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조선을 뒤흔든 16가지 살인사건 - 과학수사와 법의학으로 본 조선시대 이야기
이수광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06년 9월
평점 :
품절
초반부는 그럭저럭 괜찮았다. 제목에 걸 맞는 내용의 사건들이 등장했다. 하지만 3부에 들어서면서 살인사건이 정치적인 도적패와 검계, 해적이 등장하면서 작품의 색깔이 모호해지기 시작했다. 끝까지 16가지 살인사건을 보고 싶은 독자로서 아쉬웠다.
이 책의 이전에 <원통함을 없게 하라>는 책이 있었다. 그 책과 다름이 별로 보이지 않았다. 또한 정치적으로 보면 <조선 왕 독살 사건>과도 겹치는 부분이 있으니 그 두 책을 합쳐 놓은 것 같아 다른 점을 찾기 어려웠다.
그렇게 보니 오히려 도적패와 검계, 해적이 이 작품에서 독특함을 가지는 사건들이고 또 몇몇 2부와 4부에서 다룬 여인들의 이야기가 그나마 조금 특색 있었다고 볼 수 있겠다.
이 책에서 가장 내 눈을 사로잡은 것은 김준근이 그린 19세기 풍속도였다. 그림 속에는 죄인들이 형을 당하는 장면들이 그려져 있는데 그림의 잘 그리고 못 그리고를 떠나서 귀중한 그 시대상을 본 것 같아 호기심이 일었다. 그의 <기산풍속도첩>은 그러나 우리나라에 있는 것이 아니라 독일 함부르크민족학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고 하니 이것이 원통하다.
이 책의 과학수사나 법의학은 무언록이나 신주무언록을 통해 알 수가 있고 여러 책에 쓰여 있으니 다만 이 책이 그런 점을 기초로 하여 작가들이 책을 쓰는 소재로, 독자들이 그런 책을 읽을 때 이해하기 쉬웠으면 한다.