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내주는 괴물들 - 드라큘라, 앨리스, 슈퍼맨과 그 밖의 문학 친구들
알베르토 망겔 지음, 김지현 옮김 / 현대문학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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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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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작하는 문장
공주를 좋아하는 아멜리아와
용을 더 좋아하는 올리비아에게



◇ 밑줄
“저기요, 저는 유니콘이야말로 이야기 속에나 나오는 괴물인 줄 알았단 말이에요. 살아 있는 유니콘을 보는 건 처음이에요!”

“흠, 그런데 우리가 이제 서로를 보게 됐구나. 네가 나를 믿는다면, 나도 널 믿을게. 그럼 공평하지?”



루이스 캐럴, 『거울 나라의 앨리스』에서

「저자 서문」

/

독서가들은 대체로 책을 통해 세상을 발견한다.

(···)

독서가들이라면 다 알다시피, 우리가 현실이라 부르는 세상을 낳은 것은 다름 아닌 허구의 꿈이다.

「저자 서문」

/

어른들의 세상에서는 대체로 눈에 보이는 것들만 가치 있는 것으로 여겨지는 듯했는데, 반갑게도 후설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여겨지는 것들과 우리가 유대를 맺을 수 있다고, 심지어는 깊은 유대 관계도 가능하다고 주장했던 것이다. 우리가 아는 한, 인어나 유니콘의 실체는 증명된 바 없다(비록 중세 중국의 우화집에 따르면 유니콘*들은 성품이 대단히 내성적이어서 사람의 눈에 띄지 않는다고 하지만). 그러나 후설은 인간의 정신을 그 가상의 존재들에게로 향하게끔 유도함으로써 그들과 우리 사이에 “보통의 양자관계”라는, 그다지 시적이지 못한 이름의 관계를 구축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나는 바로 그런 괴물들 수백 마리와 바로 그런 관계를 맺었다.

「저자 서문」

/

이런 이야기 속 괴물들의 주요한 매력 한 가지를 꼽으라면 그들의 다중적이고 다변적인 정체성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저마다 고유의 내력을 가진 허구의 인물들은 자기들이 등장하는 책이 아무리 길든 짧든 간에 그 안에만 갇혀 있지 않는다.

「저자 서문」

/

독자들은 점점 나이가 들고 두 번 다시는 어려질 수 없지만, 허구의 인물들은 우리가 처음 그들의 이야기를 읽었을 때 그대로이면서도 한편으로는 읽을 때마다 달라진다.

「저자 서문」

/

빨간 모자의 신조는 헨리 데이비드 소로와 마찬가지로 시민 불복종이다. 독재자 같은 어머니의 명령은 따르지 않을 수 없으니 따르기는 하되, 그 과정에서 자기만의 달콤한 시간을 추구하는 것이다.

(···)

어머니의 법에도, 소크라테스 이전 시대의 법에도 반항하는 이 소녀는 어디까지나 자기 의지에 따라 자기가 멈출 장소들을 결정한다. 빨간 모자는 개인의 자유를 상징하는 표상 같은 존재라고 할 수 있다. 프랑스 혁명의 아이콘인 마리안이 빨간 두건을 쓰고 있는 것도 어쩌면 이런 이유에서인지도 모른다.

(···)

그러나 빨간 모자는 두 방법을 한꺼번에 따른다. 유혹당하면서도 유혹하고, 세속적이면서 무구한 그녀는 부정직한 늑대들을 두려워하지 않고 오늘도 자유롭게 숲을 쏘다니고 있다.

「빨간 모자」

/

청소년들의 꿈속에 드라큘라 백작의 음울한 그림자가 맴도는 것도 당연한 일이다.

(···)

드라큘라 백작은 이 모든 수법을 물치리고 반드시 돌아온다. 소설가와 영화 제작자들이 아무리 드라큘라라는 이름 대신 온갖 가명을 지어내도, 앤 라이스와 스테프니 메이어*가 아무리 새로운 모험을 상상해내도, 막스 슈레크, 벨라 루고시, 톰 크루즈가 그의 의도를 아무리 다양하게 재구성해도 그의 존재는 그대로다. 우리는 드라큘라 백작이 이 암울한 시대에 필수 불가결한 괴물이 되었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드라큘라」

/

우리 문학사를 결정지은 기적적인 순간들 중에서 앨리스의 탄생만큼 기적적인 사례는 찾아보기 어렵다.

