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탐정 쇼타로의 모험 1 - 고양이는 밀실에서 점프한다 고양이 탐정 쇼타로의 모험 1
시바타 요시키 지음, 권일영 옮김 / 시작 / 2010년 6월
평점 :
절판


처음 시작은 기묘했다. 고양이 탐정이 등장한다고 해서 기다렸는데 아무리 기다려도 고양이 탐정은 등장하지 않았다. 어라? 그러면서 보는데 이 스토커의 망상과 하는 짓이 점점 스릴러로 다가온다. 그리고 드디어 쇼타로를 만났다. 이렇게 시크한 고양이라니. 아니 고양이란 존재는 원래 시크하고 무심한 동물이다. 자신의 주인을 주인이 아닌 동거인이라 여긴다. 쇼타로의 행동을 보면 이 작품이 만화로 만들어져도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저절로 들게 된다. 문장 문장에서 쇼타로의 표정이 연상되서 키득거리며 웃게 되고 귀엽고 부드러운 털을 쓰다듬어 주고 싶어지게 만든다. 가르랑, 야옹하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고 고양이의 기지개켜는 모습을 따라하고 싶어진다. 아주 유쾌하면서 하드보일드한 고양이가 바로 쇼타로인 것이다. 

쇼타로의 동거인 사쿠라가와는 안팔리는 추리소설가다. 쇼타로는 같은 추리소설가인 센겐지의 집에서 태어나 자라 친분있는 사쿠라가와와 함께 살게 된 고양이다. 그러니까 글은 몰라도 서당개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다는 속담처럼 추리할 수 있는 고양이가 된 것이다. 여기에 사쿠라가와가 결정적으로 고양이를 내세워 추리소설을 쓴 것이 시발점이 되어 인간의 시점과 쇼타로의 시점으로 나뉘어 각기 다른 색깔의 단편들의 이야기가 등장한다. 나는 특히 쇼타로가 등장하는 작품이 마음에 들지만 인간이 그저 스쳐지나가는 고양이로 쇼타로를 보는 작품도 나름 매력이 있다. 어떻게든 쇼타로는 등장하게 되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사랑하는 S를 위한 레퀴엠>, <빛나는 발톱>, <징글벨>은 모르는 타인이 등장해서 사건이 발생하게 되기까지 인간의 심리에 대한 묘사에 중점을 둔 작품들이다. 인간의 망상과 집착이 스토커에게 나타나고 사랑에 대한 불신이 불륜을 일상적으로 만들고 크리스마스에는 반드시 혼자있고 싶지 않다는 콤플렉스가 자신감을 잃게 만들어 결국 피해를 입게 되고 살인이 일어나게 하는 것이 인간의 어리석음때문이라고 작품에 잠깐 고양이 자체로 등장하는 쇼타로가 말을 한다면 그런 말을 하며 쯧쯧 거릴 것 같은 작품들이다. 그런 이야기를 고양이가 인간에게 힌트를 주고 깨닫게 해준다는 점이 쇼타로의 숨은 공로다. 

번갈이 등장하는 다른 작품들 <쇼타로와 오후의 식도락 사건>, <쇼타로와 다잉 메시지의 모험>, <쇼타로와 밀실살인>은 쇼타로가 주인공으로 등장해서 쇼타로의 시점에서 이야기하는 작품들이다. 공짜는 없다는데 좋아하는 쇼타로의 동거인에 대한 연민과 센겐지와 함께 사는 친구 개 사스케와 함께 다른 차에서 짖어대는 개를 보고 추리하는, 정말 사스케는 소 뒷걸음질치다 쥐잡은 격이라 생각하지만 쇼타로의 명민함이 돋보였고, 고양이가 살해된 사건에서 동거인이 다잉메시지를 고양이가 남겼다고 하는 말에 고양이로써 살해자를 찾고자 아파트의 동료 고양이들과 의논하는 모습은 훈훈했고, 시골에서 일어난 밀실 살인 사건을 푸는 센겐지의 이야기를 들으며 자신이 하고 싶어하는 전원생활의 꿈을 접고 반려동물로서 살기로 결심하는 모습에서는 고양이 키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만든다. 또 추리작가들과 함께 할때는 마치 홈즈와 왓슨같은 느낌도 줘 인간과 동물간의 새로운 콤비 탄생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게 하는 면도 있다. 

배가 고파 우는데 동거인이 놀이용 쥐 장난감을 상자에 넣어주자 장난감을 세게 물며 원망을 하는 쇼타로, 친구 앞에서 자신의 추리를 피력하고 그게 맞자 의기양양해하는 쇼타로, 동거인이 곰팡이 핀 빵을 사료로 주자 복수를 다짐하고 가출을 결심했다던 쇼타로, 날카로운 추리로 사건을 해결하지만 마음 따뜻한 모습을 보여주는 쇼타로, 진짜 쥐를 잡고 싶은 욕망에 눈빛을 빛내는 하드보일드 고양이가 된 쇼타로 등 쇼타로의 다양한 모습이 생생하고 재미있게 담겨 있어 더욱 매력적이고 고양이에 관한 친근함을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또 다른 메리트가 있는 작품이다. 난 절대 쇼타로를 쿠로니 타마니 다른 이름으로 안 부를 자신은 있다. 먹을 것도 잘 주고 궁핍해지면 절대 쇼타로 먹이 먼저 줄이는 쇼타로 주인같은 짓은 안할텐데 어디 쇼타로같은 고양이 없으려나?
 
코지 미스터리의 매력과 서스펜스 추리소설의 매력을 동시에 느끼게 해주는 심플하면서 식상하지 않은 재미가 있는 작품이다. 고양이가 등장하는 추리소설이 꽤 있었다. 아카가와 지로의 삼색털 고양이 홈즈 시리즈도 있고 아키프 피린치의 펠리데를 비롯한 고양이 시리즈도 있다. 아마존에는 고양이 탐정이 미스터리의 한 분야로 자리잡았다고 한다. 그렇지만 우리나라에 소개된 고양이 시리즈는 그리 많지 않다. 안타까운 현실이지만 쇼타로 시리즈라도 출판되었으니 즐겁게 다음 편을 읽어볼란다. 재미있다. 자꾸만 쇼타로의 모습이 상상되서 미소짓게 된다. 하드보일드 고양이 탐정 쇼타로의 활약이 더욱 많이 등장했으면 하는 마음이다. 시크하고 무심한 쇼타로와 생각없어 보이는 안팔리는 추리작가 동거인의 조화가 은근히 환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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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6-25 10: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6-25 11: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무해한모리군 2010-06-25 11: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쉬크하군요 이 탐정은 ^^

물만두 2010-06-25 11:01   좋아요 0 | URL
고양이란 동물 자체가 시크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paviana 2010-06-25 15: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도서관에서 히가시노 게이고의 <졸업>빌렸어요...재미있어야 되는데..ㅎㅎ
축구는 좀 보시나요? 어머님 바쁘시겠네요.

물만두 2010-06-25 16:05   좋아요 0 | URL
님의 취향에 맞았으면 좋겠네요^^
8시에 할때는 좋았는데 11시꺼는 자느라 못보고 다음날 봅니다^^;;;
엄니는 눈이 쑥 들어가셨어요 ㅜ.ㅜ

그린브라운 2010-06-25 17: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재미있어 보여요...연속으로 시리즈가 주르륵 나와서 절대 안봐~~ 그랬는데(자금 압박이.. ^^;;) 이거 또 스르르 돈 빠져나갈 위기가....ㅎㅎ

물만두 2010-06-25 19:33   좋아요 0 | URL
재미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