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테의 빛의 살인
줄리오 레오니 지음, 이현경 옮김 / 황매(푸른바람) / 2006년 5월
평점 :
품절


이 작품은 시리즈다. 이 시리즈는 단테가 그 유명한 <신곡>을 쓰면서 행정위원으로 살인사건을 풀어나간다는 줄거리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고 모든 내용은 신곡으로 통하고 있다. 작품이 <신곡>을 쓰게 된 점과 <신곡>에 도움을 준 것들을 보여주는 듯하다. 해서 정작 열심히 사건 해결을 위해 단테는 뛰어다니지만 작가가 역점을 둔 것이 사건 해결이 아니라는 듯 뒤로 가면 단테가 사건을 해결한 게 아니라 저절로 해결되는 것 같이 느껴진다.


성녀가 등장하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다른 작품들이 연상되었다. 물론 이 작품 나름의 특색으로 무장하고 있어 비교할 수는 없지만. 배가 발견되고 그 안에 이교도 복장을 한 사람들이 살해된 채 있고 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도시로 몰려온다. 이방인들이. 그들은 왜, 무엇 때문에 이 도시로 오는 것일까. 그 안에는 단테의 전우도 있어 더욱 궁금증을 자아내게 한다.


이 시대에도 있을 건 다 있었다. 범죄도 있었고, 동성애자만의 술집도 있었고, 부정부패도 있었고 정치적 모반과 시기, 질투 등 사람이 사는 시대에 있는 것이 다 존재하고 있다. 실제로 그랬는지 어땠는지 모르겠지만.


단테는 신경질적이면서 외골수 인간으로 그려지고 있다. 그런 점이 그에게 <신곡>을 쓰게 만들었고 살인 사건을 그냥 넘기지 않고 그 안을 파헤치는 힘이 되어 준 것 같다. 그러면서도 그는 자백을 받기 위해 고문을 가하는 것은 이미 범죄자에게 패배한 것이라고 말한다. 범죄는 증거를 통해 입증해야 한다고. 이런 점은 사실이든 아니든 지금의 우리가 유념해야 할 점이라 생각된다.


빛은 하느님께 가고자 하는 열망이었던가. 아니면 자기 과시였던가. 어떤 것이었든 인간을 만드신 하느님께서 인간에게 모든 것을 맡기신 것이 아니라는 점은 지금 나타나고 있다. 인간이 스스로 자멸하는 쪽을 택하는 것 같으니까 말이다. 어쩌면 신이 선택한 것은 인간이 아니었을지도, 그것은 인간의 착각이 아니었나 생각도 든다. 이런 어리석고 교만한 자들을 신이 선택하시다니... 이 시대 신을 팔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부유해졌고 부유해지고자 했는지 아마도 단테는 그런 점도 신물이 났을 것 같다.


이 시리즈는 세편이 나온 상태다. 처음 작품이 출판 안 되고 두 번째, 세 번째가 출판되었다는 점이 아쉽다. 또 나올지는 두고 볼 일이지만 이제 행정위원에서 물러난 그가 만약 다시 등장한다면 어떤 힘으로 사건을 풀 수 있을지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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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삶 2006-05-02 19: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건 평점을 더 주셨네요.. 여기저기서 모자이크살인까지 주는 행사를 하는데도 별반 판매지수가 오르지를 않던데 작품어떤가요? ^^

물만두 2006-05-02 19: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자이크보다는 낫구요. 추리소설쪽으로 보기보다는 단테의 인생에 초점을 맞추는게 나을 것 같아요. 그래도 이번 작품의 추리는 좀 짜임새가 있더군요.

물만두 2006-05-02 2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작품은 보는 사람에 따라 극과극이니 잘 생각해보셔야 하는데 언니에게는 맞을 듯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