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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후의 밀서 - 김성종 추리문학전집 31
김성종 지음 / 남도출판사 / 2005년 1월
평점 :
88올림픽 즈음이 배경인가 보다. 유괴와 기투와 가족간의 불화를 그려내고자 했던 모양이지만 너무 많은 것이 소재로 제공되다 보니 이것 조금, 저것 조금 하는 식으로 보여주다 그냥 끝이 나고 말았다. 그래도 우리 나라 최고의 추리 소설가인 김성종의 작품인데 너무 실망스럽다. 유괴면 유괴 하나만을 <파일 7>이나 <아기는 프로페셔널>처럼 다루던가, 기업 미스터리를 그릴 생각이었다면 그것만을 하던가 가족간의 불화를 쓸 생각이었다면 좀 더 가족 구성원의 내면을 담았어야 했다. 그런데 그 어떤 것도 없다.
아이은 유괴되었지만 유괴된 아이를 찾으려는 것도 재미가 없고, 마치 두 재벌간의 싸움을 보여줄 것처럼 하다가 그것도 그냥 흐지부지되어 버리고, 가족간의 불화는 아예 형제가 마지막에 잠깐 출연했다가 만다.
쓸데없고 쓸모 없는 베드신을 넣어 더 작품을 끌어내리고 있다. 이 작품보다 <안개 속에 사라지다>나 <피아노 살인>, <최후의 증인>이 더 낫다. 내가 본 김성종의 작품 가운데 가장 재미없는 작품이었다.
최후라는 제목의 작품을 두 작품 썼다. 생각해 본다. 최후 시리즈를 만들었다면 어땠을까 하고... 최후의 밀서라... 밀서라는 말이 참 거창하게 포장되어 있다. 차라리 제목을 바꿨더라면 좀 나았을 테고, 가족간의 불화와 기업 내부의 암투를 더 노골적으로 심화시켜 등장 인물을 비중 있는 한 사람에게 탐정의 역할을 맡겼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든다.
아니면 형사를 오병호를 등장시키던가...
기대하지 않았기에 실망도 크지 않지만 가슴은 아프다. 우리 나라 추리 소설의 갈 길이 너무 멀어 보여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