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모금, 행복한 기부 - 기부와 모금의 패러다임 전환 : 거래에서 변화로 아름다운재단 기부문화총서 9
제니퍼 맥크리어.제프리 C. 워커.칼 웨버 지음, 송철복 옮김 / 나남출판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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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부는 개인적이다. 사회심리학자들은 초등학교 교실에서 수조에 가득 담긴 채 방치된 브라인 쉬림프에 얽힌 이야기를 들려준다. 아이들은 브라인 쉬림프가 한 마리만 살아남을 때까지 서서히 죽어가는 것을 못 본 체한다. 그러다 마지막에 남은 브라인 쉬림프에게 이름을 지어 주고, 사람처럼 여기며 보살피기 시작한다. 비논리적으로 보이지만 이는 인간의 본성이다. 사람은 여러 사람이 아닌 한 사람을 돕고 싶어 한다. 여기엔 큰 가능성이 있다. (47)

"위험에 노출되지 않고 나눔에 대해 이야기하기는 불가능합니다. 자신을 완전히 개방하지 않고 진정 나누는 사람이 되기는 불가능합니다." (58)

"상대와 공유할 수 있는 스토리는 관계를 위한 추천장과 같습니다. 그러나 정말 중요한 것은 우리 프로그램이 만든 변화를 생생하게 보여 줄 수 있는 영향력 있는 스토리입니다. 기부자는 이런 스토리에 가장 관심을 보이기 때문입니다." (71)
......
간츠의 표현에 따르면 "구체적 사건이 초월적 진실로 가는 입구"가 된다. (73)

이 이야기의 요점은 맛있고 만족스러운 돌 수프를 만들면서 특정 기부자에게 많은 것을 요구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심지어 냇가에서 주운 평범한 돌멩이같이 하찮아 보이는 재료로도 시작할 수 있다. 하지만 많은 사람이 참여하고, 각자가 가진 작지만 의미 있는 무언가를 제공할 때, 놀라운 결과가 나타날 수 있다. 세계적으로 위대한 여러 사회운동이 돌 수프와 같은 방식으로, 즉 많은 사람에게서 소박한 재료를 모아 한 냄비 속에 통합함으로써 성장했다. (97)

나는 죽을 때 완전히 소진된 상태이고 싶다. 열심히 일하는 만큼 더 사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삶 그 자체를 위해 크게 기뻐한다. 삶은 잠시 동안의 촛불이 아니다. 삶은 내가 잠깐 동안 붙잡았으며, 미래세대에게 넘겨주기 전에 최대한 밝게 불태우고 싶은 멋진 횃불 같은 것이다. (131)

애착하는지 헌신하는지를 판별하는 한 가지 방법은 특정한 관계가 시간이 흐름에 따라 좁아지느냐 아니면 넓어지느냐를 스스로 물어보는 것이다. 당신은 이전보다 더 많은 것에 대해 이야기하고, 더 많은 아이디어를 공유하며, 더 자유롭게 경험하고, 서로를 더 긍정적으로 밀어붙이며, 서로의 힘을 더 생산적으로 이끌어 낼 수 있는가? 아니면, 시간이 흐르면서 가능성이 줄고 있는가? 후자는 죽어가는 관계의 징후다. 전자는 번성하면서 두 사람을 (그리고 종종 더 많은 사람을) 키우는 관계의 징후다. (120)

따라서 `우리는 그것을 항상 이런 식으로 했다`는 사실이 때로는 변화를 도입해야 할 최상의 이유가 된다. 만약 데비가 아주 오래전부터 연례 자선경매를 위한 모금을 담당했다면, 올해는 행사 두 달 전 그녀를 불러, 모금 대신 맡고 싶은 멋지고 새로운 프로젝트가 있는지를 놓고 격의 없는 대화를 해보자. (142)

이 새로운 스타일의 모금에서 대화의 중심은 돈이 아니다. 대신, 대화의 중심에 하고 있는 일과 만들고자 하는 악단에 대한 이야기가 자리 잡는다. 그 결과, 변화적 기부(transformational giving)--기부자와 수혜자 모두의 학습과 변화, 심리적, 정서적, 정신적 성장을 수반하는 관계 중심의 기부가 나타난다. 변화적 기부는 기부자가 자신의 가치와 목표를 찾아내면서, 자아를 발견하고, 궁극적으로 더 만족할 수 있게 한다. 또한 이를 통해 비영리기관은 새로운 통찰력--목표 달성을 위해 새로운 아이디어와 자원을 적절하게 배치하는 방법, 수용해야 하는 새로운 미션 등--을 갖게 된다. (164)

