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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201412

 

미즈시나 하루는 양팔을 펼쳤다.

그건 십자가 같기도 했고 하늘을 날아오르려 하는 새 같기도 했다.

공중에 정지해 있던 드론이 다가왔다.

그 배에는 카메라와 베레타 M92가 실려 있었다.

이탈리아식 자동 권총.

되도록 정밀도가 높은 게 좋아.”

하루의 요청에 따라 구리타 요시토가 준비한 물건이었다.

두렵지는 않았다. 들뜨지도 않았다. 공허에 사로잡히지도 않았다.

하루는 평소와 같았다.

자신의 죽음을 앞두고도 하루의 마음은 흐트러지지 않았다.

 

*

 

두 시간 전.

시부야의 하늘은 화창하게 개어 있었다.

도호쿠 지방 쪽에서는 비가 내리고 있다고 했다.

간토 지방까지 비가 내렸더라면 계획을 연기할 필요가 있었지만, 그건 기우로 끝날 듯했다.

하루 앞에는 드론 네 대가 놓여 있었다.

열 가지쯤 되는 샘플을 시험해본 끝에 도달한 대만제 쿼드콥터였다.

선정한 조건은 두 가지. 카메라와 총,

중량이 나가는 물건을 양쪽에 싣고 안정적으로 비행할 수 있을 것.

그리고 소프트웨어 개발 키트(SDK)가 제공될 것이었다.

전자는 언급할 필요도 없었다. 문제인 것은 후자였다.

드론은 통상적으로 부속 컨트롤러나 스마트폰 앱 등의 전용 소프트웨어로 조종된다.

하지만 하루의 계획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드론을 조종하는 독자적인 앱을 만들 필요가 있었다.

하루가 선정한 드론에는 고기능 개발 키트가 딸려 있었다.

어플리케이션 개발도 반년 전에 끝났다. 이미 시험 비행도 세 번이나 마친 상태였다.

하루는 일어났다.

이날을 위해서 빌린 상가빌딩의 한 공간.

창밖 시선 아래에는 시부야의 스크램블 교차로가 펼쳐져 있었다.

오가는 사람들의 혼잡한 흐름을 바라보면서도 하루의 마음은 차분했다.

 

*

 

다지마 준야는 마우스를 움직이다 아이콘을 더블클릭했다.

윈도우창이 뜨고 검은 배경에 ‘A GAME’이라는 글자가 떴다.

백 번 이상은 본 오프닝이었다.

페트병에서 콜라를 들이부었다.

심한 충치를 앓는 어금니로 당분이 힘차게 흘러들었다. 찌르는 듯한 격통. 준야는 혀를 찼다.

준야는 열네 살이지만 요 1년간 학교에 가지 않았다.

집에 선생님이 찾아오는 낌새는 있었지만 한 번도 만나지 않았다.

그가 괴롭힘을 당하기 시작한 건 중학교에 들어간 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였다.

처음에는 이름에서부터 시작됐다.

돼지마.’

그것이 그에게 붙은 별명이었다.

부르는 쪽도 처음에는 장난이었을 테다.

하지만 농담이 과열되어 바로 조롱으로 모습을 바꾸었다.

무시당했다. 그의 물건이 버려졌다. 불려 나가서 얻어맞았다.

정신을 차려보니 준야의 주위에는 적밖에 존재하지 않았다.

괴롭힘을 당하고 있으니 어떻게든 해줬으면 좋겠다.

준야는 주범 세 명과 공범 여덟 명의 실명을 써서 담임에게 가져갔다.

정년에 접어든 나이든 선생님은 준야의 말을 진지한 표정으로 들어주었다.

다지마, 용케도 용기를 내줬구나.”

나한테 맡겨주렴.”

반드시 어떻게든 해줄게.”

선생님의 말에 진심이 어려 있다고 느꼈다.

이걸로 상황은 개선되겠지.

준야의 그런 기대는 좀처럼 이루어지지 않았다.

괴롭힘은 이어졌다.

견디기 힘들어진 준야는 다시 선생님을 찾아갔지만,

이런 건 신중하게 다뤄야 한단다

미안하구나. 좀 더 기다려주렴하는 진지한 대답이 돌아왔다.

준야는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다.

어느 날 복도를 걷고 있는 데 느닷없이 등을 걷어차였다.

 쓰러진 얼굴 위를 무언가가 철퍼덕 덮쳤다.

 코에 진흙과 같은 것이 닿았고 가슴이 불탈 만큼 썩은 내가 났다.

돼지마! 똥 닦은 걸레지롱!”

주범 중 한 명의 목소리와 주변 사람들의 원숭이 같은 환호성이 떨어졌다.

