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드 문 -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2-7 링컨 라임 시리즈 7
제프리 디버 지음, 유소영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8년 12월
평점 :
품절


잔인한 연쇄 살인마가 등장했다는 소식을 링컨 라임이 듣게 된다. 고문하듯 살해하고 시체 옆에 항상 달 모양이 있는 손목 시계를 놓고 간다고 해서 '시계공'이라는 이름을 용의자에게 붙이고 그를 잡기 위해, 동기를 파악하기 위해 증거 수집에 총력을 기울인다. 언제나 믿을 것은 증거뿐이라고 생각하는 링컨 라임이고 그에게는 연인이자 든든한 그의 목표를 이뤄주는 아멜리아 색스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멜리아 색스도 바쁘다. '시계공'사건 외에 한 부유한 사업가의 자살이라 생각했던 사건에서 의심스러운 점을 발견하고 조사하던 중 뜻밖에 경찰이 연루되었을 가능성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미심쩍은 사건은 한 건 더 있었고 그들의 아지트인 술집에서 묘한 이야기를 듣게 된다. 그들이 경찰과 어울렸거나 다퉜다는 내용이다. 118지구대에는 과연 부패 경찰들의 은폐된 범죄가 있는 것인지 아멜리아와 그의 조수 풀라스키는 급기야 누군가에게 미행을 당하기까지 한다. 

이야기는 자칭 시계공이 화자로 등장해서 사건을 저지르는 장면과 링컨 라임이 시계공을 추적하는 장면, 그리고 아멜리아 색스가 담당한 118지구대 관련 사건이 교차되면서 이어지는 형식을 띠고 있다. 이 사이를 매끄럽게 연결시켜주는 인물이 새롭게 등장하는데 캘리포니아에서 온 동작학으로 범죄자에게서 자백을 받아내는 캐스린 댄스다. 그녀의 역할은 작품 전반에 걸쳐 큰 영향력을 행사하여 링컨 라임의 신뢰를 얻기에 이른다. 후에 캐스린 댄스가 주인공으로 등장한다고 하니 그 작품이 기다려진다. 

작품은 이전과 같은 형식을 갖추고 있지만 링컨 라임이 '이전과 이후'로 상황은 나뉜다고 생각하듯이 그렇게 나뉘게 된다. 아멜리아는 자신의 청렴한 아버지가 부패 경찰이었다는 뜻밖의 이야기를 들은 후 경찰을 그만둘 생각을 하고 이때부터 링컨 라임은 아멜리아가 있는 범죄 현장과 없는 범죄 현장, 그녀와 함께 공유하던 생활과 점점 멀어질 생활에 고뇌한다. 또한 시계공의 등장 이전과 이후로도 나눌 수 있다. 시계공으로 인해, 물론 그 이전에도 링컨 라임과 아멜리아 색스에게 시간이란 매우 소중한 것이었지만 더욱 1분 1초를 중요하게 생각하게 된다.  

작가는 반전의 대가답게 단순하고 복잡한 반전을 배치하고 있다. 또한 너무 과한 긴장감을 풀어주기 위한 유머러스한 면도 보여준다. 그것은 모두 풀라스키라는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제 2의 아멜리아 색스를 꿈꾸는 경찰이 주는 기분 좋은 보너스다. 하지만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과학적 증거만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그것으로만 범인을 잡으려는 링컨 라임의 행동에 나날이 복잡해지고 영악해지는 범죄자를 링컨 라임과 같은 대등한 반열에 올려 놓고 쫓기 위해 동작학이라는 생소한 분야를 연구하며 인간의 동작, 신체가 말하는 것을 분석해서 증거로 삼는 캐스린 댄스를 그의 동료도 만들어 작품을 한단계 업그레이드시켰다.
 
이것은 시계공이라는 범죄자가 시계의 원리처럼 완벽함을 추구한다면 완전 범죄를 저지를 수 있다고 생각하는 아주 영리한 범죄자이기 때문이다. 즉, 그는 증거를 거의 남기지 않는 링컨 라임이 상대하기에는 까다로운 인물인 것이다. 하지만 링컨 라임 또한 시계의 작동 원리로 범인을 잡는 타입이다. 범죄자는 시계를 완벽하게 작동시키려하고 링컨 라임은 그래도 그 시계에서 떨어진 작은 부품을 찾아 시계가 작동하지 않게 만들기 때문이다.  

마지막까지 긴장감을 늦추지 못하게 만드는 작가의 변치 않은 능력과 링컨 라임과 아멜리아 색스의 개인적인 고뇌, 경찰이라는 직업이 주는 압박감, 9.11 테러 이후 미국인들이 보여주는 모습 등을 작품속에 잘 담아내고 있다. 다음 작품에 대한 기대감을 품게 만드는 것도 잊지 않고. 링컨 라임에게 늘 감사하는 마음이다. 그의 에너지는 모든 사람에게 순수한 열정을 느끼게 한다. 링컨 라임이라는 캐릭터를 만들어냈다는 점, 그리고 그 링컨 라임을 꾸준히 볼 수 있게 해준다는 점만으로도 제프리 디버는 박수받아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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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크팬더 2009-05-29 20: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프리 디버... 제가 정말 좋아하는 작가입니다. 군대에서 처음 알라딘이랑 물만두님 서재를 알게된뒤 추천하시는 작품중 코핀댄서를 봤었는데 정말 그때의 전율이 아직도 느껴지는군요. 매 작품마다 이렇게 실망시키지 않은 작가도 드문것 같아요. 반전소설이라는 특성상 그러기가 정말 쉽지않을것 같은데 말이죠. ^^

물만두 2009-05-29 20:42   좋아요 1 | URL
반전도 좋지만 링컨 라임과 아메리아 색스 등의 등장 인물들의 조화가 좋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무해한모리군 2009-06-01 14: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책 찜 ^^
아~~ 근데 한주일 독서를 매진하지 못했더니 싾이네요..

물만두 2009-06-01 15:31   좋아요 0 | URL
네, 많이 쌓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