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을 털어라
도널드 웨스트레이크 지음, 이원열 옮김 / 시작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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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감옥에서 가석방을 한 도트문더 앞에 예전 동료가 나타나서 일 이야기를 한다. 아프리카에서 막 독립한 두 나라가 있다. 아킨지와 탈라보. 하지만 이 둔다라에서 양보할 수 없는 한가지가 있었다. 그것은 부족이 오랫동안 신성시한 에머럴드다. 지금 이억슨 아킨지의 소유가 되어 있고 뉴욕에서 전시중이다. 이것을 기회로 탈라보의 대령이 자신들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 도트문더 일당을 고용한 것이다. 보석 절도 의뢰다.

도트문더는 계획의 귀재다. 그가 계획하면 신뢰할 수 있다. 뭐 그런 그도 원숭이가 나무에서 떨어지듯이 감옥에 가긴했지만. 그의 동료들도 모두 한가지 소질들은 최고인 인재들이다. 자물쇠따기의 체프윅, 운전사 스텐, 장비담당 그린우드, 그리고 이 사건을 가지고 온 켈프, 이들 다섯명의 에머럴드 훔치기 작전이 지금 시작된다.

그런데 이런 운도 지질이 없는 인간들이 또 있을까 싶게 완벽한 계획에 완벽한 작전이 거의 성공을 거두기 직전 문제가 터진다. 한번도, 두번도 아니고 계속해서, 아주 질리도록 말이다. 정말 역대 최강의 불운한 찌질이 액션 히어로가 누구인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이들은 너무도 참담하고 맥빠지는데 독자는 즐겁다. 화끈하고 도를 넘는 맹목적 성공이 넘쳐나는 액션 히어로의 세상에서 이 도트문더의 존재는 인간적인 매력을 발산하는 더 없이 귀여운 캐릭터다. 하지만 그들도 모든 것을 갖추기는 했다. 위장도 하고 감옥에서 탈옥도 하고 헬기도 띄우고 트럭에 기차를 넣기까지 한다. 그런 모든 것, 모든 액션 장면이 들어 있는데 그 하나하나가 너무도 재미있게 그려지고 있다는 점이 작가가 독자에게 선사하는 도트문더 시리즈식 유머다.

기차놀이가 취미인 범죄자, 매일 듣는 음악이 타이어에서 내는 소음인 범죄자, 백과사전을 팔면서 개를 무서워하는 범죄자, 이들의 모습은 너무도 인간적이다. 전시장에서 감옥으로, 감옥에서 다시 경찰서로, 경찰서에서 다시 경비가 삼엄한 정신병원으로 끊임없이 계획을 성공시키면서도 에머럴드를 손에 넣지 못하는 이들의 모습과 그러면서도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모습은 히어로에게 중요한 건 한방일 수도 있지만 근성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마지막에는 도트문더가 그래도 히어로임을 증명하기 때문이다. 

악당 파커 시리즈를 쓰고 <도끼>와 같은 사회 문제를 다룬 추리소설을 쓴 작가가 이렇게 유머러스할 수 있다는 점에 새삼 그가 왜 그랜드마스터인가를 느끼게 된다. 도트문더는 악당 파커와 비교될 정도로 정반대의 캐릭터이기 떄문이다. 인정사정보지 않는 캐릭터에서 슈퍼마켓에서 잠깐 사이에 온 몸에 먹을 걸 훔쳐 넣고 뿌듯해하는 도트문더는 같은 작가가 만들었다고 보기 힘들 정도로 극과 극을 보여주고 있다. 그들이 비교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파커나 도트문더 모두 은행을 털거나 도둑질을 하는 범죄자이기 때문이다. 리처드 스타크라는 필명으로 쓴 악당 파커 시리즈 중 <인간사냥>을 읽어보면 비교할 수 있을 것이다. 도널드 웨스트레이크, 알면 알수록 더 알고 싶고 그의 작품을 더 읽고 싶게 만드는 대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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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보 2010-05-15 01: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만두님 리뷰 올리신거 보고 이시간 후다닥,
제가 감기 때문에 지금 고생중이거든요,,
감기 걸리지 않게 조심하세요,,,
안녕히 주무세요, 저도 이제 자러가야 할 것 같아요,,,,

물만두 2010-05-15 09:23   좋아요 0 | URL
울보님 빨리 나으세요.
주말이니 푹 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