대변 냄새와 걸레의 습한 기운.

그때 준야는 보았다.

복도 건너편. 담임선생님이 이쪽을 보고 있다는 사실을.

그리고 아무 것도 못 본 양 뒷걸음질 쳐서 사라져가는 그 등을.

준야는 그 순간 모든 것을 이해했다.

이 장소에 자신의 아군은 없다.

학교라는 세계 안에서 자신은 혼자다.

그러고 나서 준야의 행동은 빨랐다.

학교에 가면 괴롭힘을 당하니 이젠 안 가겠다.”

부모님에게 그렇게 선언하고 등교를 거부하고서는 방에 틀어박히게 되었다.

준야에게 있어서 운이 좋았던 게 몇 가지 있었다.

하나는 지식이었다. 왕따 가해자 집단과 싸워봤자 승산은 없다. 얼른 도망치는 게 상책이다.

인터넷에서 상식이 된 그런 지혜에 준야는 어릴 적부터 접근하고 있었다.

그래서 삽시간에 아무런 부끄럼도 없이 등교를 거부할 수 있었다.

다른 한 가지는 부모님이었다.

준야의 아버지는 작은 마케팅 회사를 세운 경영자로 소년기의 인간관계 같은 것은

사회에 나오고 나서는 전혀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엄마는 역시 염려는 했지만, 준야의 결단을 긍정하는 여유를 가지고 있었다.

준야의 머리가 똑똑했던 것도 운이 좋았다.

중학교에서 배우는 학습 과정을 준야는 독학으로 습득할 수 있었다.

준야가 동급생들을 바보라고 무시했던 것은

객관적으로 생각했을 때 그리 틀리지 않았던 것이다.

방에 틀어박혀서 때론 공부를 하고

대부분의 시간을 인터넷과 게임을 하거나 만화를 보는 데 사용했다.

장래는 불안하지만 이 생활은 이 생활 나름대로 즐거웠다.

인터넷에 접속하면 비슷한 처지인 사람이 여럿 있었다.

학교에서 거만하게 구는 바보들과 어울릴 필요가 없었다.

대학교 졸업장 정도는 필요하니까 조만간 검정고시라도 치자.

좁고 어두운 방에서 준야는 장래 계획을 짜고 있었다.

 

컴퓨터 모니터에 오프닝 타이틀이 떴다.

<리빙데드 · 시부야>.

3개월 정도 준야가 빠져서 하고 있는 무료 인터넷 게임이었다.

컨트롤러의 스타트 버튼을 누르자 게임이 바로 시작됐다.

<리빙데드 · 시부야>3D 액션 게임이었다. 무대는 좀비 집단에 점거당한 시부야.

거리를 가득 메운 좀비를 쓰러뜨리고 시부야 거리를 탈환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보직 선택 화면이 떴다. 준야는 보병을 선택했다.

이 게임의 묘미는 플레이어가 다채로운 역할을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보병이 되어 좀비 무리를 공격해도 되고 저격수가 되어 멀리서 저격해도 된다.

장군을 선택하면 여러 명의 병사를 조종해서 적과 싸울 수 있다.

게임을 클리어해나가면 경험치가 쌓여서 새로운 역할을 선택할 수 있게 되며,

보다 강력한 무기를 지닐 수 있게 된다.

플레이어는 네 사람. 온라인에 모인 플레이어가 협력해서 좀비 퇴치를 목표로 삼는다.

<리빙데드 · 시부야>는 일본어판밖에 제공되지 않지만 전 세계에 팬이 있었다.

그만큼 완성도가 높은 게임이었다.

조작이 매끄러웠고 좀비를 쓰러뜨려나가는 상쾌함도

강력한 사운드도 기분 좋게 연출되어 있었다.

한 판이 5분 만에 끝나는 짧은 게임 시간도 한몫했다.

게임이 시작된다. 3D로 재현된 시부야 거리가 화면 가득히 펼쳐지고

좀비가 어슬렁어슬렁 무리지어 나온다.

준야는 컨트롤러를 조작하면서 덮쳐오는 좀비를 차례대로 쓰러뜨린다.

재즈 피아니스트의 즉흥 연주처럼 그 움직임은 유려하고 불필요한 구석이 없었다.

가득 몰려든 좀비의 파도를 밀어젖히면서 준야는 우측 아래의 지도를 살펴봤다.

그곳에는 필드 전체 지도가 표시되어 있었고 아군 플레이어의 위치가 깜박이고 있었다.

보병 두 사람, 저격수 한 사람, 드론 한 대로 구성되어 있었다.

