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Art of Loving (Paperback) - 『사랑의 기술』영문판
에리히 프롬 지음 / HarperPerennial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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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제목을 처음 보았을 때에는 사랑의 기술, 즉 연애법에 관한 책이려니 했다. 사실 작가가 생각하는 사랑의 속성에 관한 비문학글로, 영어로 읽으려니 헷갈리기도 했다.

‘아리스토텔레스적 논리’라는 용어가 나왔던 부분이 가장 어려웠다. 아리스토텔레스가 철학자이기도 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었기 때문에 괜히 긴장해서 이 부분을 더 어렵다고 느꼈는지도 모르겠다. 그의 논리는 ‘A는 A이거나 A가 아니다’는 것이다. 그에 반하는 것이 ‘모순적인 논리’이다. 이것은 ‘A는 A이면서 A가 아닐 수 있다’는 원리를 전제로 한다.

실생활에서는 모순적인 논리에 해당하는 일들이 더 많다고 생각한다. 아리스토텔레스의 관점에서 모든 것을 보면 흑백논리에 빠지게 될 것이다. 사람의 인격에 비유하자면 ‘그는 착하거나 나쁘다’와 같은 말 아닌가? 지킬 박사와 하이드가 아닌 이상 인격은 극단적으로 나뉠 수 없다. 반면 모순적인 논리는 그 정의만을 보면 말이 안 되는 것 같지만, 우리나라 시에서 많이 쓰이는 역설법을 이해하는 태도로 바라보면 받아들일 수 있었다. 중학교 3학년 때 배운 <낙화>라는 시가 생각난다. 꽃이 떨어지는 상황을 묘사한 부분에 ‘결별이 이룩하는 축복’이라는 구절이 있었다. 지금은 꽃이 지는 것이 슬프지만, 나중에 열매가 맺힐 것을 생각하면 오히려 축복이라는 의미이다. 실생활에서 볼 수 있는 모순적인 논리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 이중적으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자기 계발서의 역할도 충분히 되었고, 읽는 내내 심리테스트를 하는 듯해서 무척 흥미로웠다. 그러나 아쉬운 점이 있다면 서양 문화에서의 사랑에 관한 이야기만 주로 나왔고, 동양의 문화는 서양 문화의 특성을 부각시키는 역할에만 그쳤다는 것이었다. 또한 주로 남자의 심리에 관한 글이었고, 여자의 심리는 거의 언급되지 않았다는 점이 불만족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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