) 경험들 있을 것이다. 하지만 굳이 책상 서랍을 열지 않아도 방 전체를 보면 학교에서의 전혀 몰랐던 부분들을 발견하는 기분이었을 거다. 사실 나는 학교에서는 조용하고 책상 위도 깔끔한 편이었지만 집에서는 이불이 뒤엉켜있는 침대에 책상도 너저분한 아이였으니까 말이다.(한마디로 나는 털털한 성격도 공존하는 아이였다.) 어쨌든 나는 집 혹은 방은 나만의 공간, 나만의 공간은 나만의 삶으로 정리해본다. 그렇다면 옛 사람들의 공간을 궁금해 본적이 있는지 묻고 싶다.

 

<옛 사람의 집>은 어린 시절에 읽어본 위인전이나 학창시절 국사시간을 통해 이미 들어 알고 있거나 생소한 옛 사람 중 11인의 지식인, 권력자들의 집과 사람 이야기가 담겨져 있다. 그중 나는 목민심서와 거중이가 떠오르는, 조선 최고 지식인이라 불리는 정약용의 흔적들을 오래도록 기억하고 싶다. 학창시절에 성적이 하위권이었던 나는 똑똑한 사람처럼 보이고 싶어서 외국어를 전공했고, 지금도 나는 똑똑한 사람 즉 지식인들은 많은 사람들의 선망의 대상으로 늘 행복할거라 여기지만 다산 정약용의 삶은 세운 공도 많지만 천주교 박해 사건으로 인해 형을 잃고도 길고 긴 귀양살이로 상처도 많은 삶이라는 표현이 맞을 것 같다.

 

[다산은 당대 자신이 살던 사회를 털끝 하나도 병들지 않은 것이 없다고 개탄했다.

특히, 가히 혁명적이랄 수 있는 그의 사상이 응축된 방대한 저작의 산실 다산초당(茶山草堂)’을 먼저 돌아보는 일은, 그가 시대의 절망을 절망하지 않고 개혁 의지의 칼날을 시퍼렇게 세우고 있던 장년기의 행적을 더듬어 보는 일이라서 오히려 경건해지기까지 한다. -65~66쪽 중에서-]

 

[ 익히 알려진 터이지만, 본래 이 초당은 다산의 외가인 해남 윤씨 윤취서, 윤유서 형제가 마을 뒷산에 정자를 세우고 대나무와 오동나무를 심어 가꾸면서 그곳이 공부하는 집이란 의미로 이름 지었던 것. -70~71쪽 중에서]

 

11인들의 집과 삶의 이야기를 끝으로 11인과 그들의 주변 인물들도 간단하게 소개되는데 이 부분을 먼저 읽어보는 것이 그들의 이야기를 이해하는데 더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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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발 신은 강아지 - 2015 미국 어린이도서관협회 선정도서 스콜라 창작 그림책 5
고상미 글.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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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도 사람을 그리워한단다

 

소묘의 특징으로 전체적으로 연필로만 그린 그림에 제목처럼 신발 신은 강아지의 신발은 노란색으로 표현했다. 사실 나는 더 이상 강아지를 키울 수 없게 된 주인이 누군가 데리고 가서 키워줬으면 하는 바람으로 신발을 신겼는지 알았다. 그래서 나는 주인공 미니가 강아지와 함께하게 될 것을 상상했지만…….

 

혼잡한 도로에서 미니의 엄마는 갑자기 무엇인가를 보고 급정거를 하고 차에서 내려서보니 노란색 신발을 신은 강아지가 앉아있는 거다. 엄마는 강아지를 들고 주인을 찾아주려 사방에 대고 강아지 잃어버리신 분 없나요?”라고 큰소리로 묻지만 주인이 나타나지 않아 미니의 바람대로 집으로 데리고 가기로 한다. 차안에 있는 동안에는 미니와 노래도 부르고 머리를 맞대기도 하고 같이 졸기도 했던 강아지는 집에 도착하니 주인이 그리운 듯 울부짖기만 한다. 미니의 엄마는 신발을 신고 있는걸 보니 가족이 있는 강아지일 거라며 주인을 찾아줘야 한다고 말하지만 미니는 얼른 말을 돌리며 목줄을 사서 강아지를 데리고 공원으로 산책을 나간다. 미니는 강아지가 귀엽다며, 똑똑하다는 사람들의 말에 으쓱해지는 바람에 목줄을 풀고 나뭇가지를 던지니 강아지는 멀리 사라져 버린다. 신발 하나만 남긴 채……. 다행이 동물보호소에서 강아지와 다시 만났지만 누군가도 이 강아지를 매우 그리워하고 있을 거라는 걸 깨닫고 전단지를 붙이기 바쁘다. 얼마 되지 않아 강아지 주인이 나타나고 미니는 엄마와 다시 동물 보호소를 찾아 자기만의 강아지와 함께하게 된다.

