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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티프래질 - 불확실성과 충격을 성장으로 이끄는 힘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 지음, 안세민 옮김 / 와이즈베리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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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은 누구나 삶을 살면서 불확실성에 맞닥뜨릴 수밖에 없고, 큰 충격을 받을 수박에 없다. 이건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면서 절대적으로 벗어날 수 없는 법칙이다. 시대가 뒤로 흐를수록 과학과 기술이 발전하면서 사람들은 불확실성을 줄이고, 충격을 사전에 피하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그러나 그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이 여전히 불확실성의 공포에 떨고 있고, 충격을 이겨내지 못해 산산조각으로 부서지고 있다. 비단, 사람만이 아니라 기업과 나라, 종교 모두가 그렇다. 정말 우리들에게 불확실성과 충격이라는 건 성장의 방해요소로밖에 여겨지지 않는다.


 그러나 이 불확실성과 충격이 우리의 성장을 이끄는 힘이라고 말하는 한 사람이 있다. 바로 '블랙스완'이라는 개념을 통해 많은 사람에게 알려진 나심 탈레브라는 사상가이다. 그는 '안티프래질'이라는 개념을 도입하여 점점 더 혼란스러워지고 있는 이 시대에서 필요한 단 하나의 해독제가 바로 불확실성과 충격을 성장으로 이끄는 힘인 안티프래질이라고 이야기한다.


 도대체 안티프래질이 무엇일까.


 안티프래질은 나심 탈레브가 프래질에 반대개념으로 책에서 말하는 새로운 용어이다. 프래질하다는 건 쉽게 불확실성과 충격에 쉽게 무너지고 말지만, 안티프래질은 그 반대 개념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단단하다거나 강하다는 그런 뜻이 아니라 불확실성성과 충격에 더 강해진다는 그런 뜻을 가진 용어이다.


지금 당신은 시베리아에 사는 사촌에게 샴페인 잔 세트를 선물로 보내기 위해 우체국에 있다고 하자. 운송 도중에 샴페인 잔이 파손될 수도 있기 때문에, '부서지기 쉬움(fragile)', 깨지기 쉬움, '취급 주의'라고 우편물 박스에 붉은 글씨로 적어두려고 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부서지기 쉬움'의 반대말은 정확하게 무엇일까?

대부분의 사람들이 '부서지기쉬움'의 반대말로 '강건함', '회복력이 있음', '단단함' 등을 꼽을 것이다. 강건하거나 단단한 물건을 보낼 때는 우편물 박스에 이와 같은 단어를 굳이 적어둘 필요가 없다. 실제로 두꺼운 글씨로 '강건함'이라고 적혀 있는 우편물 박스를 본 적이 있는가? 자, 그러면 이제 논리적으로 따져보자. 정확하게 말해서, '부서지기 쉬움'이라고 적혀 있는 우편물의 반대말은 '부주의 하게 취급하세요.'라고 적혀 있는 우편물이다. 그 내용물은 깨지지 않을 뿐만 아니라 외부에서 충격이 가해질수록 더욱 단단해진다. 부서지기 쉬운 것은 최선의 경우에 손상되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부서지기 쉬운 것의 반대말은 최악의 경우에도 손상되지 않으면서 더욱 단단해지는 것이 된다.

우리는 이와 같은 우편물에 대해서 '안티프래질(antifragile)'이라고 부른다. 옥스퍼트 사전에는 프래질의 반대 의미를 지닌 단일어가 없기 때문에 이런 신조어가 필요하다. 안티프래질에 내포된 아이디어는 의식에서 한 부분을 차지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우리 조상들의 행동, 생물학적 기관, 지금까지 살아남은 모든 시스템의 도처에 존재하는 특징에서 한 부분을 차지한다. (p53)


 '안티프래질'이라는 개념은 위와 같은 개념이다. 그리고 이 개념에 대해 나심 탈레브는 《안티프래질》이라는 두꺼운 책을 통해 자세히 이야기하고 있다. 정말 그 두께는 왠만한 국어사전만한 두께여서 책을 읽는 데에 상당히 어려움이 있을 수도 있다. 그래도 책이 어렵다거나 지루하다는 느낌이 아니라 새로운 개념에 대한 예와 그 예가 우리의 일상과 사회에서 어떤 식으로 볼 수 있는지를 재미있게 볼 수 있다는 느낌이다. 아마 장시간동안 천천히 읽는다면, 안티프래질이라는 개념을 이해하는 동시에 사회에서 볼 수 있는 안티프래질이라고 말할 수 있는 현상을 파악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더욱이 이 책에서는 단순히 '안티프래질'에 대한 설명만이 아니라 그 설명을 바탕으로 다양한 사회 현상에 대한 해석을 읽어볼 수 있다. 사회학에 대해 공부를 하거나 평소 이런 저런 사회 현상에 관심이 많은 사람에게는 꽤 매력적인 책이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책에서 읽어볼 수 있었던 우리의 고정관념을 깨는 현상에 대한 설명은 아주 재미있게 다가왔다.


