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인메일
이시자키 히로시 지음, 김수현 옮김 / 노블마인 / 2007년 5월
평점 :
절판


열네 살 때가 언제였는지 까마득하기만 하다. 조금 특이한 아이들이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휴대폰 메일을 통해 릴레이 소설을 쓴다는 것은 마치 교환 일기 같은 느낌도 준다. 하지만 이 작품을 왜 15-25세대 소설이라고 말하는지는 알 수 있었다. 통 이해할 수 없으니 원...

 

휴대폰 메일을 통해 네 명의 아이들이 하나의 글을 완성하기로 한다. 거기에는 소녀가 있고 소녀가 좋아하는 과외 선생님이 있고 그녀를 따라 다니는 스토커가 있고 스토커를 잡으려는 경찰이 있다. 이 중 하나의 인물을 선택해서 한 명씩 돌아가며 이야기를 만들어 나간다.

 

공부는 잘하지만 왕따인 아이와 친구가 같이 가지 않으면 입학을 안 하겠다고 해서 얼결에 친구와 같이 배드민턴 특기생으로 입학하게 되었지만 배드민턴에는 소질이 없어 잔심부름만 하는 아이와 부모의 잘난 척에 질려버린 아이와 정체를 알 수 없는 아이, 이렇게 네 명이 모여 가상공간에서 자신들만이 주인공인 또 다른 세상을 만들고 거기서 현실에서는 얻을 수 없었던 만족감을 얻는다. 하지만 갑자기 한 아이가 글을 쓰지 않게 되고 신문에 여중생 실종 사건이 나는 바람에 아이들은 당황하게 된다.

 

그래, 좀 다른지 모른다. 꼭 같은 세계를 공유할 필요도 없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외롭지 않니? 외로워서 그런 거 아니니? 현실을 살아가는 방법을 모른다면 조금씩 배우면 되지 않을까? 뭐, 싫음 그렇게 살던가. 사실 어떻게 살아야 한다고 정답이 있는 게 인생은 아니니까. 그런 걸 열네 살에 꼭 규정지을 필요도 없고.

 

사실 나도 매일 컴퓨터만 하고 책만 봐도 그다지 인생이 재미없거나 불편하거나 지루하지 않다. 마흔인 나도 그러니 좀 아이들이 그러면 요즘 아이들은 그런 모양인가 하고 봐줘도 되지 싶다. 단, 누군가에게 해를 입힌다는 게 어떤 건지, 나로 인해 누군가 상처를 입을 수도 있다는 건 알아갔으면 싶다. 그런 것을 알아가는 게 인생이라는 거란다. 니체는 몰라도 사람살이에 대해서는 조금 알고 있는 게 무얼 하든 꼭 필요하다는 것만 안다면 한번뿐인 삶 지루하지 않게, 따분하지 않게, 구속받지 않고 마음대로 날아 올라가 보라고 말해주고 싶다.

 

추리소설로 보면 썩 괜찮다. 독특한 소재, 마지막의 반전이 좋다. 아이들이 너무 어리다는 생각이 들고 요즘 아이들은 이런 가 싶어 괴리감이 드는 것이 책을 읽는 것을 방해하지만 않았다면 더 좋았을 텐데 이상하게 이 작품은 내가 들어갈 틈이 없다. 아마 나도 경험했을지 모르는 사춘기의 나날들, 그때의 생각을 난 아마 잊어버린 모양이다. 세대차이만 가득 느끼고 말았다. 하지만 이어지고 싶다면 커뮤니케이션은 쌍방향이란 것과 노력하고 양보하고 이해할 줄 알아야 한다는 걸 차차 알아갔으면 하는 마음이다. 뭐, 나는 휴대폰도 없는 인간지만 노력없는 이어짐은 없다는 건 깨닫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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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6-23 10: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06-23 10: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도넛공주 2007-06-24 11: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관심없는 소재인데 만두님 글을 보니 읽어보고 싶어졌어요.만두님이 느끼셨던 마음을 공감해보고 싶네요.

물만두 2007-06-24 11:54   좋아요 0 | URL
좋았던 분도 많으니 읽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