 

올해 11일 내 공방 옆에 옆 가게 내 또래 피규어 판매하는 사장의 강아지 흰둥이가 하늘로 갔고 피규어 사장은 지금도 흰둥이를 그리워하고 있다. 작년 가을 겨울에 항암치료를 받고 병원을 오가던 흰둥이는 피규어 사장이 스무 살 때 즈음 아버지가 산속을 떠돌던 강아지를 데리고 온 뒤로 가족이 되었다고 한다.(대략 10년 넘게 함께했을 것 같다.) 가족들이 모두 집에 돌아올 때까지 문 앞만 보며 기다렸다던 흰둥이는 하늘에서도 자신의 상처를 보듬어주고 끝까지 함께한 가족들에게 고마워하고 있을 거다.

 

 

 

-스콜라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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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ma3881 2019-08-14 16: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엄마는 왜 내 엄마가 됐어? 단비어린이 문학
백승권 지음, 이영림 그림 / 단비어린이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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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가족이 되어줘서 고마워

 

<엄마는 왜 내 엄마가 됐어?>는 작가의 친구 부부의 이야기로 실화를 바탕으로 한 주인공 우주네 엄마 입장에서 편지형식으로 쓰인 입양동화이다. 그래서인지 입양아를 향한 편견, 입양 부모들의 부담감, 입양 사실을 알려 줄 것인지? 등이 모두 담겨있다.

 

한쪽 발이 짧은 장애인으로 태어난 엄마에게는 어렸을 때부터 입양이라는 꿈이 있었다. 오랫동안 잊고 있었다가 어느 순간 갑자기 떠올라 아빠에게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꺼내고 아빠도 같은 생각이었던걸 알게 된다. 엄마는 자신처럼 장애가 있고 예쁘고 순한 여자아이, 꿈속에서 만났던 그 안타까운 여자아이를 상상했지만 유리창 너머의 여자 아이의 고슴도치처럼 날카롭고 드세 보이는 인상 때문에 망설이게 되고, 아빠는 감정이 아니면 논리로 접근하자는 거냐며, 그게 쇼핑이지 입양이냐며 화를 내며 서로의 의견이 어긋나는데…….

 

[“우리 모두는 아이를 낳아 준 친엄마가 되려고 해요. 대부분이 그런 꿈을 꾸고 있죠. 그게 노력한다고 가능할까요? 죽었다 깨어나도 입양 엄마는 친엄마가 될 수 없어요. 왜 내 배로 낳지 않은 자식을 자꾸 낳은 것처럼 착각하나요? 우리는 분명 입양 엄마예요. 그걸 인정해야해요. 그렇지 못하면 자꾸 죄인이 돼요. 이룰 수 없는 목표를 세우고 거기에 이르지 못하면 자신을 괴롭히고 심지어 아이까지 괴롭혀요. 우리는 분명 입양 엄마예요. 아이를 내 배로 낳진 않았어도 사랑으로 아이를 키우고 아이가 힘들 때면 언제나 옆에서 함께 있어 주는 친구 말이에요.” -84~85쪽 중에서-]

 

[“우주야, 엄마랑 아빠를 봐. 원래 따로따로 살았잖아. 그런데 서로 만나서 사랑을 하니까 가족이 됐잖아. 너도 그렇게 우리 집의 가족이 된 거야.”

그때서야 네 얼굴엔 굳었던 표정이 풀리고 안도하는 웃음이 피어났어. -88쪽 중에서-]

 

어린 시절에도 학창시절에도 결혼 생각이 없었던 나는 좀 더 큰 여자아이를 입양해서 친구 같은 엄마로 둘만의 가족을 이루는 생각을 잠깐 했었다. 고등학교 때는 엄마한테 결혼 안하고 입양해도 미혼모야?”라고 물어봤을 정도이니까 말이다. 초등학교 1학년 때 <수잔브링크의 아리랑>이라는(역시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다.) 해외입양 영화를 접했기에 나에게 입양이라는 단어는 어색하지 않았다. 하지만 성인인 지금은 어차피 어린 시절의 나처럼 편모가정 아이 소리들을 텐데.’, ‘학창시절의 나처럼 왕따 당하고 다니면 내 엄마처럼 어떻게 일일이 학교에 쫓아다니나.’라는 별별 생각으로 입양이란 꿈을 접은 지 오래다. 더더욱 중요한건 나는 한 생명을 끝까지 책임질 자신이 없다.(내가 그런 그릇이 못된다.)

 

타인의 편견에도 우주를 감싸는 엄마, 아빠, 서로 다투면서도 동생으로 받아들이는 우원이, 자신의 입양사실을 받아들이고 엄마가 둘이지만 그래도 진짜 엄마는 엄마야.”라고 말하는 우주. 모두에게 감사하고 고맙다는 인사를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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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별마을 별난토끼 세트 - 전4권 단비어린이 무지개동화
미토 글.그림 / 단비어린이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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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가득하고 귀여운 8마리 토끼들 이야기

 

, 여름, 가을, 겨울 시리즈로 만들어진 별별마을 별난토끼.

