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라스께스 미스터리
엘리아세르 깐시노 지음, 정창 옮김 / 시타델퍼블리싱(CITADEL PUBLISHING) / 2006년 4월
평점 :
절판


벨라스께스의 그림 <궁녀들>은 서두에서 말한 바와 같이 현대인들에게 가장 신비로운 매력과 미스터리를 선사하는 작품임에 틀림없는 것 같다. 역사적으로 궁정을 무대로 그림을 그릴때 화가 자신의 모습을 그 안에 담은 작품도 거의 없을 뿐 아니라 왕과 왕비를 거울 속에서 보게 하는 작품 또한 없었다. 그들의 권위를 생각하면 그 시대 이런 그림이 그려질 수 있었다는 사실이 미스터리일 것이다. 그리고 등장인물들이 역사적으로 알 수 있어야 하는데 여전히 알 수 없는 인물이 있다는 것도 미스터리한 일임에 틀림이 없다. 네르발의 존재가 그렇다. 


이 작품은 난장이로 태어나 그런 아이들만을 모아 왕실이나 귀족에게 넘기는 사람에게 팔려 스페인 왕실에서 벨라스께스와 만나게 되고 그의 그림 <궁녀들>안에 한 자리를 차지하게 된 왕실 시종 니꼴라스의 눈을 통해 그 그림이 그려지게 된 배경과 벨라스께스의 임종 때까지를 다루고 있다. 하지만 미스터리적 측면보다는 니꼴라스의 성장에 더 초점을 맞춘 작품이라고 볼 수 있다.

 

아버지에게 버림받고 타국인 스페인에서 생활하게 된 어린 소년이 자신의 신체적 조건의 열세에도 불구하고 고귀하고 품격 있는 인물로 성장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는 이 작품은 그런 의미에서 성장소설이다. 타고난 장애와 주어진 여건, 환경 등은 극복 가능한 것이고 그것은 자신을 고귀한 존재로 만드는 것에 아무런 해가 되지 않는다는 점을 각인시키려는 이 작품은 그런 의미에서 벨라스께스의 그림인 <궁녀들>의 미스터리적 이야기보다 더 마음에 와 닿는다.


주어진 것에 만족하거나 남과 다름에 피해의식을 갖고 남과 같아지려고 나막신을 신을 것인가, 나막신을 과감하게 벗어던지고 그보다 더 나은 길을 찾아 자신만의 길을 가려 애를 쓸 것인가는 자신이 선택해야 할 몫이다.

 

‘그대 이름을 아는 이들은 그대를 기다릴 것이니라...’라는 단테 신곡 중 <천국편>에 나오는 문장으로 마지막을 장식한 것도 니꼴라스가 항상 외우고 다니던 단테 신곡의 <지옥편>의 ‘모든 희망을 포기하라.’는 문장과 대비되어 마치 두 개의 문 중 하나를 선택한다면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를 알려주는 것 같이 느껴진다. 그렇다. 자신의 이름의 가치를 위해 애쓰고 노력하는 자는 언젠가 그 진가가 발휘되어 그 진가를 알아주는 이들이 기다리는 곳에 다다르게 되는 것이다. 그러니 희망을 포기하는 것보다 기다리는 누군가를 위해 나아감을 선택하는 것이 기꺼울 것이다.


미스터리라고 하면 무조건 읽지 않으려는 독자들이 있다. 이 작품은 청소년들이 읽으면 좋은 작품이다. 미스터리와 결합해서 그다지 교훈적으로 느껴지지 않으면서 자연스럽게 아이가 소년으로 자라는 과정의 아름다움을 만나게 되고 스며드는 감정을 저도 모르게 느끼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 책을 보지 않는다면 아마도 또 한 권의 좋은 책을 놓치게 되는 것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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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5-16 17: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물만두 2006-05-16 17: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엥? 무사말쌈~ 진짜 좋은 책이라구요~^^

2006-05-17 10: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물만두 2006-05-17 1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비로그인 2006-10-26 17: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 리뷰가 적네요.. 재미있나보죠? 구입추천?

물만두 2006-10-26 18: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민님 저는 강추하는 작품입니다만 님께서 어떻게 보실지는 님만이 아시겠죠^^ 그림이 등장한 팩션 가운데 아주 좋은 작품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