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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울의 움직이는 성 2 - 양탄자 상인 압둘라 ㅣ 하울의 움직이는 성 (문학수첩 리틀북) 2
다이애나 윈 존스 지음, 김진준 옮김 / 문학수첩 리틀북 / 2004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다이애나 윈 존스 작가의 하울의 움직이는 성 1권의 엄청난 팬이었다. 한치의 망설임 없이 애니메이션보다 소설 하울의 움직이는 성이 훨씬 잘 짜여지고 재미있는 이야기라고 여기 저기 홍보하고 다닐 정도다. 물론, 하울과 소피, 캘시퍼, 마이클 등 모든 인물들도 훨씬 더 입체적이고 개성이 있다. 중학생일 때 하울의 움직이는 성 1권을 읽었고, 하울과 소피의 이야기를 기대하면서 2권을 집었었다.
하지만, 2권의 내용에서 하울과 소피, 캘시퍼가 차지하는 비중은 아주 미미하다. 그렇다고 새롭게 주인공으로 나오는 압둘라가 매력적인 캐릭터도 아니었다. 결국, 그 때는 몇장 읽다가 덮어버렸다. 이번에 어쩌다가 다시 읽어야겠다는 마음이 들어 이 책을 다시 꺼내 읽게 되었다. 이번에도 역시 압둘라라는 인물에 대해서는 큰 매력을 느끼지 못했다. 압둘라가 사랑에 빠진 밤의꽃 역시 그다지 매력적인 인물로 보이지는 않았다.
이야기 내용 자체는 복선도 많이 존재하고, 매우 흥미진진하게 풀어내었다. 책을 읽을 때에 책 속의 주인공들에게 감정이입을 많이 하고 매력을 많이 느끼는 편인데, 이 책에서는 주인공들에 대한 애착 없이 내용 자체에 빠져들었던 것 같다. 하울의 움직이는 성 1권을 읽고, 거기에 대한 향수를 느끼고 싶은 사람들에게 아주 많이는 아니지만, 조금은 추천한다. 잉거리가 배경으로 나오고, 비중은 작지만 하울과 소피, 캘시퍼도 등장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하울과 소피의 아이도 등장하기 때문에 행복한 그들의 모습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2권의 주인공 압둘라에 대해서는.. 하울과 소피에 대한 애정이 너무 커서였는지 읽으면서 이야기를 주인공이 이끌어 간다기보다 어쩌다 흘러가고 보니 주인공이 상황에 놓여지고 이야기에서 질질 끌려다니는 느낌이었고, 잔지브라는 세계를 배경으로 두면서 만들어진 캐릭터의 특성이었겠지만, 장황하게 늘어놓는 말들도 영리하다, 예의 바르다 이런 느낌보다는 정말 말만 번지르르한 느낌... 정말 그냥 흘러가다보니 운 좋게 마신의 성까지 도착하고, 공주들을 구하게 된 것처럼 보였다. 나로써는 이 책에서 가장 매력있게 느껴진 캐릭터라면 병사였다. 압둘라에 비해 행동력이 있었고, 비열하다고 그려지기는 하나 입체적인 인물이었다.
이야기 자체가 창의적이고, 귀엽게 풀어지는 마법 이야기라 기분좋은 재밌는 소설로서 가볍게 읽기에는 매우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