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통함을 없게 하라 - 조선의 법의학과 <무원록>의 세계, 역사 이야기 지식전람회 1
김호 지음 / 프로네시스(웅진) / 2006년 1월
평점 :
품절


이 책은 중국의 무원록을 조선 시대에 맞게 쓴 중수무원록원해를 정약용의 목민심서와 흠흠심서에 수록되어 있는 사건을 결합해서 쉽게 설명하고 있는 간단한 조선시대의 법의학 지침서이다.


이 책의 제목만으로 보고 모 방송국에서 드라마로 만들어졌던 별순검을 생각했던 독자들에게는 다소 실망감을 안겨줄 수도 있지만 서양의 과학적 수사방법에만 익숙해져 있는 우리에게는 신선한 느낌으로 읽을 수 있게 해준다.


아쉬운 점이라면 아무리 풀어썼다고는 해도 이해하기가 쉽지 않고 글이 한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다. 주석을 달았지만 그것을 익숙하게 밑에다 단 것이 아니라 책의 안쪽에 세로로 써놔서 읽기가 힘들게 해 놨다. 단원별로 잘 요약되어 있고 그림까지 곁들여서 좋기는 하지만 너무 서구에 익숙해져 있는 우리에게는 오히려 적응하기 힘든 점이 있다.


이것을 더 잘 알기 쉽게 하기 위해서 다산 정약용의 이야기를 좀 더 하나의 이야기로 체계적으로 한 챕터로 만들어 놓고 그 사이 사이에 이런 조선의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사건 기록에 대해 알려주는 방법을 썼다면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읽으면서 우리는 우리 것에 대해 너무 모른다는 반성을 하게 되었다. 조선 시대에도 이런 체계적인 과학 수사 기법이 있었는데 지금까지 고문과 자백에 의존하는 현실이 안타깝다. 이 작품을 토대로 해서 우리만의 과학수사대가 나올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살인이라는 것은 범죄이며 그것을 해결하는 것은 인간의 기본이다. 피해자의 원통함을 없게 하는 것은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방법도 중요하지만 인간에 대한 기본적이 예의와 어떤 자세로 그들을 대하는가하는 교육이 더 절실하다고 할 것이다. 대중의 심리에 의한 것이 아닌 흔들리지 않고 언제 어느 곳에서나 기울지 않는 정의를 세우는 것, 그것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요즘이 아닌가 싶다. 원통함을 없게 한다는 뜻은 바로 무고한 자를 위하는 것도 될 것이니 인권 운운할 필요도 없을 것이라 생각된다.

 

P.S. 빼먹고 안 썼는데 우리가 알고 있는 것과는 다르게 조선시대 남녀가 유별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시체를 검시함에 있어서 남자도 참여를 했던 것 같다. 그림이 나오는데 산모이거나 중요한 곳을 봐야 할 때에는 산파가 본다고 쓰여있지만 그 산파가 보는 것을 사또나 그 이하 관리들이 참관하고 적는 모습이 보인다. 잘못된 것인지 아니면 양반의 여인의 시신과 중인이하의 여인  시신에 차별을 두었는지는 알 수가 없다. 다모는 등장하지 않는 점 또한 의아한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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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tty 2006-03-28 15: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은 생각했던거랑 좀 다르더군요. ^^

물만두 2006-03-28 15: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키티님 좀 달랐지만 외국 범죄수사집 읽는다 생각하면 괜찮았습니다^^

파란여우 2006-03-28 17: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차별없는 수사를 하라! 하라!
-여전히 닭의 머리를 쓰고 있는 파란여우-

물만두 2006-03-28 17: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차별없는 수사하라! 수사 하라! - 따라쟁이 만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