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밀화로 보는 과일의 역사
마이크 다턴 지음, 정은지 옮김 / 오브제(다산북스)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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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리류를 명확하게 구별해보고 싶은 마음이 늘 있었는데, 이 책 구석구석에 베리들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와 옮겨 적으며 알아간다. 보이즌베리에 대해서는 알고 싶었으나 인터넷 자료가 빈약하여 허전한 마음이 있었는데, 역시 책에서 읽는 정보가 최고다 라는 생각이 들정도로 자세히 나와 있다. 그리고 알고 싶었던 붉은 열매 이름이 있었는데, 레드 커렌트 였다. 세밀화가 곁들여진 과일의 역사. 토막 상식 같은 짧은 글들로 이루어져 있어 술술 읽힌다. 하드커버에 예쁜 그림 짧고 쉬운 정보들. 소장하고 싶은 책이다.

 

구스베리 금지령

20세기 초부터 1966년까지 구스베리 재배는 미국 어디서건 불법이었다. 구스베리 관목은 잣나무털녹병이라는 끔찍할 정도로 파괴적인 균류의 잠재적 숙주로, 엄청난 상업적 가치를 지닌 스트로브잣나무에 위협을 끼치는 존재로 간주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후에 재배용으로 길들여진 구스베리 관목은 거의 위험하지 않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연방정부의 금지는 해제되었다. 그렇지만 몇몇 주에서는 구스베리 경작 규제가 오늘날에도 여전히 남아 있다.12

 

약효 하면 엘더베리

2002년에서 2004년 사이 노르웨이 화학자들이 십 년 전 이스라엘에서 수행된 감기 치료에 관한 성공적인 실험들을 연구한 결과, 엘더베리 추출물은 A형 및   B형 인플루엔자를 막는 데 효과가 있을 뿐 아니라, 독감(특히 신종플루)을 막기 위해 일반적으로 처방되는 현행 항 바이러스 약품들보다 크게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입증되었다. 어떤 독감 환자들은 항바이러스 약품을 처음 투약 받은 지 48시간 내에 항바이러스제에 대한 저항력을 키운다는 사실이 2010년에 발견되었는데, 이를 고려하면 엘더베리의 효과는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더구나 엘더베리의 추출물은 별다른 수고나 비용 없이 집에서 직접 조제할 수 있다. 말린 블랙 엘더베리를 보드카를 밀폐한 병 속에 담근 후, 어두운 찬장에 5주간 보관하며 며칠에 한 번씩 흔들어 주면 된다. 꼭 그래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거의 5주쯤 되면 액체를 거를 수 있다. 독감 증상이 나타난 후라면, 티스푼으로 한 숟가락씩 하루에 네다섯 전 정도 복용하는 것이 적당하다. 증상은 24시간 안에 사라지기 시작할 것이다. 하루 한 숟가락이면 독감 철에 예방책이 된다. 21

 

 

보이즌베리

 

보이즌베리는 라즈베리, 블랙베리, 로건베리의 품종간 교잡종이다. 모양은 블랙베리를 늘린 것처럼 생겼으며, 익으면 큼직한 씨앗과 진한 밤색 빛깔을 지닌 큼직한 집합과(2개 이상의 꽃에서 생긴 낱낱의 작은 과실들이 덩어리를 이루어, 외관상으로 하나의 과실처럼 보이는 것)가 된다...51

 

마법의 오디

덜 익은 오디, 그리고 뽕나무의 녹색 잎과 새순에는 흰 수지성 액체(라텍스)가 함유되어 있다. 이를 삼키면 위에 탈이 나기 쉽다. 그리고 덜 익은 열매를 섭취하면 감각이 고조되거나 중독되어, 환각을 경험할 수도 있다. 80

 

