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저드 베이커리 - 제2회 창비 청소년문학상 수상작
구병모 지음 / 창비 / 2009년 3월
평점 :
절판


 

위저드 베이커리는 여러 면에서 생각할 거리를 주었다. 특히, 가족과 관련하여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주인공은 어린 시절 친모로부터 버려진 기억이 있다. 아버지는 잃어버린 아들을 찾을 노력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친모가 자살로 세상을 떠난 후, 아버지는 가족의 구색을 갖추기 위한 방편으로 재혼한다. 새엄마는 주인공이 그녀를 가족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생각하여 구박하고, 심지어 여동생을 성폭행했다고까지 생각한다.

주인공은 가족관계에서 많은 문제를 겪었고, 우리 사회에도 분명 이런 갈등이 많이 존재한다. 물론 오순도순 잘 살아하는 가정도 많지만 가족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해 사회 전체에서 소외되는 사람들이 있다. 그래서 나는 ‘사회가 공동으로 아이를 기르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하기에 이르렀다.

부모가 맞벌이하는 가정에서는 아이와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내지 못하고, 아이도 오랜 시간 혼자 있어야 한다. 또한, 소년소녀 가장 같은 경우도 보호자가 없이 힘든 생활을 하고 있다.  소설 속의 주인공처럼 평범한 가족의 모습을 하고 있어도 구성원으로서 인정받지 못하는 아이들이 있을 수 있다. 그 외에도 아이가 가족으로부터 충분한 관심을 받지 못하는 많은 경우가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양육의 기능을 가정이 아닌 사회가 담당하는 것은 어떨까? 일단 많은 사람들이 함께하기 때문에 아이가 외롭지 않을 것이고, 경제적으로는 서로 도울 수 있어서 유복한 어린 시절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 많은 사람들 속에서 살면서 사회성이, 공동체 안에서의 자신의 역할을 충분히 수행해야 한다는 책임감과 자립감이 길러질 수 있다. 실제로 옛 이스라엘은 ‘KITS’라는 이름의, 공동체 전체가 아이를 양육하는 마을을 꾸려 살았다고 하니, 불가능하지만은 않을 것 같다.

주인공은 가족에게서 외면을 받았지만, 다행히 ‘위저드 베이커리’에서 보살핌을 받고, 무뚝뚝하지만 배려심 깊은 마법사에게서 사랑을 배운다. 가정이 온전치 못했지만, 주인공은 이만하면 행복했을 것이다. 꼭 자신의 피붙이가 아니더라도 사랑이 있다면 행복한데, 사회가 아이를 기르는 것도 괜찮은 방편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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