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는 나의 것 - 마이크 해머 시리즈 3 밀리언셀러 클럽 32
미키 스필레인 지음, 박선주 옮김 / 황금가지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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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 해머에게 반감을 가진 독자들이 의외로 많은 것 같다. 그런 독자들에게 그렇다면 이 작품을 한번 보고 다시 평가해달라고 말하고 싶다. 어떤 작가든, 어떤 시리즈든 한 작품만 가지고 평가되어서는 안 된다고 본다. 그래도 거부감이 생긴다면 레이먼드 챈들러의 <안녕, 내 사랑>을 떠올리며 이 작품을 보는 것도 거부감을 완화시키는 방법이라 생각된다. 자, 마이크 해머의 이름이 등장할 때마다 그 자리에 필립 말로를 써 넣고 자기 최면을 걸어 보는 거다. 그래서 반감이 조금 사라졌을 때 이 작품을 읽어 나가기 바란다.


마이크 해머가 술이 취해 깨어나 보니 오랜만에 만난 옛 전우의 살인 용의자가 되어 탐정 면허도 박탈당하고 자신을 뒤에서 서포트해 주던 경감 팻마저도 검사에게 밉보여서 눈에 나고 검사는 살인 사건이 일어날 때마다 마이크 해머를 용의자로 체포하려 든다. 이런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사립탐정의 면허를 가지고 있는 그의 비서 벨다가 그와 함께 사건 해결을 위해 애쓰다가 위험에 쳐하고 그가 만나는 사람들은 모두 자신보다 앞선 살인자에 의해 차례차례 살해당한다. 과연 그는 어떤 사건에 말려든 것일까...


이 작품을 읽다보면 마이크 해머와 필립 말로의 차이를 확연하게 알 수 있다. 필립 말로는 신사적이며 주로 상류층만을 상대하는 얌전한 탐정이다. 반면 마이크 해머는 자신에게 총을 한 방 쏜 자가 있다면 두 방으로 응사하는 인물이다. 절대 신사도 아닐뿐더러 여자라고 봐주는 법도 없다. 필립 말로가 상상속의 사립탐정이라면 마이크 해머는 우리 주변에 있는 심부름센터나 흥신소에 있을법한 인물이다. 그래서 더욱 마이크 해머가 현실적으로 느껴지게 되는 것이다.


필립 말로가 등장하는 <안녕, 내 사랑>에서 그에게 약간의 마이크 해머적인 기질이 있었다면 그 작품이 얼마나 더 박진감 있는 작품이 되었을지 생각된다. 그 작품 읽을 때 필립 말로가 너무 무르다는 느낌 때문에 비현실적으로 느껴졌었다.


어떤 탐정을 선호하느냐, 어떤 작가를 좋아하느냐는 개인의 취향이다. 하지만 마이크 해머에게도 기회를 줬으면 한다. 그 중에서도 이 작품이 제일 낫다. 마지막까지 알 수없는 마이크 해머의 범인 찾기와 끝에 가서야 드러나는 범인의 정체는 상당히 놀랄 만하다. 비현실적이지 않은 약간 성격 더럽고 옆에 있으면 상대하기 싫지만 막상 누군가에게 사건을 의뢰해야 한다면 나는 필립 말로가 아닌 마이크 해머같은 탐정에게 의뢰할 것이다. 사건을 위해서 인정사정없는 인물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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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6-03-29 21: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별 언니 필립 말로만큼 매력적이지는 않아도 나름대로 괜찮은 탐정이고 시리즌데 별 호응이 없는 것 같아 아쉬워요~

반딧불,, 2006-03-30 1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잔향이 너무 강해요. 박찬욱영화 제목하고 설마 관련 있남요??

물만두 2006-03-30 1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반디님 아, 그 복수는 나의 것과는 아무 상관없는 작품입니다^^:;;

반딧불,, 2006-03-30 14: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게 아까 포스트 읽은 잔향이..^^;;

물만두 2006-03-30 14: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Koni 2006-03-30 15: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전 <내가 심판한다>만 읽어봤는데... 이 시리즈는 탐정의 성격 때문인지 제목들이 상당히 도발적이에요. 제목에 모두 '나'가 들어간다는 것이 특징일까요?^^

물만두 2006-03-30 15: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게 마이크 해머의 특징이지 싶네요. 자기 중심적 탐정이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