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서비행 - 생계독서가 금정연 매문기
금정연 지음 / 마티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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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서점을 들여다보지 않고 우리집 책장만 보아도 책에 관한 책은 꽤나 많다. 칼비노나 망구엘을 비롯하여 해외의 책꾼들을 포함하여 국내 소설가들과 서평가들까지 생각했던 것보다도 많이 있구나. 거기에 사지 않고 읽었던 김탁환과 정수복, 장정일 등등까지 합하니 내가 알고 있는 책만도 우리 가족 손가락 발가락을 다 합해도 넘친다. 그중 내가 꾸준히 사는 이는 망구엘과 로쟈 이현우이다. 그중 이현우가 이 책의 뒤표지에 추천사를 썼다.

 

서평에도 세대가 있다면 그는 다음 세대에 속한다. 이제 그의 시간이 오고 있다!

 

라고. 다행히 그는피츠제럴드를 질투한 헤밍웨이 과는 아닌 모양이다. 아니 속으로는 손톱을 물어뜯을지도 모르겠다. 왜냐하면 이 책을 읽어본 결과, 그의 말에 대해 한 단어로 답하였으므로. "인정!"

 

평소에 궁금했고 별 의미를 느끼지 못했던 것들이 서평집의 챕터 구분이다. 망구엘의 [독서일기]처럼 날짜에 따르던가 장르에 따르는 구성은 드물다. 나름의 구성을 하고 범주를 정하고 제목을 붙인다만, 사실 난 별 차이를 모르겠다. 그냥 서평은 각 권에 대한 것일 뿐 책 전체를 아우를만한 컨셉을 정하기가 참 힘들다. 그냥 일기장에 타이틀을 다는 것 뿐이다. [독서일기]란 얼마나 깔끔한 제목이란 말인가. [서서비행]이란 얼마나 멋을 많이 낸 말인가 말이다.

 

제목 얘기는 그만. 근래의 제목은 더 자극적이고 평은 더 근사하므로. 이 책을 읽어본 결과 그 평가는 어느 정도 신뢰할 수 있다고 판단되므로. 그까짓 제목 쯤이야 시도 아닌데! 수도 없이 나오는 책에 관한 책들의 수준을 판가름 하는 것은 그 무엇도 아닌 문장력임을 이 책을 통해 새삼 알게 되었다. 어쩌면 그 어떤 장르의 글보다 서평이야말로 문장력이 중요한 것이 아닐까? 책의 내용을 다 축약할 수도 없고 결국은 '나'(저자)의 이야기를 '나'(독자)의 이야기로 받아들이게 하는 힘은 문장력에 있지 싶다. 그런 점에서 금정연은 "인정!" 로쟈의 표현을 살짝 빌리자면 '세대 교체'가 제대로 된 셈이다. 아쉬운 점은 좀 더 얇아도 좋지 않을까? 또한 개인적인 다짐은 서평은 길게 적지 말자는 것! 2페이지가 딱 좋은 것 같다. 좋은 책의 목록과 기억할만한 문장은 따로 다이어리에 적어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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