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 올해의 추리소설 - 반가운 살인자
한국추리작가협회 엮음 / 산다슬 / 2005년 6월
평점 :
절판


개인적으로 우리나라 추리소설가 가운데 장편 작가로는 노원씨를 좋아하고 단편 작가로는 류성희씨를 좋아한다. 그래서 그의 작품이 들어있다는 것만 봐도 좋다. 노원씨는 아무래도 이제 새로운 책을 내지는 않는 모양이다.

그의 작품의 어떤 점이 좋으냐고 물으면 간단하게 그냥이라고 말하고 싶지만 우선 작품의 기복이 덜하다는 면이 좋다. 그리고 잔잔하면서 여운 있다는 면, 늘 새롭다는 면을 들고 싶다. 여기 수록된 <벽장 속에서 나오기>는 사랑에 대한 이야기다. 사랑은 늘 미스테릭하다. 그런 면을 잘 파악한 작품이라고 말하고 싶다. 아쉬운 점은 추리적 미스테릭이 약하다는 점이지만 그래도 좋았다.

가장 돋보였던 작품은 박무정의 <맨손의 라은보>였다. 라은보... <잔혹과 매혹>을 읽은 뒤에 보니 이 단어가 주는 연상 작용으로 람보가 생각난다. 람보... 라은보... 언어적으로 비슷하지 않나. 이런 걸 언어적 유희라고 해도 될려나. 아님 은유나... 아무튼 독특하고 색다른 작품이었다. 우연히 만난 북한군 병사, 자신은 아무 기억도 없는 데 북한군을 잡은 영웅이 되어 있고 그의 손에 닿는 사람은 이상하게 쓰러진다. 그는 그 원인을 모른다. 아... 이런 작품이 더 많이 나와 준다면 하는 생각을 하며 읽었다.

딱 50년대에 나왔다면 좋았을 작품들도 있고 수사반장 하던 시절에 쓰였으면 좋았을만한 작품도 있다. 그만큼 작품의 간격이 크다. 우리나라 작품끼리도 그렇고 다른 나라와 비교해도 그렇다. 독자의 눈은 자꾸만 높아지는데 조금만 더 단편은 더 파격적이거나 압축적 재미를 선사하기를... 그래야 멀어지는 마음을 잡을 수 있을 테니까 말이다. 그래도 그다지 이번 작품집에는 아주 나쁜 작품은 없었다. 그것만으로 위안을 삼으련다.

사실 진짜 좋았던 건 표지였다. 표지에 쓰인 사진 작품만큼 좋았다면, 어울렸다면 더 좋았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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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즈리크 2005-11-14 12: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점수를 후하게 주셨네요. 내용도 좋아져야 할텐데....

물만두 2005-11-14 12: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진님(이렇게 불러도 될까요? 영어로 부르는게 좀 그래서요^^;;;) 제가 별이 후합니다요^^

2005-11-14 22: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물만두 2005-11-15 1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 무지 영광입니다. 속삭이신 님... 그런데 저는 문학적 완성도와 함께 추리 소설이 함께 나아갔으면 합니다. 우리나라 실정이 사실 좀 그렇잖아요... 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