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제보다 오늘이 좋다 - 옥스퍼드 지식 전도사 써니가 전하는 삶의 지혜
김성희 지음 / 쌤앤파커스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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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처음 소개받았을 때 나이 50에 옥스포드에서 박사를 시작해서 마친 분의 성공 신화라 생각했다. 이미 세상에 넘쳐나는 성공 신화 중 하나라고. 개인적으로 너무 똑똑해서 혹은 필사의 노력과 불굴의 정신력으로 성공을 했다는 이야기는 이젠 익사할 정도로 많아서 구태여 더 보태야 할까하는 생각을 하던 차였다. 그리고 너무도 다행히도, 그리고 더 나아가 행복하게도, 이 책은 그런 기대를 잘도 깨주었다. 


이 책은 성공한 사람이 성공이 중요하지 않다고 말하는 책이다. 성공이 중요하지 않다고? 그래, 감히 그렇게 말하고 싶다. 까짓 성공이 뭐 그리 중요한가, 성공을 강요하는 이 망할 사회가 문제인거지. 아이를 대안학교로 옮기러 갔을 때 거기 교장 선생님이 그러셨다. “이 학교는 아이들이 마음껏 실패해볼 수 있는 곳입니다.” 그 말 한 마디에 마음이 놓였다. 그리고 아이를 이제 그만 품에서 놓아주라고 하셔서 눈물이 핑 솟아올라서 쓸데없이 눈물만 뚝뚝 흘리다 왔다. 그래, 사람은 실패해 볼 수 있어야 하는데, 실패하고 다시 일어나보아야 자신의 아픔으로 남의 아픔도 알고 옹골지게 자기 것만 움켜쥐려 하지 않고 정말 부드럽고 강한 사람이 되어서 걸어갈 수 있는데 말이다. 이 책은 그렇게 실패하며 일어나다 보니 성공해버린 분의 이야기이다. 


개인적으로는 이 책을 만나서, 이 책을 쓴 사람이 이 사회에 있어서 정말 기쁘고 다행이었다. 워킹 우먼이라는 50대 언니들을 보면 역할 모델을 도통 찾을 수가 없었다. 대개 너무 잘난 아버지를 두어서 그 힘으로 쉽사리 승승장구한 케이스이거나, 남자들보다 더 독하고 무서운 야심으로 똘똘 뭉쳐서 피도 눈물도 없는 언니들이었다. 그렇게 살아야 성공하는 거라면 난 차라리 성공하고 싶지 않았다. 성공하는 사람들 열 중에 여덟은 결핍이나 열등감을 강력한 동기로 똘똘 뭉쳐서 자신을 모질게도 몰아 부치는 사람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끊임없이 ‘나도 열심히 살았으니, 너도 열심히 살아’라고 말하거나, ‘난 살림에 일에 자녀 양육에 매달 제사 몇 번까지 치러가며 살았는데 엄살 피우지 마!’라며 자신만큼 똑똑하지 않거나 자신처럼 잘나가는 아버지를 두지 않아서 고군분투하는 사람들을 더 달달 볶아만 대는 사람들이 대다수였다. 


그러나 이 책의 저자는 성공이 중요한 게 아니라 과정이 중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내가 주인공으로 성취하며 무대에 서는 only one이 되는 삶이 아니라 with you, 즉 다른 사람들과 함께하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말하고 있고, 성공하기 위해 달려가는 삶이 아니라 인생에 둘 다 있는 오르막길과 내리막길을 걸으며 내리막길을 즐거이 걸어갈 수 있는 삶의 자세에 대해 말하고 있다. 젊은이들에게는 젊음을 걸고 무엇을 하고 싶은지 찾아내라 말하고, 넘어지더라도 그 ‘덕분에’ 많은 것을 배우고 보다 나은 사람이 되어서 인생의 여정을 걷는 거라 말하고 있다. 


결과물 중심의 삶은 결코 행복하지 않다, 아니 만족함이 없다. 취업과 한 사람의 경제적 가치에 옥죄여 사는 젊은이에게 이 책을 읽어보라 권하고 싶다. ‘보이스 프롬 옥스포드’의 대표로 숱한 성공한 이들을 인터뷰했던 저자는 성공의 비결을 묻는 질문에 이렇게 대답한 석학의 이야기를 해준다. “인생은 하나의 과정일 뿐이에요. 성공을 논하는 건 거만한 태도입니다.’라고. 그래, 사람은 being 아니라 언제나 becoming의 존재, 즉 이미 된 존재가 아니라 되어가는 존재이다. 행복은 그 되어가는 과정 중에 있다. 당신이 구하는 게 행복이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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