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걷고 싶은 길 - 도보여행가 김남희가 반한
김남희 지음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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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그렇게 힘든 일을 왜 할까?
산티아고를 걷던 그를 보면서도 그렇게 느꼈지만 힘들어하면서도 유머와 위트를 잃지 않는 김남희씨가 새삼 대단하게 느껴진다.

그 아름답다는 프랑스 몽생 미셀 앞도 걸어도 들어가는구먼 싶었는데, 그 아름다워 보이는 초원지가 똥밭....정말 예상외의 모습도 보게 되면서 웃음 짓게 만든다.

왜 그 고생을 하면서 걸을까? 싶더니만 그래도 스코틀랜드 웨스트 하일랜드 웨이, 아일랜드 위클로 웨이, 잉글랜드 레이크 디스트릭트 거리는 정말 걸어보고 싶다.
 

“여행을 했다고 해서 내가 더 노련해지거나 현명해진 것은 아니다. 오히려 오래 돌아다녔기 때문에 더 늙고 몸만 뻣뻣해졌을 뿐이다.”

아니다. 메스너는 지나치게 겸손을 부린다. 그는 조금씩 현명하게 늙어가는 법을 배우고 있는 게 틀림없다.

65p 
 

그도 같은 마음으로 여행을 하고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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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에도 없는 그곳, 노웨어 - 적도의 태평양에서 오로라의 북극까지
김지희 외 지음 / 예담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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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한 번은 들어봤지만 가기 힘들어 단지 가고 싶은 여행지로 꼽았던 곳이나 아주 낯선 곳으로의 여행기이다. 
 

나의 진정한 길벗 <론리 플래닛-남태평양과 마이크로네시아>는 투발루에 20쪽을 할애하고 있었다. 9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투발루는 육지 면적을 다 합쳐봐야 마포구 정도. 서울의 20분의 1 면적밖에 안 된다. 그러니 여행자 안내센터나 브로슈어는 필요 없다. 공항이 있는 푸나푸티 섬에 은행과 우체국, 호텔과 택시회사, 중국 식당과 스쿠터가 있으니까.

5,000원을 주고 ‘DAERIM' 스쿠터를 빌렸다. 한국산 중고 대림 오토바이가 투발루에 와 있었다. 스쿠터로 남쪽 끝에서 북쪽 끝까지 도는 데 40~50분이면 된다. 이게 푸나푸티 사람들이  대부분의 인생을 사는 세상의 전부.

“탈로파!”

‘부르릉 부르릉’ 마을을 취젓고 돌아다니니 사람들이 눈썹을 약간 치켜뜨며 눈인사를 한다. 푸나푸티의 인구가 4,500명. 한 사람 건너면 친구뻘이고, 두 사람 건너면 친척뻘이다. 그러니 1년에 200명이 채 되지 않는 방문객이 들어오면 당연히 투발루 사람들의 레이더에 잡힌다.

143p

태평양 한복판에 눕다-투발루 
  

이미 물에 잠기기 시작해 국토를 포기했다는 투발루는 여행객이라고는 환경 문제 때문에 나타나는 사람 몇 명 뿐이라는 투발루의 여행기는 더욱 인상적이다.

투바 공화국이라는 이름도 듣도 보도 못한 곳을 가느라 ‘크라스노야르스크까지 기차로만 3박 4일’(33p)도 모자라 거기서 ‘다시 아바칸까지 17시간 야간열차를 탄다. 아직 기절하지 않았다면 아바칸 역에서 키질행 버스에 올라 10시간만 더‘(33p) 달려... 오로지 북극곰에 꽂혀 알래스카 중에서도 제일 북쪽 이름도 처음 들어보는 카크토비크, 북위 78도 14분의 이름도 낯선 스발라르를 24시간 내내 백야현상을 보러 북극 체험하러, 마을 사람들 300명 중 250명이 한 건물에 사는 신기한 곳 위티어의 베키츠 타워 등 ...정말 제목 그대로 어디에도 없는 그곳을 여행가 또는 그만큼의 방랑벽이 있는 여러 명의 기자들이 글을 맛나게 쓰고 있다.

