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관에 다녀왔다. 동네에 있는 영화관이라 아는 사람을 만났는데 아기를 두고 영화를 보러 온 걸 놀랍게 생각했다. 옆에 있던 남자가 말한다.

아는 사람의 남자: 얼마나 영화가 보고 싶었으면

나: 가끔 보러 오는데요.

아는 사람: 혼자 오진 않았겠지?

나: 혼자 왔는데요.

 아기 아빠가 한밤중에 영화를 보러 오면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했을거면서. 흥칫뿡!

 

 하정우와 배두나에 '끝까지 간다' 감독의 영화라 기대를 했다. 왠지 가다만 느낌. 끝까지 간다가 편집과 속도감으로 밀어부쳤다면 터널은 봉준호처럼 주도면밀하게 사회풍자를 하지 않고 생존으로 밀어부치지도 않았다. 게다가 끝은 허무했다. 영화 보기 전에 아기 아빠가 그거 다 꿈이라면서 초를 치는 바람에 어디 언제 꿈에서 깨나 생각하느라 영화의 리듬감도 놓치고 말았다. 세월호 참사로 재난영화는 영화로만 보이지 않는다고 해도 기대가 커서인지 실망스러웠다.

 

 집에 와보니 아기랑 아기 아빠는 잠들어있었다. 비가 쏟아지고 나니 공기가 선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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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6-08-19 09: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화보는 게 몇 시간이나 된다고 그걸 가지고 놀란대요들? -_-

Arch 2016-08-19 22:41   좋아요 0 | URL
ㅋㅋ 더 놀랄 일도 많은 요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