레드 커런트

헤드 커런트는 구즈베리의 친족인 까치밥나무과에 속하며, 북유럽과 서유럽이 원산이다. 낙엽성관목에서 반투명한 붉은 열매가 다수 자라는데, 자리가 잡힌 관목은 여름 중엽과 말엽 사이에 약 4킬로그램에 달하는 열매를 생산할 수 있다. 이 열매는 약간 신맛이 나면서 상큼하고 달콤한 풍미를 지닌다...생과일로 먹을 수 있으며, 파이나 타르트에 넣어 굽기도 하고, 잼이나 젤리로 만들기도 한다.(젤리는 특히 양고기 구이의 소스를 만드는데 쓰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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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양 다자이 오사무 컬렉션 2
다자이 오사무 지음, 이호철 옮김 / 열림원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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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문장 한 문장이 마음을 조곤조곤 밟아주는 느낌이다. 밟는다는 게 밟아버린다는 뜻이 아니라 이른 봄 보리밭을 밟아 주듯 흙의 감촉을 느끼듯 마음을 어루만지는 기분이다. 손 끝이 아니라 발 끝으로 하는 사랑은 더 조심스럽고 예민하다. 사소해서 표현되지 않았던, 자잘함으로 꽉 차 있었던 뒤죽박죽 느낌들이, 단순한 문장 속에서 단단하고 또렷하게 드러난다. 너를 지탱해주었던 것 그리고 너를 무너뜨렸던 건 이런 사소한 순간 순간이었어. 그런데도 절체절명이었지.라고 말 해 주는 것 같다. 눈으로 활자를 꾹꾹 눌러가며 읽었다. 지금 여기, 이 순간이 지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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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옆에 있는 사람
이병률 지음 / 달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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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왔다

 

오래 삭아 가벼워진 종이같은 느낌으로

낯설지 말으라고 묵은 빛바램으로 왔다

 

이전 너의 글들은 잘 기억나지 않는다

머리 맡에 너의 책이 있으면 마냥 마음이 푸근해지곤 했다

내 마음을 알아주는 이 하나 곁에 둔 느낌이었다

그렇다고 딱히 열심히 읽지도 않았다

너의 글들은 열심히 읽는 글이 아니라

언뜻 보고 못 본 체 하고 싶은 글들이었다.

 

너의 책들은

오랫만에 만난 친구에게 문득 건네기도

여행 가방 안에 대충 던져 넣기도 좋았다

집 안 여기저기 아무데나 굴리기도 하고

카페에서 읽다가 선뜻 두고 오기도 좋았다

 

여행산문집이라 하지만

여행지를 소개하는 글들이 아님은 물론이다

<내 옆에 있는 사람>은

사람 사이에 길이 있다는 것을 전제한다

이 책은 그 길을 열심히 걸었던 흔적이다

가만 펼쳐 읽노라니

사람 사는 일이, 사람 만나는 일이 참 정스럽다

 

만나고 헤어짐이 어려워

까칠해진 마음을 잠시 내려 놓는다

 

내 옆에 네가 있다

나를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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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목원 & 식물원 23 - 꼭 가봐야 할 우리나라
이동혁 지음 / 이비락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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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들이하기 좋은 계절이 지나가고 있다. 5월, 열심히 다녀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고, 6월은 일찌감치 더워져서 다닐 맛이 꺾였다. 게다가 비 소식이 적어서 목이 타는 기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목원의 나무들은 푸를 것이다. 식물원에는 제 때의 꽃이 피어 향그러움을 자랑하고 있을 것이다.

 

<수목원과 식물원23>은 제목 그대로 '꼭 봐야할' 우리나라 수목원과 식물원 23군데를 소개하는 책이다. 전체 지도를 실었고 군데군데 포인트 팁을 알려주며, 가는 길과 입장료등의 세부정보를 싣고 있다. 최근에 나온  <도시 나무 산책기>나 <서울 사는 나무>등의 책들은 도시에 살면서도 수목원의 기분을 찾아서 느끼게 해주는 책들이지만, 한 곳에 모아 놓고 살펴 보는 맛이 있는 수목원과 식물원은 찾아가서 볼만한 힐링의 공간임에 틀림없다. 요즘 같이 사람 많은 곳은 피하고 싶은 때는 더욱 그러하다.

 

식물공부에 좋은 곳, 희귀식물 관찰에 좋은 곳, 남부식물 관찰에 좋은 곳, 자연학습에 좋은 곳, 경관이 아름다운 곳, 가족 나들이에 좋은 곳으로 나누어 23곳을 소개한다.  수목원과 식물원들은 기본적으로 식물공부, 희귀식물 관찰, 가족나들이, 경관이 다 좋다. 아마도 그 중에 특히, 라는 기분으로 나눈 듯 하다. 집에 한 권 쯤 두고 이번 주말에는 어디로 가볼까 정도로 활용하면 좋을 책이다. 정경사진과 식물사진이 다수 실려 있어 가기 전에 참고하기에 맞춤하다.

