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탕 1 - 미래에서 온 살인자, 김영탁 장편소설
김영탁 지음 / arte(아르테) / 2018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카카오 페이지에서 '곰탕'이라는 제목의 글을 그냥 우연찮게 읽었을 때는 별생각 없었다. 정말로 그냥, 심심해서 읽었던 거니까. 그런데 한, 두 편을 보는 순간 뒷이야기가 무척 궁금해졌다.

그 궁금하던 이야기, <곰탕>을 책으로 만나게 되었다. <곰탕, 미래에서 온 살인자>라는 제목을 보았을 때, 스무 살 '김화영'이 '그 살인자'일 거라는 추측을 했다. 1권을 다 읽은 지금은 조금 생각이 달라진다.

과연, '미래에서 온 살인자'는 누구일까?? 아, 궁금하다. 어서 2권을 보고 싶다.


책의 시작부터 무척 암울하고 디스토피아적이다. 쓰나미로 인해 망가진 부산의 가난한 사람들의 삶, 조류 독감으로 인해 사라진(?) 동물들,  유전자 조작으로 만든 '먹을 동물들'인 '그것들', 거대한 푸른 구멍 blue hole.


2063년, 마흔 중반 즈음의 사내 '이우환'은 주방 보조이다. 태어날 때부터 고아였고, 욕심도 없었던 그는, 18살까지 고아원에서 지냈고 그 이후에는 한 식당에서 주방보조로 지금까지 지내고 있다.

ㅡ 세상은 어린 시절과는 달랐다. 시간을 견디는 것만으로 인정받을 수 없었다. 그 이상을 해야 했다. 욕심을 내야 했다. 바라는 게 많아야 했다. 그래야 더 빨리 인정받고 더 많은 돈을 벌었다. 하지만 우환을 그럴 줄 몰랐고, 그러고 싶지 않았다.  ( 82쪽 )



이렇게 사나, 저렇게 죽으나 별다를 게 없다고 생각하는, 부산의 빈민촌 '아랫동네' 사람인 이우환. 그랬기에 그는 식당 사장의 요청에 별다른 거부감 없이 과거로의 시간여행을 나선다.
13명이 되어야 갈 수 있는 시간 여행. 거대한 푸른 구멍 blue hole 을 통해 갈 수 있는 시간 여행. 하지만 무척이나 위험해서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시간여행.


'윗동네'에 사는 부자들은 바라는 게 더 많다. 그래서 그들은 그들의 욕구를 위해 과거로의 시간여행을 원하지만, 자신들의 목숨을 걸기를 싫다.  돈을 벌기를 원하는 '아랫동네' 사람들은 돈을 받고 기꺼이(?) 위험한 시간 여행길을 대신 나선다.

이우환 역시, 식당 사장 대신 과거로의 시간여행을 나선다. 식장 사장이 원하는, 과거의 '곰탕맛'을 찾으러, 곰탕 비법을 찾으러, 아롱사태를 찾으러.

기껏해야 '곰탕'을 찾으러 목숨을 건 시간 여행길을 나서는 이우환이 이해되지 않지만, 우환은 '이렇게 사나, 저렇게 죽으나' 별다를 게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기에 큰 고민 없이 선택한다.


13명이 배를 타고, 파란색 알약을 먹고, 푸른 구멍으로 향한다.

깨어난 이우환과 스물 즈음의 청년 김화영. 13명의 시간여행자 중 2명만 생존하여,   2019년의 부산으로 왔다.

이우환의 목적은 '아롱사태 찾기, 곰탕 비법 배우기'이지만, 김화영은 다르다.

ㅡ "사람 죽이러 왔어요."
... "저요, 사람 죽이러 왔다구요."
...
"누, 누구?"
"아직 몰라요."
( 25쪽, 이우환과 김화영의 대화 )



이 구절을 보면서 잠시 생각에 잠겼다. 누굴 죽일지 '아직 모른다'고??   그렇다면 미래와 통신을 할 수 있다는 말인가??라는 생각을 잠시간 했다.

여하튼 생존한 '미래에서 온' 시간여행자 2명은 서로 각자 갈 길을 나선다.

'부산곰탕'에 도착한 이우환은, 그곳에서 일하고 싶어하고 그곳의 사장 '이종인'에게 잘 보이려 애쓴다.


한편, 한 고등학교에서는 이상한 살인사건이 발생한다. 고등학생 싸움꾼 '이순희'가 가해자로 의심받는 상황이며, 피해자의 살해 방식이 무척이나 낯설다.
이종인은 아들 이순희가 살인사건과 연관되었다는 소식에 깜짝 놀라고,  이우환은 부산 곰탕의 사장 아들의 이름을 알고 난 뒤 경악한다.


<곰탕 1>은 대화도 별로 없는 편이고, 독백체의 글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굉장히 가독성이 있다. 아마도 짧고 간결한 문장, 흥미진진한 진행 방식, 독특한 소재와 사건 전개 방식이 더욱 집중하게 만드는 듯하다.


사건 하나하나는 개별적으로 보이지만, 뒤쪽으로 가면 서로 연관되어 있고 연결되어 있음을 알게 된다. ( 인물들 역시 그러하다. )


미래에서나 구현 가능한 '레이저 총(?)'의 등장, 순간이동이 가능한 등 흥미로운 소재들도 가득했으며, 통나무 등 위험하고 무서운 이야기도 등장한다.  ( 형사사건, 통나무 )


1권의 후반부에서 곰탕 기술을 모두 배운 이우환이 이제는 자신의 원래 세계, 미래로 돌아가려 한다. 미래로 돌아갈 13명이 모두 모였고, 배를 타고 파란색 알약을 먹은 후 푸른색 구멍으로 들어가면 된다.



40대 남자는 고민한다. 이제서야.
내가 꼭 돌아가야 하나? 내가 이곳(2019년)에서 살아도 되지 않나?라는 고민을, 이제서야, 하는 것이다.

모든 고민과 결정에는 적당한 때가 있음을, 1권의 후반부에서 느끼게 된다.
그리고 책의 소제목, 미래에서 온 살인자,라는 구절이 다시금 보인다.



통나무, 조폭(?), 조직 등과 이들의 뒤를 쫓는 형사들.
형사들이 통나무 무리들을 얼른얼른 처벌하길 바란다.

2권은 어떤 내용이 어떻게 전개될까??

왜, 나는 '박종대'의 이 말이 그렇게 무섭게 느껴지지??

ㅡ "사장님이랑 더 친해지세요."  ( 312쪽 )



검은 차에 탄 순희는 어떻게 되었을까?? 아, 정말 정말 궁금하다.

 

 

 

 

사진과 함께한 서평은 블로그 참고 : http://xena03.blog.me/221249014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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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장소] 2018-04-10 08: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민도 때가 있다니! 이얏~ 그 간발의 차 같은 , 순간을 잡아채는 글에 놀라고!! 잘 읽고 갑니다 . 2권 보고 싶어요! ㅎㅎㅎ저도

2018-04-14 04: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그장소] 2018-04-15 06:27   좋아요 0 | URL
카카오 페이지에서 맛보기로 2권 부분을 읽었는데 , 역시 후편을 이어 봐야겠더라고요 .
안타까와 하신게 넘 와닿았어요 . ㅎㅎㅎ 저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