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린의 눈물 넘버원 여탐정 에이전시 2
알렉산더 매콜 스미스 지음, 이나경 옮김 / 북앳북스 / 2004년 6월
평점 :
절판


<넘버원 여탐정 에이전시>에 이어지는 작품이다. 시리즈가 어떤 것은 사건으로 같은 탐정이 등장하는 것도 있고 탐정이 등장하면서 꼬리에 꼬리를 물 듯 이어지는 작품이 있는데 이 작품은 탐정 음마 라모츠웨가 다루는 사건은 독립적으로 등장하지만 음마 라모츠웨의 사생활적인 면은 계속 이어지는 독특한 방식을 취하고 있다. 물론 다른 작품들도 시리즈가 되면서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고 하는 약간의 사생활을 보이지만 이 작품은 그런 작품들과는 차원이 다르다.

음마 라모츠웨가 다루는 사건도 보편적인 서양이나 우리를 비롯한 동양에서 일어나는 그런 사건이 아니다. 누군가는 음마 라모츠웨를 미쓰 마플에 비유하기도 하지만 그것도 아니다. 그녀가 아가사 크리스티를 안다는 점만 빼고는. 그녀는 직관에 의지해 사건을 풀어 나가는 탐정이다. 그리고 이 사건들에는 어떤 트릭도 등장하지 않는다. 그런 점에서 엄밀하게 따지자면 이 작품은 추리 소설이 아닐지도 모른다. 물론 나는 추리 소설로 기쁘게 읽었지만 추리 소설을 싫어하는 독자들에게는 넓은 자연이 주는 넉넉함과 포근함을 선사할 문학 작품으로 다가갈 것이다.

안타까운 점은 이 작품을 아프리카, 이 작품의 배경인 보츠와나 사람이 쓰지 않았다는 점뿐이다. 물론 작가가 백인인 것을 빼면 보츠와나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지는 모르지만 아프리카인이 쓴 아프리카의 탐정 소설이었다면 더 좋았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토니 모리슨의 <재즈>를 읽어본 독자라면 그들에게 특유의 정서가 있다는 것을 알 것이다. 그러나 본토 아프리카의 정서는 그것과는 다른 좀 더 밝고 깨끗하다. 이 작품을 읽게 된다면 아마 보츠와나에 가고 싶어질 지도 모른다.

또 다른 비유같지만 엘리스 피터스의 <캐드펠 시리즈>에서 보여지는 캐드펠 수사의 따뜻함을 음마 라모츠웨에게서도 느낄 수 있다고나 할까. 하지만 어느 작품이 더 낫냐고 묻는다면 정서적인 면에서는 음마 라모츠웨 시리즈에게, 추리 소설적 면에서는 캐드펠 시리즈에게 점수를 더 주고 싶다.

정말 매력적인 작품인데 내 서평이 번번이 누가 되는 것 같아 미안하지만 읽어볼 것을 간절히 권하고 싶다. 이 작품, 이 시리즈는 정말 읽을 만한 가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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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긋 2004-07-14 10: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물만두님이 추천하는 작품이라면
보관함에 꼭 넣어둘게요!!!
사실은 여자탐정에 굶주려 있어서...

물만두 2004-07-14 11: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계속 출판된다니 기대해도 될 것 같아요. 무척 신선하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