 

나 같은 사람은 수목원도 구경 삼아 다 둘러 보기 보다, 한 곳에 머물러 쉬기를 좋아한다. 그래서 이런 책이 더 필요하다. 둘러 보지 못하지만 이렇게 생긴 곳이구나 정도는 알고 싶으니까. 이 책에 소개 된 몇 몇의 식물원과 수목원은 나도 가본 곳이다. 요즘 가기 좋은 수목원, 책에 나오지 않는 팁들 몇 가지만 이야기해본다.

 

경기 도립 물향기 수목원

1호선 오산대역에서 걸어 갈 수 있다. 주차장 넓고 도시락을 먹을 수 있는 곳이 따로 마련 되어 있다. 물향기 수목원의 백미는 습지 생태원이다. 습지 생태원은 습지에 낙우송이 빼곡히 들어찬 사이로 데크길을 따라 걸을 수 있다. 요즘 시기는 습지원 노루오줌이 전성기인데 분홍빛의 아스라함은 비 오는 날 더 빛을 발한다. 노루오줌이 지기 시작하는 시기에 산수국이 피기 시작하는데, 산수국이 피어 있을 땐 매일 가도 가도 또 보고 싶은 곳이 이 곳 습지원이다. 근처에 살면서 여기를 안가는 사람들은 바보다. 7월이 넘어가면 습지생태원 입구에 보라빛 불꽃방망이 리아트리스가 피기 시작한다.

 

평강수목원

평강 수목원은 5월 중순에 들러야 하는 곳이다. 국내에서 가장 많은 만병초류를 보유한 수목원이고 만병초는 5월 중순에 피기 시작하여 5월 말경에 절정을 이룬다. 만병초원은 한 번 가면 매 년 가야하는 이상한 중독성이 있는 곳이다. 만병초가 필 때 앵초가 같이 피며, 북미인디언들의 쪽빛 염료였던 밥티시아와 등대꽃, 흰작약이 만개한다. 평강수목원에 들렀다면 15분 거리 철원 시장 내에 50년 전통 철원 막국수를 먹고 오시길... 꽃화분이 많은 집이니 뒷뜰까지 둘러 보시길!

 

한택식물원

한택식물원은 사시사철 볼거리가 많은 곳이지만, 늦여름 야생화원의 투구꽃이 가장 싱싱한 곳이다. 야생화를 수목원에 식재했을 때 야생화는 야생화로서의 매력을 잃지만, 한택식물원의 투구꽃은 가장 야생화답게 잘 자라고 있다. 습지원의 데크길을 따라 핀 앵초꽃도 볼 만하고 습지원의 연꽃들과 각종 수생식물들도 관람 포인트다. 인근의 백암에서 가마솥에 끓인 순대국을 먹고 오길 권한다.

 

완도수목원

완도수목원은 2월말이 제철이다. 제철의 의미는 다분히 개인 취향이지만 완도는 뭐니 뭐니해도 동백을 보러 가야 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사시사철 가보지 않고 어떤 특정 시기를 권하는 것이니 감안.  동백꽃이 핀 수변 데크를 걷는 맛은 말로 표현할 수 없다. 완도는 지나다 기사식당만 들어가도 맛집이다.

 

청산수목원

이 곳은 서산에 있는 알려지지 않은 수목원이다. 책에 나오지 않는 곳이고. 7월부터 연꽃 축제를 하는데 나무가 많진 않지만 아이들과 함께 하기에 규모나 볼거리가 적당한 곳이다. 낙우송 사이길의 비비추가 볼 만하고, 연꽃이 피는 시기에 리아트리스가 많이 피는 곳이다. 연꽃원의 반대편으로 가면 리아트리스를 많이 식재해두었는데 아마도 우리나라에서 리아트리스가 가장 많은 곳이 아닐까 한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연꽃과 리아트리스에 관심 있는 분들은 만족할 것이다. 관람료가 영화비 정도다.

