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파엘로의 유혹
이언 피어스 지음, 송신화 옮김 / 서해문집 / 2005년 6월
평점 :
절판


이언 피어스의 이름만으로 기대가 컸던 작품이었는데... 이런 기대 밖의 작품이었다. 뭐, 작가의 전작을 생각하지 않거나 보지 않았다면 괜찮구만 하고 <플랑드르 거장의 그림>과 같은 평가 정도는 내릴 수 있었으련만 그의 작품 <옥스포드의 4증인>, 요즘 나온 책 제목으로는 <핑거포스트, 1663>을 본 독자라면 조금 실망할 만한 작품이다.
작가는 미술을 전공한 사람이라고 한다. 그러니 어쩌면 더 잘 쓸 수 있었을지 모르겠지만 작가가 말하려는 포인트가 추리라기보다는 미술품에 대한 어떤 점을 꼬집으려 하는 것 같아 추리적 기법의 도입이 조금 부실해 졌다고 말하고 싶다.
한 나라가 자기 나라의 문화유산을 지키는 데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많은 돈이 든다. 남의 나라가 빼앗은 것이라 할지라도, 장물이라 할지라도 국제법상으로는 합법적인 거래, 즉 경매나 이런 방식으로 되찾아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상한 논리이기는 하지만 이렇다니 라파엘로라는 대가의 모사품이 많아지는 건 당연하고 그 진위를 가리는 방법의 발달 또한 당연하다. 그런데 아무리 위대한 경찰이나 탐정이 등장해도 사건은 이미 벌어진 다음이어야 하듯 이런 경우도 위조의 방법이 더 앞서는 것이 현실이다.
진품에 가짜를 그려 넣고 그 안에서 진품은 빛을 받지 못한 채 어느 골방에 쳐 박혀 있다던가, 싼 가격에 넘어가던가, 불태워 사라지던가 한다면 그처럼 미술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안타까운 일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미술품 한 점에 몇 천억 하는 소리가 소더비나 크리스티같은 곳에서 나올 때 지구상의 거의 대다수 사람들은 좌절감을 느낄 것이다. 이것이 진정한 미술품의 가치일지 생각해 볼 문제다.
이언 피어스... 다음 작품은 다시 과거에서의 이야기라니 한 번 더 보겠지만 작가의 작품의 기복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니 독자로서 그저 안타까울 뿐이다. 하긴 작가가 위대한 작품 하나 남기기도 어려울지 모르니 이해해야 하려나... 그러기에는 아직 이 작가에 미련이 많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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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간비행 2005-07-19 21: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이 책 보려고 그랬었는데,별로인가요? 으으...

물만두 2005-07-19 2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핑거포스트를 보지 않으셨다면 봐도 괜찮아요. 그다지 나쁜 건 아닌데 전작이 너무 좋아 기대가 컸던 탓이니까요. 책은 일단 보고 싶으면 그냥 보세요. 각자 취향이 있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