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꽃 감꽃이 피었다 지는 사이엔 이 세상에 와서 울음 없이 하루를 다 보낼 수 있는 사람이 있다고는 믿을 수가 없다 감꽃이 저렇게 무명빛인 것을 보면 지나가는 누구나 울음을 청하여올 것만 같다 감꽃이 피었다 지는 사이는 마당에 무명 차양을 늘인 셈이다 햇빛은 문밖에서 끝까지 숨죽이다 갈 뿐이다 햇빛이 오고 햇빛이 또 가고 그 오고 가는 여정이 다는 아니어도 감꽃 아래서는 一切(일체)가 다 설움을 건너가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