준야 근처에 있던 좀비가 느닷없이 뛰쳐나왔다. 저격수의 공격이 명중한 것 같았다.

이번 파티는 꽤 강력한 녀석들인 것 같았다.

<리빙데드 · 시부야>에서는 짜여진 파티 레벨에 따라 좀비가 출연하는 양과

강도가 자동 조절된다.

몰려드는 좀비는 수가 많은 데다 강했다. 하지만 좀비를 계속해서 압도해나갔다.

그리고 5분 후. 좀비 집단은 괴멸하고 게임 클리어를 알리는 팡파르가 울려 퍼졌다.

아군은 전원 생존하고 있는 듯했다. 좋은 팀이다. 준야는 키보드를 두드렸다.

“GJ, ALL."

굿 잡(Good Job)을 의미하는 줄임말이었다.

<리빙데드 · 시부야>에서는 파티와 채팅으로 대화할 수 있었다.

글을 써도 답이 오지 않는 경우도 많았고 실제로 플레이어 한 사람은 퇴장한 상태였다.

“np.”

노 프라블럼(No problem).

플레이어 한 사람에게서 답이 왔다. 드론을 조종하는 플레이어인 것 같았다.

저기, 말이 나온 김에 질문해도 될까?”

플레이어가 질문해왔다. 준야는 ‘OK’라고 답했다.

“JUNYA라면 그 JUNYA?”

아무래도 자신을 알고 있는 모양이었다.

스코어 랭킹 상위권에 늘 있고 플레이 녹화를

동영상 사이트에 투고하는 ‘JUNYA’는 게임 커뮤니티에서 유명한 존재였다.

, 아마도.” 준야는 답했다.

그랬구나. JUNYA가 올린 동영상 자주 보고 있어. 참고하고 있거든.”

땡스.”

지금은 보병으로 역할 체인지한 거네.”

아니, 최근에 빠져 있을 뿐이야.”

“JUNYA라고 하면 드론이라고 생각했는데.”

역시 그런 눈으로 보고 있는 건가.

<리빙데드 · 시부야>의 커뮤니티에 있어서 ‘JUNYA’라고 하면 드론이었다.

준야가 연구해서 투고한 드론 비행 영상은 접속자 수도 많아서

드론을 사용한다면 이것을 보라고까지 하는 평가를 얻고 있었다.

JUNYA 팬이니까 괜찮다면 또 같이 싸우자.”

“OK.”

이번에는 드론으로 말이지.”

그 말을 남기고 플레이어는 채팅창에서 로그아웃했다. 준야는 기뻤다.

유명인이라고는 하나 이렇게 직접 칭찬받는 일은 거의 드물었다.

학교에서 만나는 바보들과의 관계에서는 얻을 수 없는 기쁨이었다.

오랜만에 올릴까.

게임 플레이를 동영상 사이트에서 생중계한다.

동영상 사이트에 만든 ‘JUNYA’ 채널에는 팔로워가 30명 정도 있었다.

생중계로는 아무도 보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상관없었다.

그리고 편집해서 다시 투고하면 모두가 봐줄 것이다.

준야는 브라우저를 켜서 동영상을 올리기 시작했다.

게임을 다시 시작했다. 보직 선택 화면, 준야는 드론을 선택했다.

 

*

 

하루는 컴퓨터를 켰다.

이날을 위해 준비한 특별 주문 컴퓨터로 CPU도 메모리도 최대한 좋은 걸로 설치했다.

 솔직히 이런 스펙까지는 필요 없다고 생각하지만,

컴퓨터 성능 때문에 실패하는 건 피하고 싶었다.

클라우드에 접속해서 체크용 프로그램을 실행했다.

현재 누가 <리빙데드 · 시부야>를 플레이하고 있는지 그중에 원하는 레벨의 사람이 있는지,

그것을 추출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었다.

프로그램은 해당하는 플레이어 두 사람을 찾아내주었다. 두 사람. 이걸론 부족했다.

미즈시나 하루는 <리빙데드 · 시부야>의 개발자였다.

하루는 아버지의 얼굴을 몰랐다.

철이 들기 전에 부모님은 이혼했고 엄마와 둘이서 쭉 살아왔다.

엄마는 하루에게 관심을 쏟지 않았다. 그보다는 집에 들어오지 않았다.

일을 하는지 남자와 시간을 보내는지 이 집 말고도 주거지가 있는지,

그런 것조차 하루는 알지 못했다.

건실한 일을 하고 있는 것 같았고 식사나 청소 같은 집안일 정도는 해주었지만,

만족스런 대화를 나눈 기억이 없었다.

네가 태어난 탓에 나는 고생하고 있다.”