각 글의 말미에 있는 위치, 교통 등 information이 좋은데, 특히나 낯선 그곳들의 역사와  매력 포인트나 미리 준비해야 할 것의 내용이 재미있다. 사진들도 다 기대 이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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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삐돌리오 언덕에 앉아 그림을 그리다
오영욱 지음 / 샘터사 / 200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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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라질에서 모든 것을 잃어버리고 다시 시작된 남미에서, 아프리카를 돌아 유럽에 이르는 일 여 년이 넘는 여행의 흔적들...

펜으로 그린 스케치는 요근래 보게 되는 현란한 컬러 사진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섬세한 감각을 엿볼 수 있고, 많지 않은 나이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여행의, 삶의 무게를 느낄 수도 있다.  

 

유럽에서는 여행 중인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각자의 인생에서 가장 소중할 기억들을 만들어가는 사람을 만나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다만, 어쩌면 내가 그들을 다소 피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나에게 있어 여유는 한가한 해변에서보다 북적거리는 도시에서 더욱 짜릿하게 느낄 수 있다.

여행에 있어 포기할 줄 안다는 것은 꽤 유용한 기술이다. 내 앞에 놓인 서너 개의 선택 앞에서 하나만을 취하면서 다른 것들을 먼 훗날로 미룰 수 있는 여유가 치열하게 살아가는 우리나라 사람들과는 어쩌면 맞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인간사가 그러하듯 버린 만큼 얻을 수 있는 것이고, 가끔은 과감한 포기가 더 큰 행운을 가져다준다고 믿는다.

나에게 여유는 그런 것이다.

다시, 여행을 떠나며 309 
 

 

오랜 기간의 여행으로 시간에 쫒겨 다니던 내게 여행에서의 여유로움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생각이 절로 들게 하는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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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5시 동유럽의 골목을 걷다 - 한 소심한 수다쟁이의 동유럽 꼼꼼 유랑기
이정흠 지음 / 즐거운상상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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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유럽이라 하면 체코, 헝가리, 폴란드 등만을 많이 떠올리는데, 유고슬라비아에서 독립된 많은 나라들과 루마니아, 불가리아 등을 포함한 이야기라 <론리 플래닛>을 들고 다닌 글쓴이처럼 이 책을 들고 다녀도 역사와 문화를 모두 알 수 있도록 상세하게 나와 있는 매우 꼼꼼한 여행기이다. 
 

또, 요네하라 마리의 <프라하의 소녀 시대>라는 책 덕분에 동유럽 여행 계기가 되었다고 책 첫머리에 명시하고 그 책에 실린 곳들의 추적 덕분인지 특별히 베오그라드의 세르비아 발칸의 역사를 자세히 알 수 있었다. 

 

“아무도 누가 세르비아인이고 누가 크로아티아인이며 누가 무슬림이냐고 묻지 않았다. 우리는 모두 한 인민이었으니까. 그 사실을 어떻게 물릴 수 있을까. 나는 여전히 그것이 오늘날 우리가 걸어야할 길이라고 생각한다.”

구유고연방 사람들이 다시 하나가 될 이유도, 정당성도 없겠지만, 적어도 예전에는 서로 친구였고 이웃이었고, 협력자였다는 것 정도는 떠올려도 되지 않을까. 그것만으로도 서로에 대한 증오에 폭력을 줄이는 첫걸음이 될 테니까. 꽃의 집을 방문하는 유고 사람들이 과거의 ‘강한’ 유고슬라비아에 대한 추억이나 향수가 아닌, 함께 공존하며 살던 ‘평화로운’ 유고슬라비아에 대한 그리움과 앞으로의 평화로운 ‘미래’를 꿈꾸는 거라면 좋겠다. 나 역시, 처절하게 죽고 죽인 이 밭칸의 땅에서 서로 존중하고 다름을 인정하며 공존하는 새 시대가 오기를, 그런 평화의 시대가 오기를 티토의 묘 앞에서 조심스럽게 기원했다.

