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마다 책 읽는 습관이 다르다. 지난 주 책에 빠진 어느 블로거의 글을 읽다 조금 놀랬다. 자신은 소설과 만화 외는 거의 읽지 않는다고 한다. 나는 소서로가 만화는 거의 읽지 않는다. 책 읽는 종류가 이리도 다르단 말인가. 새삼스럽게 놀랬다.
독서에 관한 세가지의 방법을 소개한다. 하나는 독서의 역사를 소개한 알베르토 망구엘의 <독서의 역사>이고 <책읽는 역자는 위험하다> 와 <독서국민의 탄생>이다.
1. 독서의 역사
알베르토 망구엘의 맛깔스러운 글맛이 느껴지는 책이다. 처음에는 약간 당황했다. 기존의 역사 개념으로 생각한 탓이다. 그곳에서 약간 비껴나간 듯한 글쓰기는 읽는 내내 흥미를 읽지 않게 해 준다. 덤으로 주어진 것이다. 어쨋든 이 책은 독서의 역사를 알려 준다는 점에서 기존의 전통방식의 개념으로 이해해도 무난하다.
스티븐 로저 피서의 <읽기의 역사>는 그야말로 독서의 역사를 가장 확실하고 분명하게 보여준다. 처음 문자로부터 초기의 낭독과 묵독으로의 넘어가는 이유들을 조목조목 알려 준다. 내가 알기론 이 책이야 말로 진정한 독서의 역사라 부를 만 한다. 그러나 망구엘의 독서의 역사와 이 책을 함께 읽으면 독서의 역사에대한 명확한 이해를 갖게 될 것으로 자부한다.
2. 책 읽는 여자는 위험하다.
굳이 이 책이 책 읽기의 방식에 집어 넣는 이유가 있다면, 여자와 독서는 어울리지 않기 때문이다. 정말? 정말이다. 현대인들이야 여자의 독서는 일반적이지만, 그것은 최근의 일이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경우만 봐도 여자들이 책을 읽고 공부를 하는 것이 일반화 된 것은 부로가 30년 정도 밖에 되지 않았다. 내가 어릴적만 해도 여자는 공부 안 해도 좋은 신랑 만나면 팔자를 편다는 속설이 정형화 되어 있었다.
여자의 독서는 위험하다는 이야기는 독서의 역사에서 충분히 공감되는 부분이다. 이것은 여자의 권리가 그만큼 신장 되었다는 것이며, 주류가 되어가고 있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일단 이 책은 텍스트에 의한 책이 아니다. 책 읽는 여자의 그림을 설명하는 책이다. 그럼에도 독서의 역사를 충분히 말해준다. 책이 지식을 담은 것이라면, 남자들의에의해 읽혀지고 다루어진 책이 여자들에게 넘겨졌다는 거이다. 도발이고 반역이고 위기다. 남자와 여자의 책 읽기는 다르다. 여자는 감정을 위해, 남자는 지식을 위해 읽는 탓이다. 독하게 마음 먹지 않으면 여자들의 손에 들리워진 책을 탐탐치 않게 여길 남자들이 대부분이다. 남자들이여 여자들의 반란을 거부하지 말라. 이것은 곧 새로운 시대가 도래했음을 알리는 것이니...
그러니 여자의 반란을 독서 역사의 한 사건에 삽입하는 것이 마땅치 않을까.
3.독서 국민의 탄생
이 책이 중요한 이유가 있다. ?? 뭐냐구? 여자의 책 읽기가 남자에게서 책을 빼앗은 쿠테타였다면, 이 책은 여자뿐 아니라 노예, 어린이, 노인에 이르기까지 모든 국민이 책을 읽게 되었다는 사실이다. 이것이야말로 프랑스 혁명 이후 최대 최고의 사건이 아닐까.
일본의 메이지 유신의 힘은 대중화이다. 과학화이다. 또한 혁명적이다. 신화에서 역사로 넘어오는 다리요 사다리요 임계점이다. 독서국민이란 말은 참 묘하다. 이러한 방식의 언급은 이 책이 처음이다. 하여튼 이것은 근대적 독서의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중요한 명칭이다. 말 그대로 독서가 지역적 한계를 넘어 전 나라로 확장되었다는 점은 분명하다.
저자가 독서국민의 시작을 철도의 발달과 연계시킨점은 바른 지적이다. 독서국민이 되려면 먼저 유통망이 확실하게 구축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전국민이 한 이야기를 듣는다는 것은 곧 하나의 생각, 하나의 이념, 하나의 이데올로기를 가질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둘 만하다. 이러한 독서국민이 곧 일제의 한반도 침략으로 이어지는 것은 당연하다. 이것은 예외이니 일단 넘어가고...
독서국민이 되려면, 가자 좋은 도구가 신문과 주간지 월간지이다. 이러한 매체들은 속도와 흥밋거리 등을 충분히 제시해 준다. 신문에 질리는 것을 본적이 있는가. 없다. 왜? 신문이기 때문에 날마다 새로운 이야기가 쏟아져 나온다. 그러나 신문은 의도적이고 작위적이다. 독자들은 모르지만 신문사는 의도적으로 이것을 편집한다. 전제국가에서 가장 먼저 하는 일은 방송매체의 장악이다. 프랑스혁명의 승리는 칼이 아닌 '펜'으로 싸웠기 때문이다. 이것이 진정 신문의 힘이다.
하나더 있다. 독서국민은 지식의 보편화를 뜻한다. 일본의 저력은 바로 여기에 있다. 우리나라는 2009년 연구 결과 40%의 사람이 책을 1년에 단 한 권도 읽지 않는다고 한다. 무슨 미래가 있겠는가? 부끄럽다. 일본이 이제는 책을 많이 읽지 않는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아직도 읽지 않는다. 읽지 않는 일본과 읽는 한국을 비교해도 일본이 수십배를 읽어 낸다. 책의 보편화는 지식의 보편화요. 가능성의 토대가 든든해 진다는 뜻이다. 부럽다. 일본... 독서대국 일본이 부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