물론, 기관의 파트너들과 투명하게 의사소통하는 법을 배우는 것은 힘든 일이다. 때로는 당황스럽거나 고통스러울 수 있다. 하지만 대안은 없다. 암암리에 오류나 실수가 없다는 이미지를 부추기며 파트너들로부터 도전이나 비판을 막으려 하면 할수록, 그만큼 더 높은 수준의 불신과 마주칠 수 있다. 반대로, 솔직하게 실수, 불확실성, 무지한 영역에 대해 기꺼이 말할 때, 파트너들은 더 많이 공감하고 협력하거나 도움을 제공한다. 지난 실패사례를 개방하는 것 등의 투명성은 `나`를 `우리`로 변형시켜 팀원의 유대를 강화하고, 미래의 성공으로 가는 길을 닦는다. (169)

이러한 이유로 우리는 첫 만남에서 재정적 요청을 하지 말기를 권한다. 방 안에서 코끼리를 치우는 것으로 대화를 시작하자. 그렇게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아예 "오늘은 기부를 요청하지 않을 작정입니다"라고 미리 말하는 것이다. (206)

잠재적 기부자가 당신에게 먼저 요청을 한다면 매우 멋지겠지만, 그런 일은 결코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그들은 당신이 요청하기를 원한다. 특히 그들의 에너지와 열성이 최고조에 달했을 때 요청받기를 원하는데, 그 시점은 대개 관계에서 상당히 초기에 해당한다. ... 사람들은 헌신하고 싶어 한다. 그러니 걱정은 접어두고, 시간이 무르익으면 `요청`을 하자. 꾸물거리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226)

잠재적 파트너들이 자신을 스토리의 중요한 일부로 볼 때, `요청`은 수월해진다. 제시받은 아이디어를 납득했기 때문이 아니라, 기관과 파트너가 됨으로써 신나고 뿌듯한 미래를 상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잠재적 기부자들은 모금가의 인도를 받으면서 그 스토리 속으로 빠져든다. 그리고 강렬하고 끊임없는 스토리 속에서 지원자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돈과 시간과 재능과 에너지를 기부할 것이다. (228)

끝으로, 가장 어려운 조언이 되겠지만, `요청`을 하고 나면 침묵하자. 잠재적 기부자가 권유를 받아들이고, 그 의미에 관해 생각하며, 그것이 미칠 잠재적 영향을 진지하게 검토하도록 내버려 두자. 쓸데없는 잡담이나 더 나쁘게는 사과하는 식의 물러나기("물론 그런 기부를 당신이 편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점도 이해합니다.")로 침묵을 깨고 싶은, 저항하기 힘은 충동을 느낄 수도 있다. 그런 식의 충동에 굴복하지 말자. 그보다는 그냥 침묵하자. (232)

`로빈후드재단`에는 11월에 개최되는 `영웅조찬`이라는 행사가 있다. 이 행사에서는 모금을 하지 않으며, 재단 파트너들에게는 참가비도 받지 않는다. 행사의 목적은 극도의 역경을 극복한 세 명의 스토리를 발표함으로써 빈곤 문제의 해결에 두드러진 업적을 보인 기관 세 곳을 기념하는 것이다. 모두가 알다시피, 그런 이야기들은 다소 고통스럽다. 부모의 학대, 강간, 폭력, 차별, 박탈, 그리고 절망의 이야기가 이어진다. 그러한 삶을 살았던 사람들이 부유한 뉴욕 사람들 앞에서 가슴 아픈 내밀한 이야기와 `로빈후도재단`의 사업이 그들과 같은 수천 명의 사람들에게 어떤 도움을 주었는지를 말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260)

뉴욕에서 빈곤이 없어지지 않았다는 사실이 우리 사업의 실패를 의미합니까?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가 변화시킨 수백만 명의 사람들 때문이지요. `영웅조찬`은 그런 삶을 보고 만질 수 있는 실재로 만듭니다. (2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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