코소보 [유고 사회주의의 상징 티토의 묘지] 중 363 p

 

짧았던 유고슬라비아와의 인연도 끝이 났다. 과한 감상에 시달렸지만, 그만큼 슬로베니아의 류블랴나에서 시작해 세르비아의 베오그라드에서 끝이 난 2주간의 유고슬라비아 여행은 나에게 짙은 흔적을 남겼다. 이제 지도에 유고슬라비아라는 나라는 없지만, 내게는 죽을 떄까지 잊을 수 없는 기억이었다. 이제 각기 다른 나라지만, 슬로베니아도 크로아티아도 몬테네그로도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도 세르비아도 모두 고맙다는 인사말은 같았다. 흐발라hvala 정말, 진심으로 ‘흐발라’다.

코소보 -[베오그라드의 메이 데이] 중 367p

전쟁의, 또는 내전의 상처로  힘겨운 지역들의 모습을 바라보는 마음이 짠해지는 내용이 많다.


전쟁으로 폐허가 된 건물 옆에 눈부시게 아름다운 다리가 놓여있기도 했고, 지친 표정으로 구걸하는 사람을 지나면 세상에서 제일 세련된 복장으로 거리를 활보하는 사람들도 볼 수 있었다. 동유럽은 나의 선입견이 어떻든 아주 특별하기도 한, 그런 곳이었다. 마치 낮과 밤의 경계에서 때로는 어정쩡하게 때로는 독특하게 풍경을 만들어내는 오후 5시처럼 말이다.

작가의 글 [동유럽 여행에 대한 사소하고 솔직한 수다] 중 8

처음에는 화려하게 나와 있는 여느 여행기와는 다르게 화보가 많이 없어 서운한 감이 있었지만, 색감을 죽인 가끔씩 나오는 사진들이 오히려 동유럽의 오후 5시같은 분위기를 제대로 냈다는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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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틱 인디아 - 채유희 여행 에세이
채유희 글.사진 / 달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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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에 와서 처음에 나를 힘들게 했던 건 지저분함, 소음, 더위 등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하지만 그보다 나를 더 힘들게 했던 건 바로 인간에 대한 실망이었다. 여행자를 상대로 계산을 속이고, 사기를 치고, 사람을 돈으로만 보고 예의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무례함과 무책임한 행동들. 여행 책자에 떡하니 쓰여 있던, 영적인 빛으로 충만한 신들의 대지라는 문구는 어디로 가고 상식이 통하지 않는 혼돈으로 충만한 무개념의 대지라니.

인도는 명상을 하는 나라가 아니라 명상을 하게 만드는 나라라고 하더니, 인도에서 참 많이 참고 인내하는 법을 배우게는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뉴델리에 와서 며칠 만에 인도 사람들에 대한 나의 신뢰는 거의 제로에 가까울 정도로 급강하했다. 급기야 너희들이 이렇게 나온다면 나도 인간에 대한 예의를 지키지 않겠다는 말까지 튀어나올 지경이었으니까.
34p

언젠가 인도 사람들은 왜 이렇게 다 나쁘냐고 묻자 한 인도 청년은 이렇게 대답했었다.

“사람의 열 손가락은 모두 같은 손가락이지만 다 다르게 생겼어. 인도 사람들도 모두 같은 사람이지만 다 다르기 마련이야. 인도에는 사람을 속이는 사람도 많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도 많아.”

나중에 인도를 떠나게 될 즈음에는 나도 알게 되었다. 인도에는 곪고 거친 손가락도 있지만 예쁘고 곧은 손가락도 많이 있다는 사실을.

인간에 대한 예의 39p 
 

 위의 글이 아니더라도 대체로 인도에 대한 평가는 극과 극이다.   인도를 다녀오면 요기나 명상가가 되거나, 아주 진절머리를 치며 인도에 대해 혐오감을 갖거나

그 모두를 보고 느끼면서 로맨틱 코드라니 왠지 조합이 맞을 것 같지 않은데  때로는 유머러스하게 때로는 잔잔한 감성으로 시선을 따뜻하게 하는 렌즈의 촛점도 좋고 인도를 읽어내는 새로운 느낌의 인도 여행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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