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의 이동 -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7-2 미치 랩 시리즈 1
빈스 플린 지음, 이창식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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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언맨이라 불리는 한 남자가 이란에서 테러리스트를 찾아 납치한다. 같은 시간 대 미국 백악관에는 아랍 왕자가 미국 대통령을 만나기 위해 방문을 한다. 하지만  그 남자는 치밀하게 위장한 테러리스트다. 그들은 백악관을 장악하고 대통령은 간발의 차이로 지하 비밀 벙커에 숨는다. 이제 그 남자 미치 랩이 미국으로 돌아와 대통령을 구하기 위해 다시 백악관에 잠입을 한다. 이런 와중에 부통령은 대통령이 되려고 기회를 노리고 CIA와 FBI는 서로 정보 공유를 꺼린다. 대통령을 인질로 잡기 위해 문을 열려고 애를 쓰는 테러리스트와 폭탄을 피해 인질과 대통령을 구하는 작전은 성공할 것인지 점점 긴장감은 높아만 진다. 

작품은 처음에는 황당한 느낌을 준다. 마치 예전에 해리슨 포드가 대통령으로 나온 헐리우드 영화를 보는 것 같았다. 그런 영화도 가능하니 이런 작품 속 이야기도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읽었다. 너무 쉽게 그렇게 백악관이 테러리스트에게 장악당하고 돈만 주면 국회의원은 신분 확인도 안하고 대통령과 만남을 주선한다는 자체가 남의 나라 일을 떠나 가능한가 싶기도 하지만 9.11테러를 겪은 뒤에는 오히려 그런 일이 생기지 않은 게 이상하게 여겨지기도 한다. 작가도 생각할 수 있는 일을 그들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을까 싶기도 해서 읽을수록 빠져들게 된다. 

테리리스트 우두머리는 협상의 요구조건으로 미국이 들어주기 어려운 것들을 주장하고 CIA는 권력자들의 협상이 실패로 끝나자 미치 랩을 통해 주도권을 잡고 자신들이 테러리스트 진압을 할 계획을 세운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미치 랩은 파트너인 백악관의 내부 구조를 잘 아는 노인과 아랍인의 손에서 구해낸 여기자를 데리고 묵묵히 테러리스트들을 저지하기 위해 그들 모르게 바로 코 앞에서 자신이 할 일을 수행해 나간다. 그리고 대통령이 피해 있는 곳은 테러리스트에 의해 뚫리기 일보 직전이라 대통령 경호실장은 전전긍긍하며 대통령을 보호하기 위해 머리를 쥐어 짜지만 인질들의 안전이 최우선인 대통령은 적에게 잡힐지라도 저항하지 않겠다고 버틴다. 

책을 집는 순간 그 두께에 놀라게 된다. 555쪽이나 되는 작품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읽다보면 더 놀라게 된다. 그런 긴 작품을 순식간에 빠르게 읽게 되기 때문이다. 작가의 저력을 여기서 느낄 수 있게 된다. 작품은 세가지 장면을 속도감있게 교차해서 보여주고 있다. 백악관을 무대로 백악관을 장악한 테러리스트의 우두머리가 대통령을 인질로 잡기 위해 숨어 있는 문을 드릴로 뚫으며 빠르게 대통령에 접근하는 느긋한 분위기속에 초조함을 느끼게 만들고 같은 백악관이지만 미치 랩이 백악관 내부를 잘 아는 노인과 인질이었던 여기자와 함께 상황 파악을 해서 외부 CIA에 알려주며 몰래 작전을 전개시키는 아슬아슬함속의 스릴과 백악관 밖에서 이들이 행동하는 동안 탁상공론으로 분열되고 자기 이익만을 생각하는 정치인들의 짜증나는 모습이 모두 담겨 있다. 책을 읽는다기보다 봤다고 하는게 더 맞는 느낌을 주는 작품이다. 

미국인은 미국을 위해 애를 쓰고 애국심이라는 것과 복수라는 미끼로 한 남자의 인생을 이름없는 대테러부대 현장요원으로 만들었고 아랍인은 그들의 종교와 빼앗긴 땅을 위해 테러리스트가 되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이해도 없고 화해도 없다. 힘 있는 자는 힘으로 살고 힘 없는 자는 없는 힘이라도 쥐어 짜서 산다. 그나저나 여자친구를 테러리스트에 의해 잃고 CIA에 의해서 대테러부대 현장요원으로 변신하게 된 미치 랩의 인생이 참 불쌍하다. 그의 말처럼 이제 정상적인 보통 사람으로 살아갈 길은 사라졌으니 말이다.  

작가는 마치 영화와 같은 느낌이 들도록 빠른 전개와 얼마 안되는 시간을 각각의 다른 시각에서 다양하게 보여주는 치밀함으로 재미를 더하고 있다. 무엇보다 주인공 미치 랩의 인간적인 면과 자신의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 한치의 망설임도 보이지 않는 면이 매우 흥미로웠다. 작가는 작품 속에 여러가지를 담고 있지만 작가의 장기인 권력에 대한 탐욕을 가장 잘 담아내고 있다. 권력을 가지는 것이 그 무엇보다 중요한 사람과 권력에 아무런 욕심없는 사람을 등장시켜 그들을 비교하게 만들고 있다. 미치 랩 시리즈가 계속 이렇게 전개된다면 빈스 플린의 빠른 전개와 더불어 개성있는 주인공을 보는 재미가 제법 매력적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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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10-04-16 2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내용을 보니 마치 미드 24시의 한 대목 같네요.시즌 6인가 아프리카 독재 장군이 백악관에 쳐들어가고 대통령은 비밀 방으로 피하지요^^

물만두 2010-04-16 20:57   좋아요 0 | URL
저는 모르는 드라마지만 어떤 분이 그 드라마 비슷하다고 하시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