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수의 소설집 <나는 유령작가입니다>를 읽는 중이다. 단편 <거짓된 마음의 역사>에 이런 구절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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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놓고 얘기합니다. 한 여인을 미합중국으로 데려가는 일을 할 뿐인데, 그게 양키면 왜 안된단 말입니까? 어쨌든 당신의 영원한 사랑을 증명하기만 하면 되는 일인데, 뭐가 그렇게 복잡하단 말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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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립탐정인 화자가 조선으로 도망간 약혼녀를 찾아와 달라고 자신을 고용한 고용주에게 쓴 편지의 한 구절인데, 전에 쓴 편지에서 의도하지 않게 고용주의 친척을 '정치적으로' 모욕한 이후 고용주가 송금을 중단하자 하는 소리이다. 화자는 "모든 민족은 개인과 마찬가지로 도덕적 책임감을 가지고 행동하라"는 구호를 옹호하는 북부출신의 양키이고, 고용주는 남부의 부유한 지주 정도되리라. 제3세계에서 흔히 '양키 고 홈' 할 때의 양키는 대략 백인계 미국인이면 다 싸잡아서 비난하는 말이기 때문에, 진성 양키로서는 '양키 고 홈' 이란 소리를 들으면 좀 억울한 생각이 들겠다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