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 공화정 교유서가 첫단추 시리즈 4
데이비드 M. 귄 지음, 신미숙 옮김 / 교유서가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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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 읽기 딱 좋은 때


시오노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를 한 6권까지 읽었나? 더 읽었나, 덜 읽었나??? 그정도 수준이에요. 그로부터 20년 가까이 지났으니 아는 거라곤 카이사르가 시저랑 같은 사람이라는 정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습니다. 그래서 [마스터스 오브 로마] 시리즈가 출간된다고 했을 때 나름 마음을 다잡고 읽고 싶었어요. 그래서 읽기 전 [처음 읽는 로마사]를 읽어 보았고 어느 정도는 도움이 되었지만 아무래도 저자가 일본인이다보니 시오노나나미의 저작을 높이 평가하는 것 같았고, 술라에 대한 이미지가 [마스터스 오브 로마]와는 달라서 좀 어리둥절했던 기억이 있네요. 하지만 [마스터스 오브 로마]를 읽기 전에 백지에 가까웠던 저의 뇌를 조금이나마 촉촉하게 적셔준 가습기같은 역할을 충분히 한 책이에요. 밑줄도 엄청 쳐서 읽은 터라 애정도 많답니다.



그 이후 [로마의 일인자],[풀잎관],[포르투나의 선택]까지 읽은 지금 어느 순간 저 자신에 대한 회의가 들더군요. 읽은 게 도무지 입력이 잘 안되는 거예요 ㅠㅠ 초반에 정말 헷갈렸던 이름 부분에 대해선 많이 적응을 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스스로 칭찬할 만한 일이지만(?) 사람의 욕심이란 전체적인 맥락을 한 번 다시 짚어보고 싶다는 욕구가 생기더라구요. 그래서 다시 [처음 읽는 로마사]를 읽을까 하다가 마침 첫단추 시리즈에도 [로마 공화정]이 있기에 이후의 이야기인 [로마 제국]과 함께 구입을 했어요. 꼭 예쁜 컵을 준다기에 산 건 아니에요 ㅋㅋ


이 시리즈가 처음 출간 되었을 때 사실 어마어마한 이름 `옥스포드대 출판부`에 조금 긴장했어요. 표지가 예쁘지만 좀 무게감이 느껴져서 겁도 났구요. 그런데 받아보니 판형도 작고 편집이 잘 되어 있어서 그런지 무게감이 느껴지던 표지가 깔끔하니 좀 편하게 느껴지더라구요. 그리고 이전에 다른 출판사에서 출간된 중국사에 대한 옥스포드대 강의 책을 읽은 적이 있는데 비교적 이해하기 쉽게 쓰여졌더라구요. 그래서 그 이름에도 겁먹지 않기로 하고 사고 바로 읽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읽으면서 이 책의 내용을 거의 다 이해하는 신기한 경험을 하였습니다. 입력이 안되어서 고민했던 게 맞나 싶게 로마 공화정에 대해 설명한 부분에 저도 모르게 [마스터스 오브 로마]의 인물을 대입하게 되는 짜릿한 경험을 할 정도로 이해가 쉽더라구요. 그래서 `이 책을 `지금` 읽길 참 잘했다.`고 생각하게 된 거구요.


[마스터스 오브 로마]는 유구르타의 전쟁에서부터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마리우스와 카이사르 가문 그리고 술라가 모두 등장하며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현재 [포르투나의 선택]이 끝난 시점에는 폼페이우스, 크라수스, 카이사르가 등장하며 제1차 삼두정치로 들어가기 직전입니다. 물론 삼두정치 이야기는 [로마 공화정]을 통해 알게 된 내용이지 제가 알고 있던 지식은 아닙니다. 순전히 독자의 입장에서 말하자면 9권의 책을 모두 재밌게 읽었다고 말하긴 어렵습니다. 때로는 흥미진진하게 읽었고 때로는 지루한 부분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더 머릿속이 멍해졌는지도 모르겠어요 ㅋㅋ 반면 [로마 공화정]은 로마공화정 직전에서부터 시작하여 로마공화정의 마지막 직후까지의 내용이 요약되어 있습니다. 덕분에 유구르타 전쟁 이전의 로마를 몰랐던 저는 로마 공화정이 생겨난 배경을 알게 되었고 삼두정치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할 무렵에는 막 가슴이 뛰면서 빨리 [카이사르의 여자들]과 [카이사르]가 읽고 싶어지더라구요. 강연 내용답게 마지막엔 로마 공화정이 현대의 우리에게 어떻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가에 대하여까지 이야기해주어서 내가 왜 저 먼 나라인 로마의 이야기까지 읽고 있는가에 대해 나도 모르게 의미를 가지게 되었다는^^;;


혹시 저처럼 [포르투나의 선택]까지 읽으면서 좀 정리 욕구가 생기신 분들은 지금 [로마 공화정]을 읽어보시길 권해드립니다. 사실 책을 잘 권하지는 않는 편이라 조심스럽긴 합니다만 저의 경우 [포르투나의 선택]과 [카이사르의 여자들] 사이에 시간적 여유가 생겨서 읽게 되었는데 좋은 경험이 된 것 같아서요. 전 조만간 영화도 한 번 보려고 해요. 아주 어릴 때 율리우스 시저에 대한 영화를 봤던 것 같아요. 클레오파트라가 주인공이었나? 암튼 그 영화를 봐야할까봐요. <스파르타쿠스>도 보면 좋을 것 같고요. 11월에 [카이사르의 여자들]이 나온다고 하니 그 전에 보길, 그 짬이 제게 생기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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