 

천리포수목원

천리포는 뭐니뭐니 해도 목련이 필 때 가야 한다. 세계 각국에서 수집한 다양한 목련들은 일제히 피고 지는 것이 아니기에 늦은 봄 언제 가도 어떤 종류의 목련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자주색 목련 불칸이 필 때 가게 되면 행운이라 할 만하다. 불칸의 우아함은 안 보고는 말을 못한다. 불칸은 언제 피는가, 서울의 목련이 다지고 나서야 핀다. 천리포 수목원은 겨울에 가기 좋은 수목원 중의 하나다. 호랑가시나무 종류가 많다. 겨울에 가서 여러 종류의 호랑가시나무 잎들만 살펴도 크리스마스 기분이 난다. 그리고 허리를 숙이고 살피면 고산지대의 암석에서 피는 에리카속의 작은 꽃들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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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의 맛, 소설 속 요리들 - 가장 인상적인 세계 명작 속 요리 50
다이나 프라이드 지음, 박대진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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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학의 맛, 소설 속 요리들>이라니. 나 같은 사람은 제목만 봐도 땡긴다. 하지만 언니네 집 탁자 위에서 이 책을 발견 한 순간, 속으로 '에이 뭐 이런 책을 사서 봐' 했다. 안그래도 살 책이 얼마나 많은데..ㅠㅠ 그래놓고 도서관에서 발견한 순간 냉큼 집어 들었다. 그랬다. 사실은 제목만 보고도 사고 싶은 책이다. 심지어 '가장 인상적인 세계 명작 속 요리 50'이라지 않는가.

 

 땡기는 제목 임에는 틀림 없지만 기대는 없었다. 어디까지나 나의 취향적 책이라 사진잡지 보는 정도로 설렁설렁 페이지를 넘기는 기분이었다. 그런데 머리말을 읽는 순간 책에 대한 호감도가 상승했다.

 

책에서 가장 생생하게 기억에 남는 것들은 대부분 등장인물이 식사하는 장면이다. <하이디>를 읽은지 20년도 더 되었지만, 여전히 하이디의 할아버지가 차려주는 치즈 냄새가 나는 금빛 토스트 맛이 입안에 감돌고...P11

 

책은 2년쯤 전, 로드아일랜드 디자인스쿨에서 작은 디자인 프로젝트로 시작되었다. 내가 읽은 소설에서 기억에 남는 음식들을 요리하고, 디자인하고, 사진으로 찍을 생각이었다. 사진기와 곧 망가질 것 같은 삼각대 하나, 홀푸드 상품권, 그리고 짝이 맞지 않은 접시들로 가득한 찬장이 당시 내가 가진 전부였고, 프로젝트 마감일은 빠르게 다가오고 있었다. P12

 

작가가 자신의 독서 경험을 이야기하면서 어떤 과정을 거쳐 이 책이 탄생했는지 알려주는데 진솔함이 와 닿았다. 디자인스쿨의 과제로 시작된 만큼, 일단 책이 아주 예쁘다. 처음 시작하는 부분에서 머리말과 교차 편집 된 사진들이 그간의 과정들을 일목요연하게 보여주고 '요리들'이 바로 보여지는데, 첫 장이 <모비딕>이다. 소설 속에서 짧게 구절을 인용하고, 아래에 작가나 소설 주변의 정보를 간단하게 적고 있다.  첫 장의 요리 사진에서 눈길을 끈 것은 조개 수프를 담은 이가 나간 보라색 그룻이었다. 선원들의 식사에 쓰였을 법한 낡은 식탁수건과 깨진 조개 껍질, 뜯어 놓은 빵은 작가의 디자인 솜씨이다. 사진 한 장에 드러난 작가의 상상력이 독자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구체화한다.

 

오, 사랑하는 친구들아, 내 말 좀 들어봐. 그것은 개암만큼 작지만 즙이 많은 조개에다가, 건빵가루와 소슴에 절여 얇게 썬 돼지고기를 섞고, 버터를 넣어 풍미를 더한 다음, 소금과 후추를 넉넉히 넣어 간을 맞춘 요리였어. p18

 

 

음...한 마디로 기대 이상이었다. 뭐 대단히 훌륭해서가 아니다. 이런 소재로 감각적인 눈요기를 제공하고 핵심적이고도 읽기 편한 책 정보를 준다는 것. 작가의 책에 대한 사랑과 책에 담긴 소재로 무엇인가를 시각적으로 재창조했다는 것, 정열적으로 만들었지만 심플한 예쁨 그 안에 다 담아내었다는 것이 이 책의 매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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