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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인간이 요리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실은 반대다. 요리가 인간을 만들어냈다.

랭엄은 "생식이 효과적인 비만 치료법일지는 몰라도, 인간은 태초부터 줄곧 화식을 했다"고 했다.

한 종에서 다른 종이 갈라져 나오는 데 보통 1만5000~2만년이 걸린다. 랭엄은 "오로지 추정할 수 있을 따름이지만, 최초의 직립원인 무리는 대략 2000~3000명쯤 되지 않았겠느냐"고 했다. 오스트랄로피테쿠스·호모하빌리스·직립원인은 상당기간 겹쳐서 존재했다. 모두 멸종해도 직립원인은 살아남아 가지를 쳤다. 독자 여러분이 거기서 뻗어나온 맨 마지막 가지다. 뉘신지 모르나 맨 처음 고기를 구워드신 그분께 박수.

남녀 한 쌍으로 이뤄진 결혼 제도. 그 유구한 역사의 시작은 결국 화식이었다. 저자는 과감하게 말한다. “남자에게 결혼의 동기는 성관계 대상에 대한 필요보다는 일상적으로 반복되는 요리에 대한 필요인 듯 하다.” 원시시대부터 결혼은 경제 공동체였다는 주장이다.



팀 하포드(Harford·38)는 "안 망하고 싶거든 '망하면 안 된다'는 생각부터 버리라"고 했다. 책 제목 '어댑트(Adapt)'는 외부의 변화에 맞춰 자기 자신을 '끊임없이 바꾸라'는 뜻이다.

다만, 바꾸는 데도 요령이 있다. ①새로운 아이디어를 시도하라. ②이 시도는 '실패해도 살아남을 수 있는 규모'라야 한다. ③안 되면 재빨리 털어라.

혁신적인 아이디어는 대개 다양한 아이디어를 이리저리 섞다 나온다. 그러나 일단 최초의 아이디어를 얻은 뒤에는 어느 정도 아이디어가 숙성될 때까지 기존 프로젝트들로부터 떼어놓아야 한다. 그래야 흐지부지 통념에 흡수되지 않는다.

지은이는 시행착오를 권한다. 단 ‘좋은 실패’를 하란다. 이를 위해 레닌 댐 등 스탈린의 대형 국책사업을 비판하다 처형된 러시아 산업컨설턴트의 이론에서 비롯된 ‘팔친스키 3대 원칙’을 소개한다. 바로 새로운 아이디어를 찾고 새로운 것을 시도해 볼 것, 새로운 걸 시도할 때는 실패하더라도 살아남을 수 있는 규모로 할 것, 피드백을 구하면서 실수로부터 교훈을 구할 것 이 세 가지다. 지은이에 따르면 소련의 계획경제는 수익동기라는 원동력과 민간 창업자들의 창의성 부족 탓에 무너진 게 아니라 팔친스키 처형에서 보듯 반복적인 ‘변이’와 ‘선택’이 불가능한 때문이었다고 주장한다.


경제학자의 중진들도 서브프라임 문제의 본질과 미래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던 것이다. 경제 이론을 철저하게 연구하고 풍부한 식견과 깊은 통찰력을 갖추었다고 할 만한 이들조차 왜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의 본질을 파악하지 못했을까?

이유는 간단하다. 그들은 실물경제를 경제이론의 관점에서만 보았기 때문이다. 실물경제는 이론대로만 움직이지 않는다. 이론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불규칙한 여러 사건들이 얽히면서 현실의 경제는 변하고 있다. 이론에 맞추어 현실을 파악하려 들면 경제의 실상은 손에 잡히지 않는다. 선입견이 생기기 때문이다. 경제를 움직이는 국가와 기업의 의도, 욕망, 역학관계 등 세상의 본질과 경제의 본질을 종합적인 관점에서 보아야만 큰 흐름이 눈에 보이고, 제대로 된 경제 예측도 가능해진다.




이상한 일이다. 지금쯤은 '하나의 유령이 세계를 배회하고 있다'로 시작하는 '신공산당 선언' 비슷한 것이 나올 법도 한데 세계는 여전히 고장난 자본주의를 수리하는 데 여념이 없다. 미국이 대변하는 자유시장 자본주의는 경제위기로 심각한 결함을 드러내면서 본토에서 추락했는데도 말이다. 지난 1989년 종언을 고한 사회주의 종말의 기억이 너무 짧고, 그 이후 다시 그쪽으로 돌아간 국가도 없다는 팩트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시장은 실패했고, 국가의 역할은 다시 강조되고 있지 않은가. 그렇다면 사회주의는 아니지만 국가자본주의는 어떤가. 국가자본주의 대표선수 중국은 빚더미 미국에 돈을 빌려주는 채권국이고 지난 30년간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으며 최악의 경기 침체에서 세계 경제를 나름대로 견인하고 있지 않은가. 국가자본주의 다른 선수들인 러시아·사우디아라비아·브라질·인도 등도 이 경제 불황의 와중에서 신용등급이 강등되고, 디폴트의 위험 속에 있는 미국과 유럽 일부 국가보다 훨씬 더 선방하고 있다. 이 책은 이런 질문에 대한 답이다. 스탠퍼드 정치학 박사 출신으로 컨설팅업체 유라시아그룹 회장인 저자는 국가자본주의가 과연 자유시장 자본주의를 대체할 수 있는지를 진지하게 검증하고 있다.



셰익스피어의 희곡 ‘템페스트’에 나오는 구절 “지옥은 텅 비었고, 모든 악마들이 여기에 있도다”에서 따왔다는 제목 속 ‘여기’는 세계 자본주의의 심장부 월가를 가리킨다.

미국 저널리스트인 저자들이 지금 월가를 비롯해 세계를 휩쓸고 있는 젊은이들의 분노의 원천인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의 전말을 정리했다. 방대한 인터뷰와 자료 조사를 통해 완성된 책에는 '아메리칸 드림=내 집 마련'이란 목표를 포기하지 않은 정부, 금융상품 개발자, 신용 평가기관, 월가에 두루 만연했던 과도한 경쟁과 탐욕, 부패 그리고 막연한 낙관주의가 어떤 비극을 불러왔는지 상세히 적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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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신간평가단 2011-11-09 2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체크완료했습니다 :)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