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 카를라 3부작 1
존 르카레 지음, 이종인 옮김 / 열린책들 / 2005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스파이의 세계에서 가장 질이 나쁘고 경계해야 하는 대상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내부의 스파이이고 그것보다 더한 스파이는 이중 스파이이다. 우리는 역사상 그런 스파이들이 있어왔다는 것을 알고 있고 냉전 시대가 끝난 지금 시대에도 그들이 사라졌다고 감히 단정할 수 없다. 그것은 인간의 내면에 내제된 본성이고 책에서도 나오지만 인간의 배신은 습관이기 때문이다.


인간은 모든 종류의 배신을 하는 존재들이다. 그들이 하지 못할 배신은 없다. 하지만 배신은 할 수 있는 자가 있고 하지 못하는 자가 있다. 왜냐하면 배신은 누구나가 할 수는 있지만 그렇다고 모두 하게 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 작품은 단순한 스파이 소설이 아니다. 작품 후기에도 나오지만 인간의 근원적인 스파이 기질과 배신의 습관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작품이다.

 

우선 우리가 처음으로 만나게 되는 배신은 물론 퇴직한 스마일리가 개입해서 내부의 일명 두더지로 통칭되는 스파이를 찾아내는 것이지만 그것보다 먼저 만나게 되는 것은 스마일리의 아내 앤에 대한 배신이다.

 

부부사이의 배신은 우리가 흔히 겪게 되고 만나게 되는 배신이다. 그리고 등장하는 것은 부모와 자식 사이의 배신이다. 이것은 광범위하게 딴이 친부모와 자식뿐 아니라 스승과 제자, 자신이 존경하던 선배와 후배, 상사와 부하직원 등을 망라한다. 그리고 가장 나중에 느끼게 되는 것이 국민으로서 자신의 조국에 대해 느끼는 배신감을 들 수 있다. 여기에는 개인의 사상과 이념, 생각의 차이 등 모든 것, 빈부의 격차, 불만 등도 포함된다.


얼마나 많은 인간의 삶속에 배신이 자리 잡고 있는가. 그런 것을 알고 나니 한 집단의 조직 내부의 스파이라는 존재는 약간 하찮게도 느껴진다. 하지만 그것이 이 작품이 주는 매력이다. 스파이 소설을 단순한 스파이 소설로만 보지 않게 하는 점, 이 작가가 지금까지 존경받으며 스파이 소설의 대가로 군림하는 이유일 것이다.

 

이 작품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뒤에 출간되는 두 편의 작품 <The Honourable Schoolboy>, <Smiley's People>의 세 작품이 연작으로 이루어져 <The Quest for Karla>로 엮어지게 되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세 편이 카를라를 찾는, 진정한 스파이 아니 스파이를 만들어낸 적국의 인물을 찾아가는 것으로 완성되는 것이다. 모든 것은 카를라에서 시작되어 카를라로 끝나기 때문이고 스마일리와 카를라의 인연은 오래된 것이기 때문이다.


<추운 나라에서 돌아온 스파이>를 읽고 다시는 스파이물은 읽지 않으려 했다. 너무 슬펐기 때문이다. 스파이란 얼마나 슬픈 존재인지... 하지만 이 작품을 보며 진정한 스파이 소설은 단순한 개인적 슬픔과 이념을 초월한 인간 내부의 문제임을 인식하게 되었다. 그것은 하나의 콤플렉스인 것이다. 인간이 근원적으로 가지고 있는. 이 시리즈가 계속 출판되어 내가 그런 인간의 근원에 다가갈 수 있는, 그리고 우리가 고급 스파이 소설을 접할 기회를 주었으면 한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1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06-07-03 16: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물만두 2006-07-03 16: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넵!!!

모1 2006-07-03 17: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배신이라....fbi의 국장이었던 후버인가하는 사람이 떠오르네요. 후후..

물만두 2006-07-04 09: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1님 뭐 기관이 비슷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