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테 클럽 1
매튜 펄 지음, 이미정 옮김 / 황금가지 / 2004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작품은 추리 소설이자 역사 소설이며 범죄 소설이다. 또한 이 작품은 단테의 <신곡>을 빌어 지금도 인간은 여전히 나아진 것이 없다는 것을 고발하고 있다.

19세기 미국 남북 전쟁이 끝난 직후의 혼란기에 5명의 남자들이 모여 단테의 <신곡>을 최초로 번역 출판하려 한다. 그는 단테 서거 600년이 되는 해에 출판할 계획이지만 이탈리아에서 추방당하고 이탈리아인을 비롯한 반 앵글로 색슨인들을 싫어하는 보스톤의 보수주의자의 한 사람인 하버드 대학의 이사 매닝은 이들을 훼방하려 한다. 그리고 살인 사건이 발생하는데 처음 이들은 모르지만 그것은 단테의 <신곡>을 모방한 살인이었다.

이 작품의 초점은 단테의 <신곡>을 빌어 벌이는 살인에만 맞춰 있지 않다. 그 시대 노예 해방을 위해 전쟁까지 했지만 여전히 달라진 것은 없는 상황에서 혼혈인 경찰의 어디에도 속할 수 없는 모습도 보여주고 그들이 단지 그들 프로테스탄트들의 교리와 미국적 의식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책을, 하버드라는 대표적인 대학 안에서 불태우는 장면은 역사란 언제나 되풀이되는 도돌이표라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자신들이 여유 있을 때, 그리고 유리할 때는 누구든, 어떤 것이든 받아들이는 반면, 자신들에게 불리하거나 나쁘게 작용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면 가차없이 인종차별을 아직까지도 멈추지 않는 그들의 모습이 19세기에도 21세기의 모습처럼 그대로 담겨 있다.

그래서 이 작품은 범인을 찾는 것, 단죄하는 것에 의미를 두지 않는다. 유명한 시인, 출판업자 네 사람도 그다지 부각되지 않는다. 진짜 부각되는 것은 단테가 말한 그곳, 그가 봤다던 그곳이 여전히 존재함, 어디에나 나타난다는 것뿐이다.

역사 추리 소설을 좋아하는 독자들에게는 좋은 작품이 되리라 생각된다. 추리 소설이 아닌 역사 소설을 좋아하는 독자들에게도, 추리 소설을 좋아하는 독자들에게도 나름대로 만족을 줄 수 있는 작품이다.

더불어 이 작품 전에 단테의 <신곡>을 본다면 더 좋을 거라는 생각인 드는 이유는 지금도 누군가 단테와 같은 사람이 있어 <신곡>과 같은 작품으로 오늘을 묘사하리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그때와 지금이 하나도 다르지 않으므로... 몇 백년, 몇 천년이 지났다 해도 말이다. 또한 이 시대를 눈으로 느껴 보고 싶다면 최근에 나온 영화 <갱스 오브 뉴욕>이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이미 말했다시피 <다빈치 코드>보다는 훨씬 나은 작품임에는 틀림없지만 에코의 <장미의 이름>에는 미치지 못하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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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츠로 2004-07-18 09: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추리소설을 워낙 좋아하기는 하지만 다빈치코드를 읽고 난 후 이 책도 봐야할지는 조금 고민중에 있습니다.

물만두 2004-07-18 08: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빈치 코드보다야 낫죠. 옥스퍼드4증인 읽어보셨나요? 그 책이랑 비슷한데요... 에코의 <장미의 이름>보다는 못하지만요...

비츠로 2004-07-18 09: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다면 긍정적으로 고려해봐야 겠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