늘 책을 팔에 끼고 다니는 원칙 주의자 원칙이, 예쁜 옷과 장신구를 좋아하는 멋쟁이, 감성이 풍부한 낭만이, 모자를 푹 눌러쓰고 걱정이 많은 걱정이, 달리기를 좋아하는 뜀박이, 요리와 먹는 것을 좋아하는 먹보, 태어나서 단 한 번도 씻어 본적 없는 꼬질이, 확성기를 입에 대고 말하는 쫑알이 이렇게 귀여움과 개성이 또렷한 8마리 토끼들의 훈훈한 이야기가 담겨있다. 그중 나는 제일 나와 닮은 걱정이가 아직까지도 떠오르는데 걱정아, 우리 이제 즐거운 걱정만하고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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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불꼬불 눈 놀이터 - 별별마을 별난토끼 : 겨울 단비어린이 무지개동화 4
미토 글.그림 / 단비어린이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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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시상식, 연예인만 하라는 법 없지

 

[토끼들은 어제도 그제도 온종일 함께 뛰어놀았어요. 그런데 마치 아주 오래전에 헤어졌다가 다시 만난 것처럼 반가워했어요. 눈 속을 헤치며 달려오길 참 잘했다고 생각했어요.

난 이럴 줄 알았어. 우리가 만날 줄 알았다고!”

나도 나도. 꼭 이렇게 될 것 같았다니까!”

토끼들은 눈으로 만들어진 굴 속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먹보는 가방에서 군고구마를 꺼냈어요. -36~37쪽 중에서-]

첫눈이 오면 만나자는 약속, 나는 해본 적 없다. 약속을 해도 잊어버릴 것 같고 첫눈이 오는 날 내가 기억하고 있어도 상대방이 정말 나올까 싶기도 하다. 그런데 별별마을에 별난토끼들은 8마리 모두 약속을 잊지 않고 있었다. 제일 먼저 도착해서 미로 놀이 길을 만드는 뜀박이, 옷과 털모자, 머리핀들이 가득 담긴 옷가방을 밀면서가는 멋쟁이, 친구들과 함께 먹을 군고구마를 빵빵하게 챙긴 먹보. 그렇게 귀여움과 개성이 또렷한 모습으로 눈 속을 헤치고 8마리 토끼들 모두 놀이터로 모이지만 두더지가 된 것인 양 각자의 눈 굴속에서 서로를 부르기 바쁘다.

 

함께 읽을 조카가 있다면 너는 첫눈 오는 날 친한 친구와 만나면 어떤 모습으로 갈 거야?’라고 묻고 싶다. 만약에 내가 별난 토끼라면? 친구들과 함께 먹을 과자나 구운 달걀 만들어갈 것 같다.(먹보와 비슷한가?) 아니면 보온병에 직접 내린 커피를 들고 가도 낭만적이겠지?(실제로 공예 관련 문화센터에 다녔을 때 손수 내린 커피 자주 들고 갔었다.)

 

[토끼들은 가장 아끼는 옷을 꺼내 입고 사랑방으로 향했어요. 손에는 상을 받은 친구에게 줄 선물을 들고요. 별별 토끼 마을 시상식은 좀 특별해요. 돌아가며 하나씩 주고 싶은 상을 만들어서 주는 거예요. 자기가 자기한테 상을 주어도 되냐고요? 무슨 상관이겠어요? 하지만 지금까지 그런 일은 한 번도 없었어요. 운이 좋게도 무두에게 딱 맞는 상이 하나씩 주어졌으니까요. -50쪽 중에서-]

성인이 되어서는 상이라기보다는 이벤트 당첨 선물 혹은 대형서점 홈페이지에 내 서평이 오늘의 책으로 올라서 많은 포인트를 받은 정도이다. 하지만 소제목 나도 상 받고 싶어!’처럼 나도 정말 상 받고 싶다. 사회에서 상 받을 기회가 주어지는 건 대부분 연예인 연말시상식 혹은 노벨상, 문학계 정도인 듯하다. 그런데 별별마을에는 매년 서로에게 상을 줄 수 있는 훈훈한 연말시상식이 열린다. 그리고 그 상은 상대방의 개성과 장단점을 아주 잘 알아야 줄 수 있다. 나는 껑충상은 뜀박이, ‘깔끔상은 멋쟁이, ‘예절상은 원칙이로 예상했지만 라고 묻다가도 설명을 들으면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토끼가 받았다.

 

3년 전 마지막 달 31일 날 나는 나에게 무알코올 대상을 주었다. 우울하나 즐거우나 술 없이도 맨 정신으로 버티며 살았고, 회식이나 뒤풀이에서도 타인이 권하는 모든 술을 거절하고 물과 음료수로 분위기를 맞추고 건배를 했으니까 말이다. 그리고 나는 그 영광을 알코올의 자리를 대신해준 카페인에게 바쳤다.

 

, 여름, 가을, 겨울 시리즈로 만난 별별마을 별난토끼 친구들아! 또 만날 수 있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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