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의 마을 탄뇌드
안드레아 마리아 셴켈 지음, 강명순 옮김 / 중앙books(중앙북스) / 2007년 11월
평점 :
절판


 

제 2차 세계 대전이 끝나고 십년이 지난 독일의 한 작은 시골 마을의 외딴 농장에서 일가족과 그 날 바로 채용된 하녀가 모두 살해되는 끔찍한 사건이 일어난다. 이 작품은 이 이야기를 전쟁을 피해 그 조용한 시골 마을로 피난 온 사람이 자신이 아름답게만 생각하던 곳에서 끔찍한 사건이 일어났다는 이야기를 접하고 마을 사람들 만나 그들의 입을 통해 사건과 피해자들에 대해 듣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독자는 그 이야기를 전해 듣는 한편 살인자의 행동이 중간 중간 등장하는 것도 함께 접하게 된다. 그 알 수 없는 자의 행동은 독자들의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역할을 한다.

그리고 중간 중간 기도문이 등장한다. 그 기도문은 누구의 기도일까? 충실한 신자였던 단너 부인의 기도일까? 살인자의 참회의 기도일까? 마을 사람 중 누군가의 애도의 기도일까? 신부님의 기도일까?

작품을 읽다보면 어쩔 수 없이 2차 대전에 대한 생각을 할 수밖에 없다. 물론 개개인의 독일인도 희생자였다. 그들이 좋아서 열다섯이라는 나이에 전쟁터에 끌려 나간 것은 아닐 테니까. 하지만 그들은 전쟁을 치르고 수많은 살인을 저질렀다. 죄없는 민간인을 몰살하기도 했을 것이고 그들 또한 연합군에게 그렇게 당했을 것이다. 그런데 세월이 십년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한 일가족의 살인 사건이 그렇게 끔찍하게 느껴질까? 그건 어쩌면 이제는 잊고 싶었던 기억, 거의 다 잊었다고 생각했던 기억, 억지로 침잠시킨 기억을 떠 올리게 했기 때문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곳은 몰라도 내가 사는 마을, 이 작은 동네는, 모두가 아는 사람이고, 모두가 믿을 만한 이웃인 내 고향은 안전하리라 안심하고 있었기 때문에 더 큰 충격으로 다가온 것일 것이다. 그리고 또한 우리 중 누군가를 의심해야 된다는, 어쩌면 누군가 외지인일거라고 믿고 싶지만 혹시나 살인자가 있을 수 있다는 일말의 생각이 그들을 두렵게 만든 것이다. 작은 마을일수록 살인은 모두에게 큰 상처를 남기게 된다. 이렇듯 평화와 안전, 믿음은 작은 의심만으로도 깨어지는 것이다.

이 짧은 글을 통해 작가는 독일 스릴러 소설상 수상작답게 끝까지 스릴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간단한 구조와 단순한 이야기 속에 담은 것은 소설의 배경이 되는 시대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음을 느끼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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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7-12-18 10: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재 지붕에 있는 유부 우동 맛있겠어요.
언제 한번 같이 먹을래요?
저는 여기서,님은 거기서...

제목도 섬찟하네요,살인의 마을이라구요.

물만두 2007-12-18 11:28   좋아요 0 | URL
네, 소주잔도 기울여보아요^^
제목이 저래도 그다지 많이는 아닙니다~

털짱 2007-12-18 22: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갑자기 소주 한잔 확 들이키고 싶게 만드는군요.^-^

소주회사에서 혹시 PPL받으셨나요? 만두님??

물만두 2007-12-19 10:56   좋아요 0 | URL
그건 아마 마태우스님께서 받지 않으실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