우리는 무작위성이란 위험한 것이고, 나쁜 것이기 떄문에 제거해야 한다는 잘못된 믿음을 갖고 산다.

장인, 택시 운전기사, 매춘부(대단히 오래된 직업이다), 목수, 배관공, 재단사, 치과의사는 소득이 일정하지 않다. 그러나 소득을 제로로 만들어버리는 크지 않은 블랙 스완 앞에서 허무하게 무너지지는 않는다. 그들은 위험 요소를 뚜렷하게 볼 수 있다. 안정적인 회사원은 그렇지 못하다. 그들은 인사팀이 주는 전화 한 통에 소득이 제로가 도는 끔직한 상황을 경험할 수 있다, 회사원에게는 위험이 숨어 있다.

기능을 보유한 사람들은 무작위성 덕분에 일정 수준의 안티프래질을 지니고 있다. 작은 변화는 그들에게 적응을 요구하고, 주변 환경으로부터 배워서 끊임없이 변화하라고 압박한다. 스트레스는 정보라는 사실을 기억하자. 이런 직업을 가진 사람들은 자신이 주인이 되어 적응해야 한다는 스트레스에 끊임없이 노출된다. 게다가 그들에게는 선물을 받거나 놀랄 만큼 좋은 소식을 듣거나, 공짜로 옵션을 가질 기회도 생긴다. 조지는 가끔 엄청난 요구를 받는다. 물론 거절할 자유도 얼마든지 있다. 아이슬란드의 화산 폭발로 영국 항공사가 운항을 중단했을 때, 결혼식에 참석해야 하는 어떤 돈 많은 여자 손님이 프랑스 남부까지 태워달라고 요구한 적도 있었다. 왕복 2000마일이나 되는 멋진 여행이었다. 마찬가지로, 가능성은 얼마 되지 않지만 매춘부 역시 자기한테 홀딱 반해서 비싼 다이아몬드를 선물하는 고객을 만날 수도 있고, 심지어 청혼도 받을 수 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이혼녀가 될 가능성이 높지만 말이다.

그리고 자기 자신이 고용주인 조지는 일을 그만둘 때까지 계속할 자유가 있다. 실제로 많은 택시 운전기사들이 80살이 넘어서도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 일을 한다. 하지만 50세가 넘어서는 취업이 거의 불가능한 존은 그렇지 못하다.


 그 이외에도 《안티프래질》에서 읽을 수 있는 다양한 사례에 대한 이야기는 책을 읽는 내게 신선한 매력으로 다가왔다. 더욱이 지금처럼 우리나라가 많은 혼란이 일어나고 있는 시기에 책에서 읽을 수 있는 '안티프래질'이라는 개념은 좀 더 많은 의미를 가졌다고 말할 수 있다. 뭐, 개인적인 감상이기 때문에 다른 사람은 그렇지 않을 수도 있지만― 적어도 내게는 그랬다.


 《안티프래질》이라는 책은 엄청나게 두꺼운 책이다. 뭐, 여기서 글로 읽을 수 있는 '엄청나게'라는 수식어는 프래질한 사람들에게는 두께에 대한 불확실성과 충격으로 책을 읽지 않을 수도 있다는 느낌일테고, 안티프래질한 사람들에게는 두께에 대한 불확실성과 충격이 예상되지만 책이 유용할 것이다라는 느낌일 것이다. 무슨 말이냐고? 그것이 정말 궁금하다면, 이 책을 한 번 읽어보기를 바란다. 내 말에 대한 이해만이 아니라 우리 사회에 대한 여러 현상의 이해, 그리고 '안티프래질'한 것에 대해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분명, 우리에게 아주 멋진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는 책이다. 그러나 이 책을 접할 수 있는 사람은 얼마 되지 않는다. 당신이 불확실성과 충격 속에서 성장하고 싶다면, 이 안티프래질이 가진 힘을 배워보기를 바란다. 분명, 절대 후회하지 않을 것으로 믿는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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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코머핀 2013-12-14 23: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평을 확인하였습니다. 감사합니다 ^^

Mikuru 2013-12-21 18:31   좋아요 0 | URL
넵 ㅎㅎ 좋은 하루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