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라스케스의 거울 1
페르도 J. 페르난데스 지음, 김현철 옮김 / 북스캔(대교북스캔) / 2004년 10월
평점 :
절판


이 작품은 추리 소설이 아니다. 아니 추리 소설이다. 단 내가 원하는 방식의 추리 소설이 아니라는 뜻이다.
벨라스케스의 작품을 복원하던 남자가 그 작품의 진위에 대해 의문을 품다가 사라진다. 그리고 아들과 동료에게 쪽지를 남긴다. 아들은 아버지를 찾는다기보다 아버지가 집착하던 벨라스케스의 그림에 집착한다. 그리고 그 그림의 진위는 벨라스케스의 다른 그림인 <시녀들>안에 걸려 있는 그 작품에서 알 수 있다는 생각을 한다.
모든 인간이 창조한 작품들... 문학과 미술은 과연 어떤 것인가... 이것들은 우리에게 무엇을 주고 있는가 하는 점이 이 작품의 요지다. 내 눈이 지금 보고 있는 것이 현실이냐, 허구냐... 내가 지금 보고 있는 문학 작품을 작가가 쓴 그대로 잘 읽고 있느냐, 아님 작가의 어떤 숨겨진 의도를 놓치고 있는 것이냐... 내가 지금 보고 있는 그림은 화가가 그려내려던 그림 그대로를 보고 있는 것인가 아니면 봐야 할 무언가를 못 보고 있는 것인가...
하지만 진짜 중요한 것은 그런 것이 아니다. 그저 읽고 보고 느끼면 그뿐이다. 작가가 쓰려던 내용이 어떤 것이든 그것은 작가의 몫이고 그 작품을 읽어 내것으로 만드는 것은 독자의 몫이다. 그림도 마찬가지다. 벨라스케스의 시녀들을 보고 음... 하고 지나간들 어떠랴. 벨라스케스가 어떤 의도롤 그렸든, 그것이 가진 상징성을 그림을 보며 알 필요가 관람객에게 있을까. 그저 보고 느끼면 그뿐인 것을...
문학이여, 그림이여, 강요하지 마라... 나는 그저 내가 느끼고 싶은 만큼만 느끼고 보고 싶은 만큼만 볼 것이다. 거울에 비췬 영상이 아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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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림으로 2004-12-21 13: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가 느끼고 싶은 만큼만 느끼고, 보고 싶은 만큼만 본다..옳으신 말씀! 만든 사람의 뒤를 쫓아가는 것만큼 자기의 길을 만들어보는 것도 작품을 즐기는 방법이죠^^

물만두 2004-12-21 13: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