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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절
장-자크 피슈테르 지음, 최경란 옮김 / 책세상 / 1994년 8월
평점 :
품절
한 남자가 있다. 30년 동안 친구라는 한 남자에게 고통을 당한 남자다. 자신은 친구로 생각했고 우상처럼 여겼던 남자는 자신을 하인처럼 대했다. 그로 인해 그는 어린 시절의 친구들과 그가 가지고 있던 꿈과 사랑하던 여인을 잃었다. 남자는 그 남자에게 자신이 당한 30년 동안의 고통을 안겨주고 싶다. 복수를 하고 싶은 것이다. 남자는 기회를 엿보다 기회가 왔을 때 치밀한 계획을 실천한다. 표절이라는 무기로 공쿠르상을 수상한 남자의 생애 최고의 명예를 더럽히고 절망하게 만드는 것이다. 이보다 더 통쾌한 복수는 없다. 왜 늘 당하는 사람만 당해야 하는가. 한번쯤 괴롭히는 사람도 당할 필요가 있다. 왜 항상 선한 사람은 선한 채로 살아야 하는가. 그들도 때론 악의를 품고 악의적인 사람과 대항할 필요가 있다. 그것이 죄라면 인간의 원죄이리라.
하지만 마지막의 모양새는 이 작품을 약간 심파적으로 만들었다. 너무 재미있는 작품이라 <태양의 가면>을 읽으려 하니 이 작품의 복제품이란다. 그러니까 이런 아이디어는 한번만 써먹어야 빛을 발하는 것이다. 아니라면 탐정을 등장시켜 범인을 잡히게 만드는 식으로 했더라면 계속 쓸 수 있었을 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