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자연을 어떻게 볼 것인가
다카기 진자부로 지음, 김원식 옮김 / 녹색평론사 / 200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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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로의 전환이 일어났을 때 자연관이 과학적 자연관 일색으로 칠해진 것이 아니라, 과학적 자연관과 그렇지 않은 것으로 이원화가 일어났던 것이다.-112쪽

과거를 향해서, 아니면 미래를 향해서, 우주상이 단순화되어 가는 한, 그러한 단순화의 도정을 거슬러 올라갈 수는 있다. 물리학, 더구나 과학의 통합화라든가 보편화라는 것은, 본래 그러한 작업이다. 그러나 그 거꾸로의 도정을 찾아서 개별성으로 돌아오는 힘을, 과학은 결코 가질 수 없다.-134-135쪽

하나의 통일적 법칙을 지배하는 것이 하나의 신이라고 한다면, 무한히 다양하고 독립적인 신이 독립된 우주를 각기 하나씩 갖고 있다는 것이 제일 ‘보편합리적’인 생각이고, 합리주의적 입장에서 인간을 가장 ‘상대화’한 것이 아닐까. 하나의 인간에게 유일한 신과 그의 법규가 있을지도 모르지만, 그러한 신=인간의 계는 무한히 있을 수 있다.
(......)
우리가 현재 있는 우주, 지구, 자연계, 그리고 우리들, 그런 것이 어떠한 절대보편성을 갖는지보다도, 그러한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바꿔치기할 수 없는 것으로 인정하는 데서 출발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142쪽

인간의 두뇌와 신체는 극한까지 찢겨져서, 한편으로 우주를 해석하고 지배하는 보편성 합리성으로 존재하고, 또 한편으로 무기질의 원자의 집합체로 환원되어 있다. -136쪽

"땅을 기는 것, 하늘을 나는 것, 물에 사는 것, 풀, 나무, 돌멩이, 벌레, 병균 등" 그러한 모든 것이 우리라는 관점이다.-143쪽

지구는 옛날부터 ‘우주선 지구호’적인 폐쇄계가 아니었다고 한다.-157쪽

살아있는 계는 순환에 의해서 정상상태를 유지하려고 하지만, 폐쇄계는 그렇게 할 수 없다. 자원이 고갈되거나 오염물 처리장이 없어지거나, 어차피 폐쇄계는 오래 살 수 없다.
이와 같은 생명계에 대한 기본적 고찰에 기초해서 지구를 생각하면, 지구는 그야말로 사물이 흐르고 그것으로 ‘살아있는’ 개방정상계에 다름이 아니다.-158쪽

우리는 지금 생물의 공생을 뚜렷하게 적극적인 것으로 이해할 수가 있다. 그것은 서로가 서로에게 생존을 의존할 뿐이라는 수동적인 공존이 아니다. 하나의 생물이 존재하고 살아간다는 것이, 다른 것에 영향을 주고, 다른 것으로부터 반응을 이끌어내고, 그러한 반응이 피드백하여 자기에게 다시 돌아온다. 그것으로 말미암아 다시 자신도 변화해간다. 이런 상호작용이 자신을 항상 새로운 것으로 창출하면서 하나의 유기적인 전체를 만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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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고찰은 생물의 진화에 대해서도 새로운 빛을 던져준다. 다윈이즘적인 진화관에서는, 정적(靜的)인 지구의 조건에 적응하는 것이 적자(適者)로 살아남고 부적합한 것은 도태된다. 생물의 관계는 기본적으로는 경쟁원리에 지배되고 있으며, 그들의 공존관계는 적대적 공존이라 할 수 있다. 다윈이즘은 인간을 ‘진화한 원숭이’로 생물계에 상대화한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바로 그것 때문에 다윈이즘은 적응을 달성한 생존경쟁의 챔피온으로 인간을 복권시키고 말았다. 그리고 인간의 자연에 대한 거의 모든 행위가 생존을 위한 것으로 정당화되는 토양을 만들었다. -165-16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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