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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시퍼의 눈물 1 ㅣ 뫼비우스 서재
마이클 코디 지음, 공보경 옮김 / 노블마인 / 2006년 10월
평점 :
절판
이 작품은 종교와 과학이 극단적으로 잘못 만나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 지를 이야기하고 있다. 많은 작품에서 과학에 대한 종교의 비판과 종교에 대한 과학의 비판을 만날 수 있었지만 이 두 가지가 비판받을 수 있는 장을 마련한 작품은, 이런 충격적인 방법으로 나타낸 작품은 보지 못했던 것 같다.
어릴 적 기독교를 믿던 내 친구는 이런 말을 했다. 그때가 중학교 때였는데 다니던 교회를 새로 지었을 때였다. “도대체 교회가 저렇게 크고 멋있어져야 하는 이유가 있을까? 난 하느님께서는 저런 걸 원하시는 게 아니라고 생각해.”이 책을 읽으며 새삼 그때 친구의 말이 생각났다. 어린 아이들도 아는 데 왜 어른들, 특히 성직자들은 그런 것을 모를까.
그건 그들은 인간이고 인간에게는 한번 잡으면 놓을 수 없는 권력에 대한 욕심과 과시욕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종교와 과학은 그런 면에서 비슷하다. 인간에게 많은 것을 베풀지만 조금만 더 나아가서 그것이 과해지면 주체하지 못하고 부메랑처럼 인간을 망치고 만다.
이 작품은 그것에 대한 경고다. 종교와 과학은 인간을 위한 것이다. 어떤 것도 인간 위에 설 수 없다는 것, 그리고 인간의 신을 방패로 삼아 행하는 모든 것들은 절대 신이 계시다면 그분이 원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신 이외에 누가 신처럼 인간 위에 군림할 수 있을까. 그건 인간이 만들어낸 것일 뿐이다.
그래서 마지막 에필로그가 더욱 섬뜩하게 느껴진다. 세계 곳곳의 높이 솟은 교회들과 성당들, 이슬람 사원과 절들의 모습은 마치 그 옛날 인간이 만들려는 바벨탑과 비슷하게 느껴진다. 그리고 지금의 종교로 인한 전쟁들도. 신의 민족이라는 이스라엘이 저지르는 일들만 봐도 알 수 있다. 신께서 그들에게 살인을 명령하지는 않으셨을 텐데 말이다.
‘시험에 들지 말라.’고 하셨던가. 아마 지금 인간들은 시험에 들어 있는 것은 아닐까. 종교를 믿고 안 믿고를 떠나서 어떻게 믿음이 있는 자들이 더 잔인하고 지독할 수 있는지. 그래서 무종교인인 내게는 브래들리의 마지막 말이 더 와 닿는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