그런 매도조차 엄마의 입으로 듣지 못했다.

철이 들 무렵 하루에게 있어서 엄마는 집에서 가끔 보는,

면식 있는 사람 정도의 존재였다.

자신은 어째서 태어난 걸까. 부모님은 어떤 경위로 결혼한 걸까. 하루는 아무것도 몰랐다.

아마도 엄마에게 있어서 출산은 배설과 같았을지도 모른다.

배설물에 관심이 없듯이 피와 살을 나눠가진 순간부터 엄마는 딸에 대한 관심이 없었던 것이다.

하루는 그것을 서운하다고 생각한 적은 없었다.

엄마와 함께 채워야 하는 시간, 그 공동(空洞)을 하루는 게임을 하면서 보냈다.

소설, 영화, 만화, 인터넷. 그것들도 즐거웠지만 뭐니 뭐니 해도 게임이 최고였다.

게임은 하나의 세계이다.

현실 세계가 허무하다면 다른 세계에서 지내면 된다.

고양이가 좁은 장소를 좋아하듯이 하루는 작은 세계의 주민이 되는 것을 선호했다.

이 세계를 스스로 만들어보고 싶었다.

하루가 프로그래밍을 시작한 것은 초등학교 4학년 무렵이었다.

<리빙데드 · 시부야>는 하루의 혼이 담긴 작품이었다.

메인 프로그램은 하루가 혼자서 만들었고

CG나 음악과 같은 표피 부분은 아웃소싱 사이트를 통해

인도나 한국의 크리에이터에게 외주했다.

모인 조각들을 하나의 작품으로 정리했다.

그리고 마침내 형태가 완성된 것은 2년 전 가을이었다.

하루는 이 게임이 인기를 모을 것이라 예상했다.

하루는 개발자인 동시에 게이머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리빙데드 · 시부야>는 공개 직후부터 대형 뉴스 사이트에서 다루어졌고

한때는 서버 처리 속도가 따라가지 못할 만큼 접속자가 몰렸다.

현재는 기초 공사 정비도 끝나서 안정적으로 가동되고 있었다.

하루의 게임에 광고를 넣고 싶다는 이야기가 들어왔어.

아메의 말을 떠올렸다. <리빙데드 · 시부야>에 실린 광고는 하루의 자금원이었다.

아메는 생활력이 있었다. 게임을 만들어서 생활한다.

그런 건 아메한테 들을 때까지 생각지도 못했다.

그것도 끝이다. 오늘로 모든 것이.

하루는 다시 체크 프로그램을 가동시켰다.

조건에 일치하는 플레이어의 데이터가 화면상에 나란히 떠올랐다. 하루는 시선을 멈추었다.

‘JUNYA’. ‘JUNYA'가 지금 게임을 플레이하고 있다.

드론의 명수로 팬사이트에서 유명한 인물이었다.

하루도 그의 플레이 영상을 본 적이 있었는데 확실히 능숙했다.

움직임이 더딘 드론을 사용하면서도 정확한 공격력으로 좀비를 계속해서 사살해나갔다.

높은 집중력, 탁월한 기량.

진짜 전쟁터에서도 통하지 않을까 싶을 만큼 전사로서의 능력이 플레이어에게서 엿보였다.

조금 전과는 달리 화면상에는 일곱 명의 플레이어가 선출되어 있었다.

‘JUNYA’라는 자석에 이끌린 듯이 우수한 플레이어가 일제히 접속해 있었다.

결행이다.

하루의 온몸이 파르르 떨렸다.

이건 흥분일까 뭘까. 하루는 마음속을 점검하고 조금 안심했다.

 적어도 공포로 인한 것은 아닌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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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yu25 2017-11-20 18: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기대되는 작품입니다.

Cngsora 2017-11-20 18: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미 쪽에서 새로운 책이 나온다길래 와봤는데 관심가지게하는 책이 또 나온것 같군요.

kingcjfn 2017-11-20 19: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런책들 너무 좋아합니다
제목에서 신비함이 느껴지는 책
빨리 출간되서 보고싶네요

김도형 2017-11-20 19: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과연 어떤 작품을 가지고온건지... .. 매우궁금합니다

애니는재미있어 2017-11-20 2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미있어보이네요.

김신형 2017-11-20 21: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번 화만 보면 제목과는 거리감이 있는데 내일 또 어떤 내용을 읽을 수 있을지 기대합니다. 전체 내용이 아직은 유추가 안되네요.

Simon 2017-11-20 23: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또다시 같은 꿈을 꾸었어‘도 재미있게 읽었는데 이번에도 상당히 기대되는 작품이네요. 과연 준야와 하루는 어떤 관계일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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