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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드 박스
조시 맬러먼 지음, 이경아 옮김 / 검은숲 / 2015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http://m.blog.naver.com/03x24/222159947403
스릴러, 미스터리, SF
꾸준히 내 취향이었던 것들
사실 얼마 전 당분간 서평 참여보다는
책장 정리에 집중하자고 다짐했었는데
『버드 박스』를 보는 순간 와르르
와 이거 원작이 있었어?
게다가 마감이 13일의 금요일이라니
이런 깨알 설정, 귀엽다
그렇다면 해야겠지?
서둘러 신청!
/
연말까지 총 네 권의 원작 소설을 읽게 될
검은숲 넷플릭스 원작연구소입니다.
오늘은 그 첫 번째 작품인
『버드 박스』를 연구할 시간,
모두 안대를 착용하셨나요?
명심하세요.
이야기가 끝날 때까지
절대 눈을 뜨면 안 됩니다.
*
어릴 때 그런 괴담이 돌았다
눈이 불편해 안약을 넣고 잠이 들었는데
다음 날 일어나니 세상이 깜깜했다는 이야기
근거 없는 소문이라는 걸 알면서도
그날 이후로 안약을 쓰지 않았다
잠이 들기 전 종종 무서운 생각에 빠졌다
지금 보는 세상이 마지막이면 어떡하지
상상이 길어지면 조여드는 공포로 숨이 막혀
도저히 눈을 감을 수 없었다
앞을 볼 수 없다는 건
지금 이 순간에도 가장 무서운 일이다
*
미지의 존재를 보면
광기에 휩싸여 자살에 이른다
넷플릭스에서 <버드 박스>를 보고
이제서야 읽게 된 원작 소설 『버드 박스』
꽤 두껍기도 하고 이미 영화를 본 상태라
언제 다 읽지, 집중은 될까 걱정했는데
눈이 자꾸만 끝을 재촉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재미있게 읽었다
이야기는 독립적인 형태로
엄청난 몰입감을 발휘했고
영화의 장면들은 내 상상을
적당히 도울 정도로만 관여했다
*
원작 소설과 영화는
몇 가지 차이점이 있는데
원작 기준으로
- 제시카가 언니, 맬러리가 동생이다
제시카는 욕실에서 자살한다
캐릭터들의 성격과 모습이 다르다
영화의 맬러리는 강인했지만
원작의 맬러리는 평범하고 약했다
지킬 것이 생겨 강해질 수밖에 없던 것
영화에서 더글라스는 이기적이지만 지극히 현실적인데
원작의 돈은 회의적이고 어리석은 폭탄이다
톰은 맬러리와 연인 관계까지 가질 않고
걸과 보이가 태어난 날에 죽는다
개리는 죽지 않았고 행방이 묘연하다
영화보다 원작의 개리는 그 영향이 크다 등
무엇보다 책은 영화보다 훨씬 절망적이었다
읽는 내내 그것이 지켜보는 것 같아
나는 몇 번이나 뒤를 돌아봐야했고
책을 덮자 어깨가 뻐근했다
이렇게 한낮의 햇볕 아래에 있는데도
긴장이 가시질 않는다
분명히 난 이야기 바깥에 있는데
왜 이렇게 무섭지?
*
영화에서는 새들에게서 희망을 느꼈다
드디어 안전해졌다고 생각했다
아니다 착각이었다
원작 소설을 읽은 지금
그것이 내게 이렇게 속삭인다
파랑새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