(···)

삼단논법과 언어유희와 지혜로운 농담들이, 그토록 환상적이고 논리정연한 전개가 그렇게 즉흥적으로, 구어로 만들어진 것이라니, 진정으로 기적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앨리스」

/

릴리트를 가장 즐겁게 하는 것은 자신이 필수 불가결한 존재라는 자각이다. 천지를 창조하려면 그녀를 빼려야 뺄 수 없다. (···) “나는 누구지?” 릴리트는 바로 이 질문에 대답할 준비가 되어 있다. 릴리트의 답변은 조심스러운 변명도, 도도하되 자기 파괴적인 수수께끼도 아닐 것이다. 그녀는 고유명사 뒤에 숨지 않고, “나는 나 자신이다”라는 둥 젠체하지도 않으며 자기가 누구인지를 우리에게 밝힐 것이다.

「릴리트」

/

공주의 잠. 그것은 천국에서의 잠일까, 지옥에서의 잠일까?

「잠자는 숲속의 공주」



◇ 감상
내가 좋아하는 두 개의 단어

앨리스와 드라큘라



망겔의 위트 넘치는 그림이

나를 여기로 이끌었다



그런데 왜 괴물이지



우리의 물음표는

책을 펼치는 순간 사라진다



*



서문을 몇 번이나 읽었다

무척이나 근사했기에



목차를 훑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두근거렸던 책



지적허영심을 채운다는 게 이런 걸까

보고만 있어도 배가 부르다



경계를 부드럽게 넘나들며

자신까지 녹인 망겔의 놀라운 통찰력



그저 따라가기만 해도

우리가 아는 친근한 모습을 시작으로

다채로운 변신을 볼 수 있어 흡족하다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독서가다운,

이 면모에 반하지 않을 자가 있을까



 있다면 손!

탕 🔫

또 있어?

탕탕탕!



망겔이 사랑한 문학 친구들을

전부 알지는 않았기에

아쉬움이 남기도 했지만

3만 5천여 권의 장서를 어떻게 이겨​



그가 보낸 초대장은

앞으로 내 서재를

몇 번이고 두드리겠지



나는 내가 사랑하게 될

그들이 무척이나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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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녀왔습니다, 한 달 살기 - 여행을 생활 같이, 생활을 여행 같이
배지영 지음 / 시공사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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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본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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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떠나고 싶다는 욕망은 내 일상에서 쉽게 용해되지 않았다.



◇밑줄
초등학생인 둘째 아이를 데리고 가느냐 마느냐, 일은 어떻게 할 것인가를 두고 고민하다가 주저앉았다. 하지만 언젠가는 가본 적 없던 도시의 카페에서 글을 쓰고, 숙소로 들어가기 전에 일몰을 보고 싶다는 마음은 그대로다. 친밀한 타향이 있다는 건 든든하고 근사한 일이라는 걸 알았으니까.

같은 공간에서 하던 일만 계속하면 저 너머를 볼 수 없다. 용기를 내서 움직여야 다른 세계로 향하는 문을 열 수 있다.

유정 씨는 무언가 해야만 꼭 의미 있는 인생이 아니란 걸 아는 나이가 좋았다. 밤에는 느긋하게 침대에 엎드려 스마트폰게임을 하고, 안 보는 TV도 가끔 켜놓고, 운동하고, 영화 한 편을 보고는 잠들었다. 기를 쓰고 뭔가 하지 않아도 되는 생활은 단순하고 담백했다. 어딘가 얽매이지 않고 일하는 것만으로도 만족스러웠다.

잃어야 비로소 깨닫게 되는 인생의 진리를 처음부터 잘 아는 사람들이 있다.

제주에서 한 달 살기 하는 내내 뒤척이지 않고 곤히 자고 일어났다. 발코니에 서 있으면 노란 듯 빨간 해가 함덕 바다를 물들이며 떠올랐다. 일출을 보고 나면 몸과 마음에 활력이 생겼다. 바쁠 게 없는 부부는 함덕에 있는 유명한 빵집에 다녀오곤 했다. 샐러드에 빵을 곁들여 아침 식사를 하고, 챙겨 온 드리퍼로 커피를 내려 마셨다.

어른이 되고 나서 품는 꿈은 부화하기 어렵다. 어쩌다 그 꿈이 껍질을 깨고 나온다고 해도 현실 앞에서 날개가 꺾이곤 한다. 나이 들수록 먹고사는 일만이 본류가 된다. 하지만 이 커다란 흐름에서 조금씩 새어 나오는 여러 지류는 마르지 않고 흐르고 흐르다가 결국 하나의 힘찬 물줄기를 만든다.

아름다운 풍경을 보면서 살고 싶다는 마음이, 살아가는 데 동경와 희망이 되었습니다.

마지막 문장에는 이렇게 쓰여 있었다.

   ‘한 달은 한 도시를 알게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사랑하기에는 충분한 시간이었다.’



◇감상
말로만 들었던 한 달 살기는

생각보다 가까운 곳에서

많은 이들의 현실이었다



머리로만 그리면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구하면 열리리라



책은 사진으로 손짓하고

구체적인 영수증을 제시해



어때 하고 싶지?

봐 너도 할 수 있어



설렘을 준비로 이끌어 주었다



언젠가의 막연한 로망이

선명한 미래로 바뀌는 순간



이미 떠난 이들의 목소리를 듣고

밧줄을 잡기만 해도 좋았지



어쩌면 이 여름에

가장 어울리는 책이 아닐까



*



우리는 떠나고 싶다



해묵은 일상에서 벗어나

새로운 설렘이 가득한 곳



매일이 특별해지는 장소

시간이 깊어지는 공간



하지만요

아직 떠날 수 없는 우리들은

책장을 펼쳐

잠시나마 꿈을 꿉니다



무더운 여름날의

달달하고 시원한 빙수처럼

사르르 녹아드는 꿈



이제 나는 묻습니다

당신이 머물 곳은 어디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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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한 잡초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277
퀀틴 블레이크 지음, 서남희 옮김 / 시공주니어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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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작하는 문장
세상은 점점 거칠고 메말라 가며 새 생명 하나 움트지 않는 살기 힘든 곳이 되어 가고 있었어.



◇ 밑줄 긋기
ㅡ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쩌억 하고 땅이 갈라졌어.
메도스위트 가족은 갈라진 틈 속, 맨 밑바닥에 꼼짝없이 갇혀 버렸어.
다행히 모두 함께였어.
엄마, 아빠, 마르코, 릴리,
그리고 새장 속의 구관조 옥타비아까지 말이야.

ㅡ옥타비아는 그 씨앗을 돌바닥의 갈라진 좁은 틈 안에 조심조심 떨어뜨렸어.
곧 여릿여릿한 초록색 식물이 쏘옥 돋아났어.

ㅡ“옥타비아, 넌 이 모든 일이 일어날 걸 알고 있었니?” 릴리가 물었어.

하지만 웬일인지 옥타비아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

ㅡ자연은 늘 모든 것을 알고 있다.
「이 책을 어린이와 함께 읽는 분들을 위한 안내, 작품에 대하여」



◇ 감상
로알드 달의 『찰리와 초콜릿 공장』

『마틸다』 등의 그림으로 유명한



어린이책의 살아있는 전설

퀸틴 블레이크



그가 전하는

자연의 위대한 힘과 생명력



따스한 그림만큼이나

돌아보면 뭉클한 이야기



*



가만히 생각하면 지구는

언제나 정다운 초록이었다



왜 아끼지 않았을까

왜 가져가기만 했을까



이렇게 망가지도록 앓았는데



아무도 듣지 않았고

보지 않았다



당신은 몰랐겠지만

언제든 귀를 기울이면

알 수 있었던 사실



아직 늦지 않았어

그렇게 어렵지 않아​



그러니까, 허리를 숙이는

그것부터 시작하면 돼​



잊지 말자



작은 씨앗 하나가

그리고 이름 모를 풀이



우리를 구하고 세상을 구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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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속 별자리 신화 - 선과 악, 성과 사랑, 욕망과 이성이 뒤얽힌 어른을 위한 그리스 로마 신화 그림 속 시리즈
김선지 지음 / 아날로그(글담)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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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들어가며
까마득한 옛날부터 인류는 별들을 어떤 동물이나 인간의 형태로 상상해 무리를 지어 나누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덧붙였다.

◇ 밑줄 긋기
기원전 수천 년경 메소포타미아의 유목민이 푸른 초원을 따라 가축을 데리고 이동하는 유목생활 속에서 별자리를 관측하기 시작했고, 이 별들을 동물과 연관시키면서 최초의 별자리가 만들어진다. 기원전 3,000년경 이미 천체관측용 건물을 갖추고 있었고 복잡하고 세밀한 수학적 계산이 가능했던 고대 바빌로니아에서는 천구 위 태양이 지나가는 길인 황도를 따라 12궁을 만들었다. 춘분점을 기점으로 태양이 그리는 황도를 정확히 30도씩 12등분해 12개의 별자리 이름을 붙인 것이다. 이 바빌로니아의 황도 12궁이 고대 그리스에 전승되어 그리스 신화와 결합되었고, 마침내 서양의 고대 별자리인 황도 12궁이 완성되었다.

◇ 감상
나의 어린 날들을

풍성하게 만든 신들의 이야기



그리고 지금도 여전히

쉽게 마음을 뺏기고 마는

그리스ㆍ로마 신화



아는 이야기라서

또 알고 싶은 이야기라서

몇 시간이면 다 읽겠지 생각했는데



긋고 싶은 밑줄은 자꾸만 생겨나고

작가가 들려주는 이야기에

궁금증이 꼬리를 물고 늘어났다



신들의 발자국을 따라가며

콕콕 점을 찍어 별자리를 그리고

보고 싶은 그림 이름도 사각사각



계절을 돌고 돌아

페이지는 끝이 났지만

두고두고 다시 꺼내게 되겠지



작가님의 다른 책인

『그림 속 천문학』에는

또 얼마나 멋진 것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까



*



계절을 앞세운 별자리

황도 12궁에 얽힌 신화

붓으로 풀어낸 그림까지

전부 마음에 쏙 드는 책



차근차근 쉽게 풀어낸 설명도 좋았지만

당대의 인식을 그대로 받아들일 게 아니라

현대의 관점으로 비판적 수용이 필요하다

이런 작가의 목소리도 상당히 훌륭했고



종이의 질감이라든가

책 가로 길이도 적당해

읽기에 편안해서 좋았다



디자인만 힘쓰는 흐름이 만연하지만

진짜 독자를 생각하는 건 이런 게 아닐까



그치만! 자주 읽을 수 있게

전자책도 나오길 희망하며

『그림 속 천문학』 주문하러 갑니다



*



하늘에는 별이 있고

거기에는 우리를 닮은

신들의 노래가 어려 빛난다



어디야 지금 뭐 해

나랑 별 보러 가지 않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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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너마이트 사계절 아동문고 101
김민령 외 지음, 이윤희 그림 / 사계절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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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는 글
‘지금, 오늘의 어린이들에게 어떤 사람, 어떤 사건, 어떤 시공간이 자신을 이전과 다른 ‘나’로 만드는 계기가 될까요?’



◇ 밑줄 긋기
“우리도 조그만 고양이 한 마리쯤은 살릴 수 있겠지.”
/김민령, 「고양이가 한 마리도 오지 않던 날」

아빠의 문은 나와 다른 방식으로 열리는 모양이다. 나는 살그머니 방문을 닫았다. 며칠 뒤 수납장 앞에 엎드려 있는 엄마를 보았을 때도 모르는 척해 주었다. 가족이라고 해도 각자의 시간이 필요한 법이니까.
/이금이, 「구멍」

“내 꿈은 악당인데, 그래도 사귈래?”
/박효미, 「나의 탄두리 치킨」

“하고 싶은 말이 많을수록 마음에 좀 묵혀 뒀다 해야 되는 법이지. 장기를 뭘로 이기든 그게 뭐가 중요하겠냐. 다 네 마음에 달려 있는 거여.”
/김선정, 「상병차포마」

이 노래를 들을 때마다 내가 반짝반짝 빛나는 다이아몬드라는 상상을 한다. 나는 언젠가는 상상이 아니라 현실에서도 반짝반짝 빛나고 싶다. 노래 가사처럼 내 주위 사람들을 환하게 비추는 다이너마이트 같은 불꽃이 되고 싶다.
/김중미, 「다이너마이트」

“아무리 신호를 보내도 사람들은 잘 모른대. 그래서 우리 형이 말했어. 세상 사람들이 다 볼 수 있는 아주 커다란 신호를 하늘에 남기자고.”
/김태호, 「멍한 하늘」

서주영. 내가 좋아하는 여자애.
그애의 진심이 지금 내 가방 안에 있다.
/박하익, 「5학년 1반 연애편지 사건」

김민령「고양이가 한 마리도 오지 않던 날」
세상에 어린이들이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몰라요. 어린이 여러분, 고맙습니다.
/「오늘의 어린이에게」



◇ 감상
여린 풀잎이 나풀나풀
마음이 간지럽다

믿을 수 없는 재난이
우리를 삼켜도
어린이들의 웃음으로
환해지는 오늘

이런 세상이라 미안해
어른들이 더 노력할게

그들에게 빚진 희망을
낭비하지 말자

*

다른 사람을 존중하며
함께하는 법을 배우는 과정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나를 사랑하려는 노력

최근 이런 움직임이 커져가며
곪아진 것들이 터지고
숨겨둔 상처들이 드러나
우리 모두 크게 앓고 있는데

아동문학에서도
명확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어
솔직히 놀랐고 또 기뻤다

불편하고 낯설다 눈을 가린다거나
내 몫이 줄어든다 화를 낼 게 아니라

지금까지 외면한 현실을
이제는 똑바로 마주할 때

변화는 이미 시작되었으니까

올바른 생각을 가질 수 있게
균형된 환경을 만드는 것도
그들을 위한 우리의 의무겠지

늘 어린이들의 마음을 헤아리고
좋은 책을 만들어주는 사계절

무심한 어른들을 대신해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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